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MT 마지막날 약 15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 이철우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국민은 죽던 말든 자동차와 핸드폰만 팔면 된다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고마운 게 딱 하나 있습니다.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배우게 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 자유발언에 나선 김아무개(고대 사회학과) 씨

국민MT(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마지막 날인 7일, 시민 약 12만 여명(경찰 2만명 추산)이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첫날인 5일에는 약 7만 여명, 6일에는 20만 여명이 모인바 있다. 이들은 이날 8시40분쯤부터 청와대를 향해 촛불행진을 시작했다.

특히 이날 참가자들의 특징은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와 아이들 손을 잡고 온 가족들이 많다는 것이다. 촛불과 ‘이명박 OUT'등 피켓만 없다면 그저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다.

▲ 10대 학생들이 맨 앞에서 행진을 주도했다. ⓒ 이철우

▲ 민주노동당 행진 대열. 곽정희·이정희 의원, 이수호 혁신재창당 준비위원장을 비롯해 대거참여했다. ⓒ 이철우

“미친소 민영화 대운하 싫어!”

실제 내용도 활기찼다. 촛불문화제에 앞서 대학로에서 연 <국민무시, 고시강행 이명박 정부 심판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시청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다양한 노래와 손수 준비해온 피켓을 선보였다.

아빠가 출근할 때 기름값/엄마가 시장갈 때 미친소/우리가 학교가면 0교시/우리들의 수면시간 4시간/우리는 민주시민 촛불 소녀들/민친소 민영화 대운하 싫어!/미친소 민영화 대운하 싫어! - 뽀뽀뽀 개사곡

“삽질은 밭에서 이명박은 집으로”, “쥐박아 너나 먹어 미친소”, “쥐박아 능력 없으면 얼른 내려온나”, “이명박 대통령 이제 그만”, “이명박을 미국으로 수출하자”, “MB지지율 빼고 모든 것이 다 오르네”, “미친소는 운하를 타고”, “폭력으로 국민을 섬기는 명박”, “이명박! 넌 뭐~든지 절대 하지마”, “명박군! 조또썅 나가 떨어져 -_-”, “눈막고 귀막았으면 코까지 막고 뒤져라^^” - 피켓 내용

거리행진 맨 앞에는 중고등학생들이 나섰으며, 가족단위 참가자와 직장인 등 개인 참가자들에 이어 민주노동당을 비롯해 광우병대책회의 각 참여단체들이 뒤를 이었다.

이들의 행진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도 박수를 보내며 ‘잘한다’며 격려하기도 했고, 휴대폰 등으로 사진을 찍으며 관심을 보였다. 또한 이를 보고 참여하는 이들도 있어 대열은 갈수록 불어났다.

시청 광장에 다다르자 이미 촛불문화제 참가를 위해 기다리고 있던 이들이 반갑게 맞이했고, ‘빠라빠빠 개사곡’에 맞춘 10~20대의 몸짓공연으로 촛불문화제를 본격 시작했다.

반대해 에프티에이 국민의 목소리 들어라/반대해 에프티에이 더 이상 거짓말 하지마/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협상은 집어치우고/모두 함께 힘차게 외쳐라 우리들의 미래를 향해/다같이 소리 높여 반대 반대/다같이 소리 높여 반대 반대 - 빠라빠빠 개사곡 일부

▲ 미친소를 앞세우고 혜화동에서 시청광장까지 행진하는 모습. ⓒ 이철우

▲ 빠라빠빠 개사곡에 맞춰 춤추는 10~20대 참가자들. ⓒ 이철우

촛불 뒤에 친북좌파 있다? 우리배후는 누구? “이명박”

이어진 자유발언에서는 경찰폭력과 불법행위를 비판하는 것을 시작으로 ‘재협상은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을 질타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박진 인권활동가(인권단체연석회의)는 “경찰은 어제도 여성 머리채를 잡아끌고 연행자를 방패로 찍었다”며 “이런 폭력뿐 아니라 연행 시 미란다 원칙 미고지, 변호사 접견권 거부, 가족과 통화 거부, 국가인권위 진정 거부 등 모두가 폭력”이라며 이를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http://cafe.daum.net/rightsrights)

그는 또 “어청수 경찰청장이 경기도 경찰청장 시절, 화성 연쇄살인사건 등 강력범죄는 줄지 않았고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시민과 농민을 때려잡았다”며 “그는 지금도 경찰폭력을 사주하는 무능한 정치경찰”이라 주장했다.

