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은 미래를 위해 살지 않으셨기에 누구 보다 밝게 웃으셨을 것이다.

주일예배에 참여하신 한성교회 모든 성도님들을 환영하고 축복합니다. 나 자신보다 나에게 더 가까이 계신 우리 하나님께서 여러분 모두에게 하늘의 크신 은혜와 평화 가득 내려주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앞으로 7주간, ‘영성을 함양하다’라는 주제로 말씀을 증언하려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기쁨이라는 양식을 취하다’라는 제목으로 은혜 나누겠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크게 네 가지 차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의례적 차원입니다. 주일예배와 매일기도회가 대표적인 것입니다. 둘째, 교의적 차원입니다. 기독교 신앙에 대한 체계적 설명을 말합니다. 셋째, 실천적 차원입니다. 기독교 신앙에 입각한 삶의 원리를 말합니다. 넷째, 체험적 차원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토대가 되는 하나님 체험을 말합니다. 이렇게 분류하는 데는 우리 신앙이 어떤 점에서 취약한지를 진단하기 위함입니다. 사실 이 모든 차원에서 균형 있게 성숙해져야 우리의 신앙이 깊어지고 우리의 영성이 자랍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예배에는 성실하게 참여하고 있지만, 기독교 신앙이 우리의 일상적 사고와 가치판단에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알겠지만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모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은 믿겠는데,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하나님과 도대체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인지는 모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과 교제에 관한 구체적 실천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합니다. 그건 그저 유신론자에 불과합니다. 이 세상의 절반 이상은 모두 유신론자들일 것입니다. 하나님과 어떻게든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이 내 삶에 무슨 영향을 미칠까요? 나 있는 곳에서 차로 한 두 시간 거리에 바다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바다가 주는 감격과 놀라움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다 가까이로 다가가서 바닷물에 발이라도 한 번 담가보아야 그 감격과 놀라움을 경험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깊이 경험하려면,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그 하나님과 함께 사는 법을 알고 훈련해야 합니다. 오늘은 특별히 기쁨이라는 내적 삶의 양태를 매개로 하나님께 다가가고 하나님과 관계 맺는 삶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기독교 신앙에 기쁨은 단순한 감정을 말하는 게 아니라 내적 삶의 양태를 말합니다. 감정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긍정적 태도에 가깝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쁘게 살길 바라시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참 기쁨을 찾는 과정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을 통해 참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시편 16편의 기자는 본문 11절에서 주의 앞에 충만한 기쁨이 있고 주의 오른쪽에 영원한 즐거움이 있다고 확언합니다. 여기에서 충만하다, 영원하다는 표현이 의미하는 것은 이 기쁨은 이 세상에서 잠깐 누리는 즐거움과 쾌락과는 비교할 수 없으며, 이기쁨에는 부작용도 없고, 중독도 없고, 금단 증상도 없다는 것입니다. 시편 기자는 지금 이 기쁨이 주님을 앞세우고 그 뒤를 따르는 관계 속에, 주의 오른편에 가까이 서는 그 관계 속에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5장 10-11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 주님과 사랑으로 교제할 때 주님의 기쁨이 우리 안에도 충만해진다는 말씀입니다. 바울은 갈라디아서 5장 22절에서 성령의 열매 중 하나로 희락을 꼽습니다.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께 민감하게 깨어 있고 온전히 순응하면 기쁨이 샘솟는다는 의미입니다. 더욱이 바울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절에서는 항상 기뻐하는 삶이 하나님의 뜻이라고까지 선포합니다.

이런 말씀들을 통해 재차 확인한 것처럼, 하나님과 함께 사는 삶에서 기쁨이라는 요소는 정말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의 양태이자 삶의 양태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기뻐하며 사는지, 우리는 주로 무엇으로 기뻐하는지, 우리의 주된 기쁨은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초래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관계의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기쁨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가 깊어짐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기쁨과 관련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기뻐하기보다 걱정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께서 6장 34절에서 분명히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말씀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 말씀 너무도 잘 아는데도 말입니다. 인정하고 싶진 않겠지만 사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반신반의하는 것 아닐까요? 만약 기쁨보다 걱정이 우리 삶을 압도한다면 이것은 우리가 예수님을 아직 온전히 신뢰하지 못한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물론 이게 잘못은 아닙니다. 죄도 아닙니다. 다만 예수님은 우리가 기뻐하며 살길 원하시는데 우리는 그 예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해 걱정을 자초하면서 스스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반신반의하는 것은 그 말씀을 오해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을 내일 일을 대비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렇게 해석하면이런 반발심이 들 수 있습니다. ‘예수님, 참 현실을 모르셔도 너무 모르시네.’

