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아의 몸을 통해 태어난 그리스도를 여자가 낳지 않았다는 표현은 무엇을 의미할까. ⓒGetty Images

우리가 경배하여야 할 ‘여자가 낳지 아니한 자’, 즉 ‘불임(不姙) 여성의 자녀’(힌두교)는 우주가 생기기도 전에 존재한 우리의 본성(생명)인 신성(하나님, 그리스도)이며(고전 6:19, 골 3:4), 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 열반경)이다. 그리스도는 다윗이 주라고 하고(막 12:37),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있다고 한 진리이시며(I am, 요 8:58),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된 것이다(요 1:3). 불교에서는 여자가 낳지 않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생명(佛性) 즉, ‘부모의 몸을 빌려 태어나기 이전의 나’(父母未生前 本來面目)를 깨닫고 영원한 부처가 되는 데 그 목적이 있다(見性成佛).

우리는 물(휘다토스)과 성령(프뉴마토스)으로 거듭난 자(요 3:5) 즉, 하나의 진리(神性)를 깨달은 자를 보거든 경배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그가 바로 우주 만물의 근본(참나)임과 동시에 우리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본질적(神性)으로 역사적 예수(석가) 뿐만 아니라 나와 모든 사람들도 여자의 몸을 통해 나지 않은 자이다(一味平等, 요 15:27). 내면의 신성(불성)을 깨달은 자에게 경배하는 것은 불완전한 자아(거짓 나)가 ‘하나의 완전한 자아’(참나)로 되기 위한 수행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다”(롬 3:11).

구원(천국)은 ‘주여 주여 하는 자가 아니라’(마 7:21) 하나님의 뜻인 이분법적인 ‘자기 목숨’(ego)을 제거하고, 하나의 신성(생명)을 찾는 자의 것이다(막 8:35). 예수는 아담 이후 타락한 인류의 죄에 대한 대속물(代贖物)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둘이 아닌 진리(One)를 증언(마르튀레오)하기 위해서, 즉 진리를 전하는 데 목숨을 바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셨다(요 18:37). 바로 우리의 본성(神性)이 본래 하나님과 하나이며(本來是佛), 이미 구원되어 있다는 진리를 가르치기 위함이다(요 5:24).

바울은 그리스도가 그를 통해서 역사하기에(롬 15:18) ‘여자가 낳지 아니한 자’(참나), 즉 신성(그리스도)의 내재적 활동을 자각하고 있음을 고백하였다(골 1:29). 신성의 생명(靈)은 인생과 우주의 근본 도리로 모든 것과 상보(相補)하는 유기적 관계를 가지며, 이러한 연기적 실재관은 양자역학(量子力學)의 주장과 동일하다. 불교에서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의 한 물건인 불성(佛性)은 본래 밝고 신령한 것이기에 생겨난 적도 없으며, 죽을 수도 없다고 하며(禪家龜鑑), 인도의 ‘바가바드 기따’에서도 “그는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며 온 적이 없으니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고 한다.

우리는 “내면에 계신 하나님”(요 14:17)에 대한 망각 때문에 자신을 하나의 유한한 개인적 영혼(주체)으로 생각함으로써 대상(객체)의 신을 창조자로 만든다. 또한 이원성과 3요소(보는 자, 보는 행위, 보이는 대상)가 모두 외관상 생겨난다. 자기가 대상과 다르다고 하는 무지(無知)가 불태워져서 자기의 개별적 생명(ego)이 소멸될 때 여자가 낯지 아니한 영생의 생명(神性)을 찾게 되는 구원이 이루어진다(요 12:25).

예수는 내면의 생명인 신성(神性)이 나누어질 수 없는 불가분(不可分)의 진리라는 것을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 119:6)고 하셨다. 또한 신성(참나)을 찾는 기쁨을 “아이를 낳으면 세상에 사람(참나)난 기쁨으로 인하여 그 고통을 다시 기억하지 아니하느니라”(요 16:21)고, “찾아낸즉 벗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말하되 나와 함께 즐기자 잃은 드라크마(참나)를 찾아내었노라 하리라”(눅 15:9)고 설명하셨다.

예수는 ‘네 죄사함을 받았느니라’ 즉, ‘본래 죄는 없는 것이다’는 영원한 생명(神性)의 말씀으로 중풍병자를 고치셨다(막 2:5). 반야심경(般若心經)에서는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으며, 있는 그대로 아무 문제가 없는 생명(佛性)이지만 분별 망상의 이원성이 죄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정체성은 본래 그리스도와 같은 본질이며(本來是佛, 요 15:27),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는 불구부정(不垢不淨)의 신성(생명)이므로 원죄로 인한 죄인이 될 수가 없다(요 14:6).

따라서 개별적인 생명(ego)의 차원에서는 선과 악, 옳고 그름 등의 이원적 분별이 있지만, 보편적인 생명(진리)의 차원에서는 ‘오직 신성(불성)뿐이다’는 하나의 진리이다(諸法實相, 요 17:21). 우리가 분별시비하는 거짓 목숨의 허상(ego)을 버리고(無我), 여자가 낳지 아니한 하나의 영적인 신성(생명)을 깨닫게 될 때 자유와 평안의 영원한 구원을 맛볼 수 있다(막 8:35). 또한 생사(生死)를 포함한 모든 문제가 해결되며, 어느 때나 좋은 날이 되는 행복된 삶을 누린다(日日是好日).

구자만 박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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