그는 현행 집시법의 문제도 지적했다. “집회시위는 기본권인데 야간 집회를 금지하고 광역도시 주요도로 집회를 금지해 사실상 집회를 할 곳이 없다”며 “국회에는 집회금지 악법만 즐비한 상황이다. 미 쇠고기 반대 시위가 집시법 개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2년, 전·의경 제도가 폐지될 예정인데, 어청수 청장은 ‘폐지할 수 없다’고 한다”며 “전·의경 강제동원을 막아내고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들을 쟁취하자”고 말했다.

황아무개(완도 농민) 씨는 “미국 쇠고기를 그냥 내주고 재협상하지 않겠다고?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말라”며 “우리가 촛불 들고 모이는 이유가 바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 때문 아닙니까. 시민의 소리가 들리지 않냐”고 말했다.

사회를 본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대통령이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 ‘촛불 뒤에는 좌파세력이 있다’는 주장을 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며 “여러분 뒤에 배후가 누굽니까”하고 반문했다. 이에 시민들은 ‘이명박’을 외치는 것으로 답변했다.

▲ 여성주의 긴급행동단 <불타는 언니>들의 퍼포먼스. “집시법, 청소년·여성보호, 전의경제도 됐거든요!” ⓒ 이철우

▲ 참가자들이 준비해온 다양한 손 피켓들. ⓒ 이철우

경찰, 폭력진압 11명 연행

이들은 남대문을 거쳐서 명동과 광교를 지나 광화문 사거리로 행진하며 “민주시민 함께해요”, “미친소 반대”, “고시철회 협상무효” 광교 - 광화문 4거리로 행진 일정을 잡았다. 시민들은 "미친소 반대", "고시 철회 협상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5시쯤부터 청와대로 가는 모든 길을 차단했다. 심지어 청와대 앞을 지나는 8000번 버스 운행도 중단했으며, 전경버스로 차벽을 쌓고 사이사이 전·의경을 배치하여 막아 나섰다. 밤 11시쯤에는 한동안 전철이 광화문역을 그냥 지나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도 폭력으로 강제해산을 강요했으며, 수십명의 부상자가 나오고 최소 11명이 연행된 상황이다. 광우병대책회의는 민변과 함께 이날 연행자에 변호사 접견과 법률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광우병대책회의는 이른바 ‘사망자설’관련 구속된 시민 석방촉구와 특수임무수행자회의 폭력과 경찰의 폭력연행에 민·형사상 고소고발 등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 촛불문화제에 이어 행진에 나선 시민들. ⓒ 이철우

“6.10 대회까지 촛불 이어 가겠다”

광우병대책회의는 “6월10일 대회까지 이어 가겠다”는 시민들 의견을 받아들여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광장에서 촛불문화제와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광우병대책회의는 8일 낮 4~6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못살겠다, 국민심판 만민공동회>를 열어 참가자들의 자유로운 발언을 인터넷 언론사 등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또한 <보건의료인 제2의 6.10항쟁 선언 기자회견과 행진>이 8일 낮 2시 청운동 사무소(청와대 들머리) 앞에서 예정되어 있다. 이들은 광우병 우려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경찰의 소화기 분사 남발과 최루가스 등 인체 위험물질 포함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제기 한다.

광우병대책회의는 10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100만 규모의 <6.10 고시철회, 즉각 재협상 국민무시 이명박 정권 심판 100만 촛불 대행진>을 예정하고 있다.

* 6월 10일, 100만 촛불을 위한 국민행동 제안
- 시민들은 휴가를 내고 광장으로!
- 노동자는 총파업으로!
- 대학생은 동맹휴업으로!
- 상인들은 철시로!
- 네티즌은 번개와 정모로!
- 농민들은 잠시 일손을 놓고!
- 모든 국민은 100만 촛불을 널리 알리고, 7시 시청 앞으로!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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