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는 박 대통령의 응답을 기다리는 유가족이 5일째 노숙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유가족을 제외한 시민들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되어 고립감은 더욱 심하다.

▲ NCCK는 청운동 촛불기도회를 유가족의 청와대 앞 농성이 끝날 때까지 매일 진행한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이를 위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는 유가족이 원하는 결과를 얻고 스스로 청운동을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촛불기도회를 벌이기로 했다.

26일(화) 오후7시 청운동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 맞은편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촛불기도회’가 진행됐다.

기도회에는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진 저녁 날씨에도 불구하고 개신교인들 30여명이 자리를 채웠고, 조정현 목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의 사회로 시작됐다. 기도를 맡은 배지용 목사는 “주님이 밝히셨던 배방의 불길이 활활 타올라 어두운 세상을 밝히게 해달라.”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기도를 드렸다.

이어 설교를 맡은 이승열 목사는 “얼마 전, 방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민과 전세계에 큰 감동을 주었다. 예수께서 보이셨던 섬김의 종으로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지도자들에게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종말의 심판,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며 “마음이 완악하고 강팍한 사람들은 모두 심판하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내버려 두는 것은 속히 돌아오도록 기다리는 사랑의 표현이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단원고 고 이창현 군의 부모님 최순화, 이남석 씨는 "용서하고 싶어도 누구를, 무엇을 용서해야 할지 모른다."며 특별법 제정을 호소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한편 2부에서는 세월호 유족들이 참석해 이야기를 전했다.

단원고 이창현 엄마 최순화 집사는 “저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용서라는 말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저희를 진리의 길로 인도하시는 예수님이 사랑과 용서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용서를 하려면 어떤 죄를 지었는지, 도대체 누가 304명의 생명을 앗아갔는지 알아야 용서가 시작되는데, 지금까지 모르기 때문에 용서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한 최 집사는 “우리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언론에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유가족들을 몰상식한 사람으로, 욕심쟁이로 몰아가는 사람들, 소위 국정원 알바라는 전문적으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더 많은 국민들에게 유가족의 진심을 전달할 것을 요청했다.

그녀는 유민이 아빠 김영오 씨에 대해서도 “그 작은 몸으로, 가냘픈 몸으로 2만4천명의 동조단식을 끌어내는 등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그러나 이젠 제발 그만 (단식을) 멈춰주었으면 좋겠다.”며, 세월호 특별법을 위해 함께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 기도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NCCK 세월호 참사 대책위원회는 매일 7시 촛불기도회를 청운동에서 진행하기로 하면서 고립되어 있는 유가족들을 지지, 응원해갈 예정이다. 기도회를 마치고 기도회 참가자들은 맞은 편 유가족들에게 ‘힘내세요’라며 응원을 보냈고, 유가족들은 ‘고마워요’라고 화답을 보내기도 했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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