그러나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은 내일 일을 대비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앞서 하신 말씀을 보십시오. 마태복음 6장 33절입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오늘,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서 기쁨을 누리는 것이 내일을 대비하는 최선의 방편이고 그게 내일 일을 염려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나라와 의로 오늘 우리를 이끄시는 하나님께서 내일도 변함없이 우리를 그의 나라와 의로 이끄실 것이 분명하니 내일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우리가 기뻐한다면 내일도 변함없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우리가 내일에도 기뻐할 수 있다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내일 일은 염려하는 마음으로 대비할 것이 아니라 오늘 하나님과 함께 사는 기쁨으로, 오늘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기쁨으로 대비하라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도 우리는 왜 이렇게 기뻐하기보다 걱정합니까? 우리 관심의 초점이 하나님께서 현존하시는 오늘이 아니라 주로 우리의 왜곡된 환상이 투사된 내일에 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일은 불확실하고 우리 통제 영역을 벗어나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내일에 관심을 쏟을수록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오늘이 아니라 내일에 더 관심을 쏟는 이유는 또 어디에 있습니까? 행복이, 우리가 바라는 그 좋은 삶이 오늘이 아니라 바로 내일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하는 그 미래에 어쩌면 누리게 될지도 모를 그 막연한 행복을 이유로 현재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기쁨들을 다 걷어 차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에게 현재는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없는 것 투성입니다. 우리의 현재 마음은 결핍이 주도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재가 이렇게 초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끊임없이 남의 성공이나 성취, 남의 화려한 겉모습과 우리 자신을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이 이렇게 초라해지는 것은 겉만 보고 남들 다 잘 살고 있다 여기기 때문입니다. 사실 잘 생각해 보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까? 남의 삶이 내 마음을 좌지우지 한다는 게 말입니다. 남에게 내 행복이 저당잡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말입니다.

남과 비교해 초라한 자기 자신을 잊어보고자, 내일에 대한 불안을 잠시라도 제껴 놓고 싶어 우리가 취하는 게 무엇입니까? 감각적 쾌락입니다. 이것이 물론 잘못은 아닙니다. 죄도 아닙니다. 다만 지나칠 때 또는 집착할 때 큰 부작용이 따를 뿐입니다. 예를 들면, 주의력을 떨어뜨리고 삶의 의욕을 빼앗아가며 살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자꾸 회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분명한 것은 감각적 쾌락은 기쁨도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감각적 쾌락은 사실 정신 활동으로부터의 후퇴입니다. 물론 때로 이런 후퇴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복잡한 마음에 환기가 필요할 때, 정신이 너무 혼란스러울 때,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마음으로부터 한 발 물러서야 할 때, 적절한 감각적 자극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조차 무엇으로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 영혼을 울리는 음악 감상, 은은한 향을 드러내는 따뜻한 차, 이런 자극은 정신의 고양에 유익합니다. 그러나 쾌락을 극대화시키는 강한 자극들은 정신의 퇴보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래의 행복도 아니고 감각적 쾌락도 아닌 현재의 기쁨을 되찾아 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현재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현재는 하나님께서 현존하시는 자리입니다. 현재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께 반응할 기회이자 하나님으로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우선적인 일은 깨어 있는 마음으로 현재에 온전히 머물러 하나님께 주의를 기울이는 일입니다. 그때 우리의 마음은 기쁨으로 충만해지고, 그때 우리는 하나님과 마음이 통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해 현실을 지각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됩니다. 반복해 말하지만, 본문에서 시편 기자는 주님을 앞세우고 그 뒤를 따르는 현재의 선택에 충만한 기쁨이 있다고 확언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오른편에 서는 선택의 순간에 영원한 즐거움이 있다고 확언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대단한 성과를 얻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 주님과 그리고 타인과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또 그 내적 일체감 속에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위해 행동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가 주님과 또한 타인과 얼마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경우 고립감과 사회적 단절감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좋은 삶, 행복한 삶을 주제로 선별된 몇 몇 개인의 삶을 두 세대에 걸쳐 80년 이상 추적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 보고서가 2023년에 발간되었습니다. 그 보고서의 가장 중요한 결론은 이것입니다. “좋은 관계는 우리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준다.” 이점은 성별, 인종, 계급, 지위, 학벌, 경제적 형편, 주변 환경의 차이를 뛰어넘는 공통적 현상이었습니다.

