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참 자아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것을 벗어던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Getty Images

예수의 제자들은 땅 주인이 와서 자신에게 속한 것들을 달라고 하면 집착을 버리고 기꺼이 내어준다(空手來 空手去). 이와 같이 물(휘도르, 진리)과 성령으로 거듭남(깨어남, 요 3:5)으로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자’(無我)만이 자신이 주인이 되는 하나의 신성(참나)을 회복한다.

따라서 구원은 이원적인 ‘자기 옷’(ego)을 벗어 던지듯이 번뇌 망상을 일으키는 몸과 마음의 ‘나’(거짓 나)를 버리고, 하나의 경지인 신성의 ‘나’(참나)를 찾는 깨달음의 현재적인 사건이며(身心脫落), 시간의 종말적인 사건이 아니다. 누구나 삶과 죽음, 선과 악의 이원성으로 상징되는 옷(거짓 나)을 벗어 던지는 순간 하나의 신성(참나)인 천국의 환희를 체험한다.

마태(24:5-8), 마가(13:30), 누가(21:8)는 문자적으로 세상의 종말을 묘사하고 있지만, 도마는 이러한 종말에 관한 구절이 없다. 시공간을 초월한 둘이 아닌 진리의 관점에서 시간의 종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새 생명을 얻게 되는 구원(천국)은 지금 여기에서 이루어지며(고후 6:2), 이원적인 자기 옷(ego)인 제 목숨(거짓 나)을 버리고, 하나의 생명(참나)을 찾는 경지이다(마 16:25).

이 때 하나님 안에서 살고 하나님 안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자각한다(행 17:28). 우리는 천국의 복된 삶을 위하여 ‘나는 참나다’(I am the Spirit, 갈 2:20)고 하는 하나의 진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하며, ‘나는 육체다’(I am the body)고 하는 이원성의 그릇된 관념(ego)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바울은 참나(그리스도) 깨달음으로 하나가 된 경지(갈 2:20)를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고전 13:12)고 하였다. 참나 깨달음으로 천국(열반)에 드는 것은 신(부처)과 하나가 되는 것이며, 해탈의 경지인 열반에는 미래의 끝이 없다(대승기신론).

예수가 ‘모두는 근본적으로 다 하나다’(요 17:21)고 하는 둘이 아닌 진리(참나)를 위해 기도를 한 것은 부처가 참나 깨달음으로 성도(成道)했을 때 ‘기이하고 기이하구나. 일체 중생, 초목과 국토가 모두 여래의 덕상(德相)을 갖추고 있다’고 한 둘이 아닌 진리와 통한다.

엑카르트는 내면의 신적인 불꽃의 체험을 ‘돌파’라 하며, “돌파력 안에서 하나님(진리)과 내가 동일함을 발견한다”고 하였다. 하나님과 동일한 ‘나’(참나)는 플라톤의 이데아,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체 그리고 플로티누스의 일자(一者)에 해당한다. 참나(神性)를 깨닫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인가?’에서부터 시작되며, 자기 옷(ego)을 벗는 것처럼 육(肉)의 ‘나’(ego)를 버리고, 영(靈)의 ‘나’인 신성(불성)을 자각하여야 한다(心卽是佛, 요 10:34). 예수가 “네 믿음이 너를 구원(낫게)하였다”(눅 8:48)고 말씀하신 것은 각자의 마음속에 계신 하나님(참나)의 치유력을 스스로 믿게 하신 것이다.

완전한 실상(神性)인 내면의 ‘참나(靈)’를 자각할 때 여러 가지의 고통과 불행은 사라지게 된다. 왜냐하면 고통을 일으키는 이분법적 사유(ego)는 꿈과 그림자처럼 가상(假相)이기 때문이다. 예수가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내가 있다”(I AM, 요 8:58)고, 부처가 “달의 본성과 마찬가지로 여래 또한 이제껏 태어난 일 없고 죽는 일이 없다”(열반경)고 한 말씀은 모두 실상인 참나(진리)를 나타내는 것이다.

모든 종교의 바탕은 하나의 참나(One)이며, 자연과 인간이 한 뿌리요 한 몸이다(佛身充萬於法界, 롬 1:20). 아인슈타인(Einstein)을 비롯한 현대 물리학자들은 모든 진리가 본래 둘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근원으로 통일하는 그런 가르침이 되어야 참다운 종교가 될 수 있다고 한다(萬法歸一).

따라서 만유는 하나님의 생명으로 충만하다(God is all, 엡 4:6). 모든 고통과 불행은 허상인 ‘자기 옷’(ego)을 벗어 던지고, 어린아이처럼 실상인 하나님의 생명(참나)을 회복함으로서 치유가 될 수 있다. 생명(참나)이 우리의 내면에 신비한 충만함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집착과 탐욕을 일으키는 자기 옷(거짓 나)에 대한 자기 부정이 있어야 한다.

이원적인 제 목숨(거짓 나)의 집착을 소멸하면(無慾), 어린아이처럼 비이원적인 참 생명(참나)의 환희(천국)를 맛볼 수 있다(마 16:25). 이와 같이 모든 경전에서는 ‘허상인 개별적인 ’나‘(假我)를 소멸하고(無我), 실상인 보편적인 ’나‘(眞我)를 회복하는 것이 구원이다’(見性成佛, 막 8:35)고 선언하고 있다.

구자만 박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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