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산소와 수소가 결합된 것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 꼭 필요한 화학물질이다. 대부분 인체의 65~70%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물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다. 사람, 어류, 새, 가축, 식물 등도 물 없이는 잠시도 생존을 유지할 수 없다. 특히 농경사회에서 물은 절대적이다. 그러므로 물은 창조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은 생물들이 서식하는 기본 물질이고, 비, 얼음, 눈, 증기 등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또한 물은 갈증(渴症)을 해소시켜 주고, 생명을 유지시켜 주고, 돌을 뚫는데 이용된다.   

물은 찬물, 더운 물, 잔잔한 물, 깊은 물, 샘물, 맑은 물, 더러운 물, 단물, 짠물, 큰물 등 접두사의 쓰임에 따라서 용도가 달리 그려진다.   

물의 일반적 용도는 사람이나 가축의 식수(食水), 식물의 흡수, 사람이나 동물의 목욕, 세족(洗足), 음식 끓이기, 채소 재배, 수력발전소의 전기생산, 공산품 제조시 제품의 열 제거 등과 개신교의 세례(洗禮)나 천주교의 영세(領洗), 불교의 灌浴(관욕), 부정(不淨)한 자의 정화의식(淨化儀式), 정화수(井華水), 제천의식(祭天儀式), 주택의 입지조건(배산임수 背山臨水 :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곳에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이 형성됨) 등은 물의 특별한 용도이다.
          
매년 3월 22일은 전 지구촌이 물의 날로 정하여 기념식이 열린다. 지구 온난화로 대기가 불안정하여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이 있는 반면에 너무 비가 잦아서 지우제(止雨祭)를 지내야 되는 경우도 있고, 지진에 따른 쓰나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커다란 재산손실은 분명 과학이 발달한 지금에도 세계 각국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다. 물부족과 수질오염은 인간의 무분별한 산림훼손과 환경파괴에 따른 지구의 환경재앙이 부른 산물임에 틀림없다.

현 정부 들어서 시작된 4대강 사업은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진행되고 있다. 물부족과 수질오염을 표면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종국에는 많은 혈세를 강에다 쏟아부은 꼴이 될 것임은 환경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다수의 현명한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실제로 경상도 모지역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수로공사 이전보다 물이 부족하여 제때 모내기가 힘들다는 신문기사를 며칠전 읽은 적이 있다. 국민을 속인 책임자들은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듯 싶다.

필자의 물 관련 일화로는 1960년대 출생 이전 일제시대 일본의 식량수탈을 위해 조성된 동진강변 제방이 무너져 수해를 당해 식량 부족으로 여러 전답을 팔았다는 선친들의 슬픈 사연, 1970년대 초반 농약이 보급되기 전 동네 냇가의 낚시줄에 걸려 나온 많은 민물장어, 초등학교 재학 시절 일요일에 동네 두 형들과 함께 동진강 갯벌에서 썰물 때에 바지락 캐러 갔다가 익사 사고 직전까지 이르렀던 일, 큰 외숙이 심포항에서 익사 사고를 당해 조명탄이 밤하늘을 뒤덮은 비보, 명절 때마다 온수로 목욕시켜 준 모친, 동진강에서 조개잡이 어선이 전복되어 여러 사람의 익사 사고가 전국적으로 보도된 일, 국학의 거목이셨던 대학원 H은사님께서 소시적 평양 대동강변에서 물놀이하다가 익사 직전에서 구출되었으나 며칠간 의식이 없자 절실한 기독교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조모가 무당을 불러서 굿하고 났더니 깨어났다는 일화, 군복무 중 행군할 때 새벽에 강원도 강변에 흐르는 물을 수통에 넣어 두고 갈증에 마시던 일, 수년전 새벽에 이웃집 화재로 물을 퍼 나르던 일, 어느 해 농사철에 한발(旱魃)이 들어 물 부족으로 인해 모기관에 인분을 뿌려 재판장에 섰던 고향 친구들의 아픔 등등 내게 이제는 희비의 추억으로 아련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서양에서는 물이 모든 생명이 비롯된 원초적 물질 및 바탕을 상징한다. 양수(羊水), 침(타 唾), 피(혈 血), 정액(精液) 등과 비교될 때, 물은 생명의 액체(液體,) 생명의 근원을 상징한다.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Thales)는 생명 있는 일체의 것은 물에서 생성되었다고 했다. 오늘날 생수나 약수 관념은 일상 생활에서 보다 깊이 자리하고 있다. 여전히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은 창조와 풍요의 원천이다. 제주도 신화 천지왕 본풀이에는, 태초에 천지가 하나인 혼돈의 상태에서 하늘의 청이슬과 땅의 물이슬이 합수(合水)한 후에 천지가 창조되었다. 이와같이 물은 천상의 존재와 지상의 존재가 결합하는 형태가 많은데, 지상의 존재는 물과 관련된다. 건국신화인 동명왕 설화에서 주몽의 모친 유화(柳花)는 물의 신인 하백의 딸이며, 김수로왕과 결합하는 허황후는 바다에서 온다. 또한 박혁거세는 우물 옆의 계정(鷄井)에서 태어나며, 그의 부인 알영정(閼英井)은 우물에서 태어난다. 이처럼 물은 창조력의 원천, 즉 원수(原水)로서 여성의 생산원리를 상징한다. 또한 홍수설화에 보면 물은 혼돈(混沌)을 물리치고 신세계(新世界)를 창조하는 원천이다. 정월 보름에 이른 새벽 우물가에서 행해지는 ‘용알뜨기’ 풍습도 한해의 풍요를 비는 세시풍속이다.

