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교회에서 중고등부를 맡고 있는 교사로서 성교육에 관심이 많아 나름대로 책도 찾아보고 공부를 하지만, 크리스천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만한 기독교적인 또는 성서적인 성교육 자료는 찾기 어렵습니다. 어떤 관점으로 성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지 알려주십시오.

성교육에 관심을 갖고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둘로 나누어 답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청소년의 성’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해보고, 그 다음 기독교적 또는 성서적 성교육이란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른들은 하면서 우린 왜 안돼?!

우리가 사는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세대간의 격차도 그와 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실태 보고서들을 보면 음란물을 접하거나(80% 이상) 직접적인 성경험(5~11%)을 하는 비율도 점점 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 더 빠르게 적응해가는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가치관을 그대로 주입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대로 두고 볼 수만도 없는 일이죠.

그래서 성교육을 하는 교사나 강사들의 어려움이 크게 느껴집니다. “무조건 죄다, 하지마라”고 겁이라도 주어서 해결할 수 있으면 쉬울 텐데, 시쳇말로 이젠 이런 말이 먹히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청소년들은 늘 격앙된 소리로 묻습니다. 어른들은 하면서 왜 우리들은 왜 안되느냐고.

예를 들어 청소년 성범죄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거나, 얼마 전 큰 이슈거리였던 청소년 성매매(소위 원조교제)등의 문제가 불거지면 나라가 금세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한탄을 하지만, 성매매나 성폭력은 청소년에게만이 아니라 성인들에게 있어서도 용납될 수 없는 범죄행위인 것입니다. 기성세대에게는 있을 수 있는 일인 듯 관대하면서 청소년이기 때문에 문제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의 성문화는 결국 기성세대의 성문화의 거울일 뿐입니다.

따라서 기성세대의 성문화가 왜곡되고 변질되었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비판할 수 있는 소양과 능력을 키워주고, 성에 대한 충분하고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면서, 성에 대한 바른 의식과 가치관은 무엇인지, 자신의 성과 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해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명확한 논리와 신념을 갖게 하는 것이죠. 이것은 충분한 대화와 토론으로 가능합니다. 주입식의 입시교육에 익숙해 있는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야기가 장황하게 되었습니다만 결국 지금은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 가야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천 성교육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함께 토론하고 청소년들과도 그 고민을 함께 나누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에 대한 근거와 확신 갖게해야
막연한 죄의식은 오히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해

다음에는 기독교적 성이해는 어떠해야 할 지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합시다.

교회에서 청년들을 위한 성교육을 할 때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성교제시 성행동을 어느 선까지 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입니다. 크리스천으로서 나의 행동이나 생각이 합당한가를 묻는 것은 자기성찰로서 성화의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단지 율법적인 차원에서 어떤 행동은 하고 어떤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여길 뿐 기독교적 가치관 혹은 세계관과 그러한 행동이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봅니다. 어떤 성행동은 옳고 어떤 행동은 그르다고 답을 해주기보다는 ‘왜’ 그것이 옳고 또는 그른지에 대한 근거와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자기 확신 하에서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성행동을 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교회는 무엇이 부끄러운 일이고 무엇이 죄스러운 일이며 벌 받을 일인가 만을 이야기함으로써 우리에게 죄의식을 갖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죄의식이 신도들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어 온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참된 죄의식은 경고와 자극이 되어 우리를 지켜주지만, 잘못 작용하게 되면 자신을 황폐화하고 오히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이러한 죄의식은 성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지 못하게 합니다.

성은 좋은 것이며 몸은 거룩한 것

그렇다면 기독교적인 또는 성경적인 성의식은 어떤 것일지 생각해보기로 합시다.

‘성’이란 말을 들을 때 어떤 느낌을 갖습니까? 기독교적인 성의식의 기본은 성과 몸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몸을 가진 존재, 즉 성적인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성과 몸이 하나님의 창조물, 선물로서 좋은 것이라는 것입니다.(창1:27, 2:7)

전통적으로 기독교는 성과 몸에 대해 많은 왜곡과 억압을 해왔습니다. 그로인해 성에 대한 죄의식이 점점 더 깊어지게 된 것이죠. 그러나 ‘몸을 지닌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성은 좋은 것이며 몸은 거룩한 것’이라는 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셨다(요1:14), 하나님의 아들이 몸이 되어 이 땅에 오셨다는 이 말씀은 우리에게 몸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갖게 합니다. “육”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고, 우리의 몸 안에서 하나님의 권능이 드러나며 성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를 어루만지시고 창조하시고 치유하신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몸을 통한 감정, 몸을 통한 즐거움을 자각하고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몸은 영혼의 메신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몸과 성, 영혼은 서로 뗄 수 없으며, 몸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몸과 성을 편안하게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성과 영적 성숙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다음에는 좀 더 구체적인 성행동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홍보연 목사)

홍보연  imokurok@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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