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루살렘의 멸망은 정의를 모르는 자들을 향한 심판임과 동시에 정의롭게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구원의 날이었다. ⓒGetty Images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한 주간 세 교회에서 수련회로 우리 교회를 다녀갔습니다. 적게는 네 명부터 많게는 스물일곱 명까지 교회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다 보니 특별하게 제가 뭘 하는 것도 아니면서도 육체적으로 피곤한 한 주를 보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올 수련회 팀들과도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받고, 노회 서기 업무로 여러 목사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일을 해결해야 하기도 했으니 더 피곤한 한 주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육체적인 피곤과 스트레스가 가장 나쁜 방향인 집으로 향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예민해지게 되었고, 결국 평소에 하지 않았던 불필요한 말,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육체적으로 피곤하거나, 지금 시기처럼 덥고, 습하거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라도 이런 저의 부끄러운 모습처럼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안으로 화가 쌓이면, 이 화와 분노가 이끌어 가는 대로 우리 자신이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려가게 됩니다.

그럼에도 성도는 다시 평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모든 상황에서 평안을 찾지 않으려 했기에 평안을 누리지 못했을 뿐, 평안을 찾고자 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성도는 평안을 찾고 누릴 수 있습니다. 피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상황이 극적으로 좋아지는 것이 아님에도 평안을 누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 안에 평안이 이미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평안 누리기를 원합니다.”라고 기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렁거리던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리기만 하다가 중심을 잡아가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상황을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내 안에 주어진 평안을 찾고 누리시는 성도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에 앞서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고하십니다. “너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다.”(예레미야 29:1a) 그리고 오늘 본문을 통해 예루살렘이 왜 멸망할 수밖에 없는지 이유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13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이 백성이 입으로는 나를 가까이하고, 입술로는 나를 영화롭게 하지만, 그 마음으로는 나를 멀리하고 있다. 그들이 나를 경외한다는 말은, 다만, 들은 말을 흉내내는 것일 뿐이다.’”

입술로는 하나님을 찬양하지만, 삶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과 전혀 다르게 살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합니다!”라고 고백하지만, 이 고백이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삶으로 이어져야 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이들에게 “들은 말을 흉내내는 것일 뿐”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15절입니다. “주님 몰래 음모를 깊이 숨기려는 자들에게 재앙이 닥칠 것이다. 그들은 어두운 곳에서 남 몰래 음모를 꾸미는 자들이다. ‘누가 우리를 보랴! 누가 우리를 알랴!’ 한다.”

어떤 음모입니까? 20-21절의 말씀입니다. “포악한 자는 사라질 것이다. 비웃는 사람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죄 지을 기회를 엿보던 자들이 모두 끝장 날 것이다. 그들은 말 한 마디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성문에서 재판하는 사람을 올무에 걸리게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의로운 사람의 권리를 박탈하던 자들이다.”

이런 일을 저지르면서도 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우리를 보랴! 누가 우리를 알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도 다 세어 놓고 계신다.”(마태복음 10:30), 구약의 기록입니다. “나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처럼 그렇게 판단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겉모습만을 따라 판단하지만, 나 주는 중심을 본다.”(열왕기상 16:7b)

모든 것을 알고 계시며, 마음까지 살피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을 피해 얼마든지 악을 저지르고, 하나님이 모르실거라 생각하며 악을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어리석습니까? 얼마나 어리석습니까? 하나님을 피할 수 있다고 믿다니, 얼마나 어리석습니까? 하나님은 눈으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생각 그 모든 것을 아십니다. 하나님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나오는 예루살렘의 포악한 자들은 자신들의 행위와 생각 등을 숨길 수 있을거라 여기며 예배당에서는 “하나님을 경외합니다!”라고 고백하고 예배당 밖에서는 고백과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의 삶은 어떻습니까? 마치 하나님이 보지 못하시는 것처럼, 알지 못하시는 것처럼 살아가지는 않습니까? 