물은 재생(再生)의 원천이다. 물은 인간과 동식물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사자(死者)를 살아나게 하는 재생의 기능도 지닌다.

바리공주 신화에서 공주가 7번째 딸이라는 이유로 버림을 받지만, 그는 위중한 부모를 구하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서천서역국(西天西域國)에 가서 생명수를 구해와 죽은 부모를 살려 낸다. 여기서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 재생을 상징한다.

물에는 생명력과 정화력(淨化力), 부정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 과거 우리네 조상들은 수시로 깨끗한 물 한 그릇을 떠서 천지신명께 비는 풍습이 있었다. 정화수(井華水)는 물 자체가 지닌 정화력을 발휘하는 주술(呪術) 구실을 한다.

전라도에서 정월 대보름에 행하는 풍물굿을 보면, 풍물패가 마을 공동 우물에서 우물굿을 하는 것은 물을 정화시켜 잡귀가 마을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벽사(辟邪)의 기능 때문이다. 이런 물의 정화 능력은 성수(聖水)로 세례를 주는 종교의식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마을제의에서 제관(祭冠)이 목욕제례(沐浴祭禮)하는 경우도 신께 가까이 가기 위해 몸을 정결하게 한다는 점도 있지만, 마을 대표인 제관이 몸과 마음을 정화해서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신에게 빈다는 의미를 지닌다. 

옛날 유교에서는 제사에 현수(玄水)라 하여 맹물을 썼으나, 오늘날에는 물 대신 술을 쓴다. 생전에 잘 마시지 않던 모친이나 조모의 제사에도 술을 부어 올리는데 이 때의 술은 음주용이 아닌, 신에게 헌주하는 공물적(貢物的) 기능을 한다. 이것은 정화수의 대체적 변이로 보아진다.

『삼국유사』 권3 탑상(塔像)에 수록된 ‘남백월이성 노힐부득 달달박박(南白月二聖 努肹夫得 怛怛朴朴 : 남백월의 두 성인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에 등장하는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은 산욕수(産浴水)에 몸을 적셔 성불(成佛)한다. 이들이 산수욕에 몸을 적시는 것은 계욕이라는 정화 의식의 행위이다. 즉, 몸을 씻음으로써 세속의 욕망과 진구(塵垢)에서 벗어나 피안낙토(彼岸樂土)에 부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씻음은 정화력을 상징한다. 

천도교(天道敎)에서는 청수(淸水)를 떠놓고 주문을 외고 기도한다. 청수는 제례 의식에 깨끗한 물을 그릇에 떠다 모시는 것으로, 정화수와 궤를 같이한다. 이 같은 물의 정화력과 청정, 생명력 등의 믿음의 대상이 된 것은 천도교 뿐만아니라 기독교, 천주교 등 여타 종교에서도 이와 유사성을 지니며, 그 연원은 상당히 오래되었다고 보아진다.  

물은 슬기와 상선(上善) 등을 상징한다. 『논어(論語)』 옹야(雍也)에 지자요수(知者樂水 :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함)하고 인자요산(仁者樂山 :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함)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지혜로운 자는 사리(事理)에 통달하여 어느 것이든 막힘이 없어서 마치 물과 유사한 까닭에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의리(義理) 지키는 것을 편안히 여겨 두텁고 무거운 것이 마치 산과 유사하기 때문에 산을 좋아한다는 의미이다.

