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광훈 측이 초상권 침해라고 주장했던 포스터. ⓒ남재영 목사 제공

남재영 목사(대전 빈들공동체감리교회, 전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가 지난 2023년 1월 13일 전광훈 목사(서울 사랑제일교회) 측이 제기한 초상권 및 명예훼손 소송에서 대법원까지 이어진 만 2년 간의 지리한 법정 공방 끝에 2025년 1월 9일 최종 승소했다.

2023년 1월 13일, 전광훈 목사는 남재영 목사를 상대로 “초상권 침해 중단 및 손해배상 요청” 소송을 제기했다. 전광훈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파라클레투스는 소장을 통해, 남재영 목사가 시무하는 빈들교회 건물 외벽에 전광훈 목사의 얼굴이 포함된 대형 현수막을 무단으로 게시했다고 주장했다.

현수막에는 전광훈의 얼굴 양옆에 뿔처럼 보이는 그림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는 전광훈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고의성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법무법인은 남 목사의 행위가 초상권을 침해하고, 전광훈의 명성을 훼손할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며 1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해당 소송은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되어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2024년 10월 11일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전광훈 목사의 주장을 기각하며 남재영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전광훈 목사는 상고했으나, 2025년 1월 9일 대법원은 “본 사건은 소액사건심판법 및 관련 규칙에 따라 상고 사유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해 상고를 기각했다.

소액사건심판법은 소송 금액이 비교적 적은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간단한 재판 절차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법률로, 상고는 법률 해석의 중대한 오류 또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을 경우로 엄격히 제한된다. 대법원의 판결은 전광훈 측의 주장이 이러한 제한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남재영 목사는 법적으로 완전히 승소했고, 소송 비용은 원고인 전광훈 목사가 부담하게 되었다.

남재영 목사는 소송 초기부터 전광훈의 행위를 “한국교회 수구보수화의 상징적 행동”으로 규정하며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한 “싸움을 하자니까 해보겠다”며 담담하지만 당당한 태도를 유지했다. 또한, 에큐메니안과 같은 교계 언론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이번 판결은 전광훈 목사가 제기한 초상권 및 명예훼손 주장이 법적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로 기록되었다. 대법원의 판단은 법적 논리와 교계 내부의 가치 충돌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한국교회 내 초상권 및 명예훼손 문제를 넘어 전광훈 목사의 행보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초상권과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이 법적 선례로 남게 되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