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당진 합덕제 중수비 모습 ⓒ당진시 제공

내가 자원 봉사하는 장애인단체 회원인 50대 여성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내가 지도하는 미술치료 프로그램이다. 이 여성은 조현증이 있는 장애인이다. 상담실에 오면 내가 프로그램 하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가야 한다. 라면이나 빵을 먹자고 했다. 그녀는 고구마를 가지고 왔다면서 “같이 먹어유” 한다. 벌써 고구마를 캤느냐고 하니 자기네 고구마는 맛이 없고 장애인 센터에서 얻었다고 한다. 고구마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요즘에 머리가 아프고 속상하다고 한다. 집에서 엄마가 소리 지르고 아버지와 싸운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다. 엄마 때문에 그러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한다. “그년이 또 지랄하고 화나게 해유.” 전에도 동리에 사는 어떤 여자가 자신을 괴롭힌다고 했었다. “그래요, 어떻게 하는데?” “그년이 나를 따라와서 계속 욕하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계속 해유.” “전에도 내가 말했듯이 당신하고 말하고 싶지 않으니까 오지 말라고 해요, 그냥 무시해요.” “아이고, 그년이 그러면 더 지랄한다니 깐요, 아주 나를 쫓아와서 지랄 해유, 그러구는 교회 가유, 교회 다녀서 더 그런다니 깐요.”

“교회 다니면 동리 사람들이 다 알겠네. 동리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다시는 쫓아다니면서 지랄하지 못하게 부탁해 봐요.” “에구, 동리 사람들이 그년에게 교회 다니라고 해유, 내가 교회 다녀서 그렇다고 하면 교회 다녀야 낫는다고 해유.” “교회를 열심히 다니네, 교회 가서 남을 괴롭히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라고 해요, 교회 가서 회개하라고 하면 되겠네.” “아니 선생님은 내 말을 못 알아 들어유, 그년은 교회를 다니면 안 돼유, 큰일 나유.”

“아니, 왜, 교회 다니면 좋은 거잖아. 천국 가잖아.” “뭐가 좋아유, 교회 다니면 지옥 가유.” 내가 웃으면서 말을 했다. “교회 다니면 여러 사람들도 만나고 마음 적으로도 위안이 되고 좋지.” “교회 다니면유, 정신이 이상해져유, 선생님이 그년 보고 교회 다니지 말라구 해유.” “그러면 나도 교회 다니는데 지옥 가겠네?” “헤헤, 선생님은 착하니까 지옥은 안 가쥬, 천국 가쥬.” “그래, 고마워, 지옥에 안 간다고 하니까 천만 다행이네.” “아이구 그년 때문에 죽것슈, 내 귀에 그년 말이 계속 윙윙 거려유.”

나에게 이상한 말을 하는 그녀가 하느님이 보낸 천사 같았다. 교회 가면 지옥 간다는 말이 한국교회 현실에 딱 맡는 것 같다. 예수가 유대교의 지도자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화를 내고 회칠한 무덤 같다고 소리 질렀는데 이 예수의 말이 그녀 입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지금 우리는 지옥으로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은 하루였다.

김남철 목사(당진시, 호산나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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