『노자(老子)』 이성(易性)에는 상선약수 수선이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잘 만물을 이롭게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며, 뭇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도(道)를 체득한 참된 성인(聖人)의 처세는 허물이 없는 물과 같기에 낮은 곳은 채워주고, 추한 곳은 정화해주는 不爭(부쟁 : 다투지 않음)의 마음이라 할 수 있다.

물은 문학 작품에도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고전 시가(詩歌) 『공후인 箜篌引』(공무도하가 公無渡河歌), 판소리계 소설인 『심청전 沈淸傳』 김동리(1913~1995)의 『무녀도』(1939), 최인훈(1936~)의 『광장』(1966) 등에는 중심인물이 물에 투신한다. 그들은 현실적으로 고난을 겪고,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물에 뛰어든다. 따라서 현실적 불행을 물로써 정화시키고, 보다 영원한 삶의 안식(安息)을 누리게 된다.

조선시대 윤선도(尹善道)의 『고산유고(孤山遺稿)』에 실린 ‘산수 나린 골에 삼색도화(三色桃花) 떠오거늘 내 성은 호걸이라, 옷 입은 채 (풍덩)들옹이다. 꽃일랑 건져 안고 물에 들어 솟아라’에서 볼 수 있듯이 물은 산과 함께 산수라는 자연의 경관을 읊은 것이다.

서울시에 있는 창덕궁(昌德宮) 낙선재(樂善齋) 후원의 석연지(石蓮池)는 연못의 축소형이라 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 물을 담고 연을 키우는 곳이다. 이 석지는 사찰에서는 고려시대 이래로 전해지는 물확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화가 김창렬(1929~)의 물방울 그림들은 대체로 무상(無常)과 무의미를 상징한다. 물방울이 존재하지만 이것은 이내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때문에 그의 그림에는 무상(無常)이라는 동양 정신이 기저(基底)에 깔려 있다. 

물의 세계와 교감한 몽상가 바슐라르(Gaston Bachlard, 1884~1962)는 물은 인간의 상상력을 일깨우고, 부추기고, 확장시키는 내적 힘과 희열을 가져다 주는 세계라고 언술하였다. 

우리네 속담(俗談) 중에 물과 관련된 것이 많다. 물 관련 속담 몇 대목을 제시하면 ‘물쓰듯 한다’(물건을 함부로 쓴다는 뜻), ‘물이 깊어야 고기가 모인다’(덕이 커야 따르는 이가 많다는 뜻), ‘수심가지 인심난지(水深可知 人心難知)’ = ‘열 길 물 속은 훤히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사람의 마음은 헤아리기 어렵다는 뜻), ‘물에 빠지면 짚이라도 잡는다’(사람이 위급한 때를 닥치면 무엇이나 닥치는 대로 잡고 늘어져 본다는 뜻), ‘물에 빠진 것 건져 놓으니까 내 봇짐 내라 한다’(남에게 은혜를 받고서도 그 공을 모르고 도리어 그 사람을 나무라고 원망할 때 쓰는 말), ‘물독에 빠진 생쥐 같다’(사람의 옷차림이 물에 흠뻑 젖어 초라함을 이름), ‘물 불을 가리지 않는다’(어떤 위험이라도 헤아리지 않고 뛰어드는 저돌적 행동을 이름), ‘물에 물 탄 이’(조금도 변화가 없고 효력 없음을 이름), ‘물 본 기러기, 꽃 본 나비’(기러기는 맑은 물을 즐기고, 나비는 꽃을 반기니 무엇이나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 특히 임을 만났다는 의미임) 등이 있다.

다음으로 성서에 나타난 물에 대해서 살펴보자. 욥기 8장 11절 “늪이 아닌 곳에서 왕골이 어떻게 자라겠으며 물이 없는 곳에서 갈대가 어떻게 크겠느냐?”의 구절은 물 없이 갈대가 성장할 수 없음을 언술하고 있다.

출애굽기 29장 4절 “○너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회막 어귀로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게 하고”의 구절은 정결하지 못한 자가 제사장 직분을 감당할 수 없고, 제사 의식에 참여할 수 없음을 역설한 대목으로 보아진다.   