하버드대의 보고서는 역으로 이렇게도 말합니다. 고립감, 사회적 단절감, 외로움은 우리를 병들게 하고 불행하게 합니다.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는 듯 보입니다. 물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는 우리는 서로 예전보다 더 가까워졌습니다. 스마트폰만 열면 천리만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도 서로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서로 예전보다 훨씬 더 빈번하게 접촉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큰 도시에 몰려 삽니다. 도시 곳곳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고립감과 외로움은 더 커졌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좋은 관계를 맺는 일보다 경쟁에서 이기고 남보다 위에 서는 게 더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으로 서로 가까이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서로 자주 마주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서로 내적으로 의미 있게 연결되어 있다고 인식하고 서로 정서적으로 따뜻하게 교감하고 있다고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러면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관계를 맺는 법을 알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서 인용한 하버드대 연구 보고서에서 좋은 관계 형성과 유지를 위해 제안하는 마음가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관대함과 인내심과 호기심입니다. 관대함은 이기심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입장과 이익을 고려할 줄 아는 마음입니다. 인내심은 관계에서 초래되는 불편함과 위험들을 기꺼이 감수하는 마음을 뜻합니다. 호기심은 상대방의 내면과 삶에 대한 진심어린 관심을 의미합니다. 이런 마음을 말과 행동으로 기꺼이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어야 좋은 관계 형성과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마음으로 형성하는 관계 속에서 기쁨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들은 어디에서 기원합니까? 이런 맘 먹기 어디 쉽습니까? 우리는 나밖에 모를 때가 많고, 누가 내 자존심을 조금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금새 관계를 철회하지 않습니까? 늘 바쁘고 분주한 우리가 도움도 안 되는 사람에게 일부러 관심을 기울일 리도 그리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관대한 마음으로 오래 참아가며 진심어린 관심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는 말입니까?

우리는 우리 마음을 새롭게 할 능력이 없습니다. 우리 마음이 새로워지려면 딱딱하게 굳은 우리 마음을 있는 그대로 주님께 아뢰며 오직 우리 마음을 다스리시는 주님께 우리 마음을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마음을 비우고 오직 주님의 마음을 우리 마음에 반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관대함과 인내심과 호기심으로 형성하는 좋은 관계 속에 기쁨이 있다는 말은 시편 16편 기자의 고백으로 보완되어야 합니다. 16편 2절의 고백처럼, 주 밖에는 우리의 복이 없습니다. 곧 주님과의 관계 속에서 누리는 복만큼 크고 완전한 복은 없음을 인정하고 신뢰해야 합니다. 16편 8절의 고백처럼, 우리는 여호와를 항상 우리 앞에 모셔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하나님께 온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은 우리를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으시고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주님은 뭔가를 이뤄낼 미래가 아닌 아무 것도 이뤄낸 것 없는 현재에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하나님께 온전히 주의를 기울일 수만 있다면, 16편 9절의 고백처럼, 우리 마음이 기쁘고 우리의 영도 즐거워하며 우리의 육체도 안전히 삽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우리 마음이 기뻐야 자기중심적으로 딱딱하게 굳어진 마음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야 주님의 마음을 우리 마음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마음을 우리 마음에 반영해야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 순수하게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들의 유익을 위해서 뭔가를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우리에게 관계의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하버드대의 연구 보고서에 흥미로운 실험 한 가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기차로 통근하는 사람들  을 대상으로 한 실험입니다. 두 그룹으로 사람들을 탑승시키면서 각 그룹에 서로 다른 미션을 요청했습니다.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동안 낯선 사람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말고 혼자 시간을 보낼 것을 요청했습니다. 다른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어떻게든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나름의 관계를 형성해 볼 것을 요청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한 두 그룹의 사람들 모두에게 물었습니다. 평소 기분과 지금의 기분이 어떻게 달라졌느냐고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해 볼 것을 요청받은 사람들의 기분이 평균적으로 더 향상됐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주님의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관심을 기울이고 좋은 관계 형성을 시도하는 것이 참 기쁨을 누리는 길입니다. 그리고 이 길이 바로 주님이 우리에게 보이시는 생명의 길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자녀로 부르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로 하나님 나라 백성 공동체를 이루며 살도록 보내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기쁨을 희생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미래의 행복에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 마음을 불안과 두려움으로 몰아넣는 행위입니다. 미래를 염려하고 걱정한다고 미래가 나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우리가 미래의 행복으로 삼는 사회적 성공과 성취는 진정한 행복도 아닙니다.

우리는 미래를 염려하기보다 우리가 현재 누릴 수 있는 기쁨을 동력으로 미래를 지혜롭게 대비해야 합니다. 현재의 기쁨은 오직 주님과의 관계 속에 있습니다.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주님께서 지금 이 순간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 마음이 기쁘고 우리의 영도 즐거워합니다.

그때 주님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으로 전이됩니다. 그때 우리 현실이 달리 보이고, 주님의 뜻이 보다 환해집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제시하신 생명의 길이 보이고 주님이 주신 하나님 나라 사명에 대한 열정도 불타오릅니다. 그러므로 주님에게서 오는 기쁨을 우리 삶의 매일의 양식으로 삼으십시오.

김현주 목사(한성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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