▲ 기장 생명선교연대가 40주년을 맞아 문익환 목사의 자택인 ‘통일의집’에서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전환총회를 개최하고 “민중선교회”로 새롭게 출범했다. ⓒ민중선교회 제공

기장 생명선교연대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민중선교회로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 24일(월) ‘통일의 집’에서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전환총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후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효촌관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민중선교회” 출범을 선언했다.

총회에 참석한 회원들은 민중선교와 생명선교 40년의 역사를 돌아보았다. 또한 현재 한국 교회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앞으로 민중선교의 기치를 들고 새로운 역사를 열어갈 것을 결의했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민중선교회 출범선언문”을 채택하며 향후 방향성을 공고히 했다.

70년대 개발독재 시대부터 이어온 민중 연대

출범선언문에 따르면, 한국의 민중선교 역사는 1970년대 개발독재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산업화 이면에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견디며 희생한 노동자들 곁에서 교회가 생겨났다. 이들은 “민중교회”라 불리며 야학, 노동 상담소, 탁아소, 공부방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다양한 역할을 담당했다.

1985년에는 이러한 민중교회들의 연대체인 “한국민중교회선교협의회”가 출범했다. 이후 한국민중교회운동연합(1988)을 거치며 성장주의와 기복신앙이 확산되던 시기에 전태일과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민중선교를 이어갔다.

1990년대에는 환경, 이주노동자, 가출청소년, 성폭력피해자, 장애인, 실직자 등으로 민중선교의 영역이 확대되었고, “생명”이라는 화두와 네트워크라는 조직관을 반영해 1997년 기장민중교회운동연합은 ‘기장 생명선교연대’(생선연)로 전환했다.

▲ 새롭게 출범한 “민중선교회”는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효촌관에서 출범선언문을 채택했다. ⓒ민중선교회 제공

사회적 변화와 함께한 40년, 새로운 과제 직면

지난 40년간 민중선교는 성낙형, 차주완, 김영수, 강신우 같은 순교자를 배출하는 등 “간난과 신고의 길”이기도 했지만, 한국 현대사와 교회사에 의미 있는 궤적을 남겼다고 선언문은 평가했다.

선언문은 또한 현재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빚어낸 극단적 불평등, 대의민주주의 한계와 팬덤 정치, 기후·생태위기 등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민중선교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극우주의 온상처럼 번져가는 한국 교회의 얼굴과 침묵하는 대다수 교회의 현실”이 기독교 신앙공동체의 깊은 위기 상황을 보여준다고 우려를 표했다.

‘민중’개념의 확장성과 미래 방향성

민중선교회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민중” 개념의 상징성과 확장성을 강조했다. 오늘날 “민중”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으로, 나아가 우주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모든 사물에 이르기까지 범주를 확장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민중선교회는 ▲ 정치, 생태, 가치관, 공동체를 아우르는 영역에서 새로운 민중선교 방식 제안 및 실천, ▲ 차별과 혐오에 맞서 그리스도의 평화 구현, ▲ 회원의 정체성 강화를 위한 영성수련과 민중현장 활동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처음 민중선교를 시작할 때의 첫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다가오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최선의 길”이라며, 민중선교회는 24일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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