그런 분들이 계세요. 하나님이 늘 보고 계시고, 다 알고 계심을 매 순간 기억하고 산다면 얼마나 피곤하겠느냐고 말입니다. 왜 피곤하다고 말하겠습니까? 본인이 잘못을 분명히 하리라 생각하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오히려 하나님이 늘 보고 계시고, 알고 계신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편하고 좋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포악한 자들 때문에 하나님은 예루살렘을 무너뜨리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난 점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이 무너지는데 기뻐하는 자가 생긴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본문 18-19절의 말씀입니다. “그 날이 오면, 듣지 못하는 사람이 두루마리의 글을 읽는 소리를 듣고, 어둠과 흑암에 싸인 눈 먼 사람이 눈을 떠서 볼 것이다. 천한 사람들이 주님 안에서 더없이 기뻐하며 사람들 가운데 가난한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안에서 즐거워할 것이다.”

예루살렘의 멸망이 모두에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예루살렘의 멸망으로 포악한 자들이 무너지고 포악한 자들에 의해 피해를 보며 살았던 이들이 기뻐하며, 즐거워할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예루살렘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은 결국 곪고, 썩은 살을 도려내 그 자리에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시려는 계획이었습니다.

22절 이하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을 구속하신 주님께서, 곧 야곱 족속의 주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제 야곱이 다시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 것이고, 이제 그의 얼굴이 다시는 수모 때문에 창백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야곱이 자기의 자손 곧 그들 가운데서 내가 친히 만들어 준 그 자손을 볼 때, 그들은 내 이름을 거룩하게 할 것이다." '야곱의 거룩한 분'을 거룩하게 받들며,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경외할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혼미하던 사람이 총명해지고, 거스르던 사람이 교훈을 받을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자녀들이 다시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게 하시려고, 예루살렘에 고난을 허락하셨습니다. 경외의 흉내만 내지 않고 온전히 경외할 수 있도록 하시기 위해 예루살렘에 고난을 허락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일부만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님을 온전히 경외하기를 원하시며, 삶의 일부만이 아니라 삶의 전부가 하나님을 경외하기를 원하십니다.

오늘의 말씀을 이렇게 적용해 볼 수 있겠습니다. 하나님은 예루살렘의 곪고 썩은 살을 도려내 그곳에 새 살이 돋아나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하시기 위해 고난을 허락하신 것처럼 오늘날 우리의 삶에도 하나님은 나의 곪고 썩은 부분을 도려내시기 위해 고난을 허락하신다고 말입니다.

물론 언제나 이 고난은 우리가 감당할 만한 고난만을 허락하십니다. 하나님은 학대하며 즐거워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고난을 주시면서도 하나님도 함께 그 고난의 파도를 우리와 넘어가십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제재를 가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지금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 주어야 후에 더 큰 잘못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오늘 저와 성도님들이 겪고 있는 일들이 있습니까? 혹시나 하나님이 나의 곪고, 썩고, 죽은 살을 도려내기 위한 일들이 아닐까요? 이 일들을 통해 결국 온 야곱 족속이 기뻐하며 즐거워하게 된 것처럼, 우리의 삶도 하나님 안에서 평안하며 기쁨을 누리도록 하시려는 조치가 아닐까요?

다만 어떤 일을 우리가 겪고 있건 이 말씀은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너희를 두고 계획하고 있는 일들은 오직 나만이 알고 있다. 내가 너희를 두고 계획하고 있는 일들은 재앙이 아니라 번영이다. 너희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려는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예레미야 29:11)

하나님은 결국 이 모든 일을 통하여 선을 이루실 것입니다. 우리가 온전해지도록 이끄실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일을 오늘 겪던지 그 일들을 통해 절망과 고통에 빠지지 않고 더 하나님을 온전히 경외하며, 입술의 고백과 삶의 고백이 동일해 지는 성도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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