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국본은 4월 26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밀실 졸속협상 한미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 이철우

농림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 초안 ‘공개불갗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23일 협정문 초안을 비롯한 협상 과정 모든 문서의 공개와 실질적인 의견수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강기갑 의원은 지난 15일 농림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정문 우리 측 초안 설명 간담회’에 참석해 “협정문 초안 작성 과정에서 농업계 의견수렴과 국회 농해수위와의 단 한 차례 협의과정이 없었다"며 협정문 초안 원문 제출과 농업분야 품목별 협상 목표와 마지노선 관련 자료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협정문 초안, 농업계 의견수렴·국회농해수위 협의 없이 진행 후 ‘공개불갗

농림부는 강 의원의 요구에 대해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정문 초안은 앞으로 3년간 공개하지 않기로 한 미국과 합의에 따라 강기갑 의원실에 제출할 수 없다"며 "의원 열람 가능 여부는 외교통상부에 문의해 달라"는 답변을 해왔다.

농림부는 또 '품목별 협상 목표와 마지노선' 제출요구에 대해 "품목별 피해액 연구결과(한국농촌경제연구원)가 나오지 않아서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기갑 의원은 농림부의 이 같은 답변에 대해 “6월 5일 1차 본 협상을 코앞에 두고 품목별 피해액 분석과 협상의 목표, 마지노선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부실협상에 대한 우려를 더욱 크게 한다”며 "농정당국의 답변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농림부가 뒤늦게 농민단체 설명회(24일 예정)를 연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 의견수렴 부재’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의 ‘태생적 한계’를 무마하려는 형식적 제스처에 불과한 것”이라며 “이미 양국이 교환한 협정문 초안에 대해 통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협상 전에 열어야 할 공청회조차 건너뛰고 시작부터 잘못된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이 같은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과연 정부가 국민 의사수렴을 통해 협상을 추진할 뜻이 진정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 미국농민단체 요구수렴·미 의회에 협상목표와 전략 공개

강 의원은 또 한 인터넷언론에서 정부의 협정문 초안에 ‘투자자·정부 간 소송 제도’ 허용(미국 기업의 한국정부 제소권 보장)이 언급된 것을 거론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환경과 최저임금제 등의 노동관련 규제에 대해 미국기업이 우리 정부를 제소할 경우 폐지될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RTR)는 지난 3월 14일 워싱턴에서 공청회를 열어 미국 11개 농민단체의 상세 요구사항을 수렴했으며, 2월 미 의회에 서신을 보내 미국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목표와 전략을 이미 공개한 바 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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