출애굽기 30장 21절 “이와 같이 그들은 손과 발을 씻어야 죽지 않는다. 이것은 그와 그의 자손이 대대로 지켜야 할 영원한 규례이다.”의 구절 역시 부정한 손과 발로 성물(聖物)을 다룰 수 없음을 언술한 것이다.

레위기 22장 6절 “곧 이런 부정한 것에 닿은 사람은 해가 질 때까지 부정하다. 해가 진 다음에라도, 물로 목욕하지 않으면 그는 그 거룩한 제사음식을 먹지 못한다.”의 구절 역시 제사장과 성도들은 항상 제사 의식에서 청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마태복음 3장 16절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 때에 하늘이 열렸다. 그는 하나님의 영이 비둘기 같이 내려와 자기 위해 오는 것을 보았다.”의 구절은 예수께서 요한에게 신령스런 세례를 받으신 형상을 그려낸 대목이다.

요한복음 3장 23절 “살렘 근처에 있는 애논에는 물이 많아서, 요한도 거기서 세례를 주었다. 사람들이 나와서 세례를 받았다.”의 구절은 물이 많은 지역에서 세례식이 거행되었음을 읽어낼 수 있다.

시편 22장 14절 “나는 쏟아진 물처럼 기운이 빠져 버렸고 뼈마디가 모두 어그러졌습니다. 나의 마음이 촛불처럼 녹아내려, 절망에 빠졌습니다.”의 구절은 지휘자의 지휘를 따라 ‘새벽 암사슴’의 가락으로 부르는 다윗의 시이다. 극심한 곤경에 빠진 시인이 하나님께 전적으로 호소하고 있는 대목이다.

시편 69장 1~2절 “하나님, 나를 구원해 주십시오. 목까지 물이 찾습니다. 발 붙일 곳이 없는 깊고 깊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물 속 깊은 곳으로 빠져 들어 갔으니, 큰 물결이 나를 휩쓸어 갑니다.”의 구절은 지휘자를 따라 나라꽃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로, 다윗의 시이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시인은 물의 심판에서 벗어나고, 구원받기를 바라는 호소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열왕기상 22장 27절 “그리고 내가 명하는 것이니, 이 자를 감옥에 가두고, 내가 평안히 돌아올 때까지, 빵과 물을 죽지 않을 만큼만 먹이라고 하여라.”의 구절은 참선지자 미기아가 거짓 선지자 시드기야에게 모욕을 당하고 옥에 갇혀 생명을 이어주는 물과 빵도 제한받는 곤경의 광경을 그려낸 대목이다. 이 대목은 기장 원로목사님으로 한국 민주화운동의 큰 공을 세운 박형규 목사님께서 시무하시던 서울제일교회(을지로 소재)에 용역 폭력단원, 대공요원, 경찰 등이 무력을 앞세워 목사님과 교인들의 교회 출입을 제지하고, 교회에 진입하려는 성도들에게 온갖 탄압(예배 방해, 전기단전, 음식, 식수 반입금지 등)을 자행했던 일은 시드기야의 고난보다 더 큰 아픔으로 한국기독교사에 오래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잠언 18장 4절 “슬기로운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깊은 물과 같고, 지혜의 샘은 세차게 흐르는 강처럼 솟는다.”

시편 23장 2절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신다.”의 구절은 선한목자 다윗의 시이다. 하나님과 성도의 관계를 목자와 양의 관계로 비유하고 있다. 시인은 택함받은 성도가 구원에 이르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 외에도 물이 피로 변하는 이적(출 7 : 18~21, 시 105 : 29, 계 11 : 6), 홍해의 갈라짐(출 14 : 21~22, 29, 수 2 : 10, 사 63 : 12) 등이 있으나, 여기서는 이 정도에서 줄이기로 하겠다.    

이상에서 보듯 물은 우주만물을 생성하는 원초적인 생명수, 재생(再生), 역경, 고난, 하나님의 심판, 세례, 청결, 정화, 창조, 지혜, 여성, 풍요, 생산력, 부쟁(不爭), 신의 공물, 안식(安息), 신수(神水), 무의식, 무상(無常), 희열 등 각이한 비유의 상징으로 표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곧 장마철에 접어든다. 지나친 국토개발로 인해 자연환경이 열악해져 이제는 마음 놓고 물도 마실 수 없게 되었고, 과거처럼 갈증나는 길손에게 물 한바가지 떠주던 물의 인심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물값도 오른다는 소식을 방송매체를 통해 듣고 있자니 답답하기만 하다. 이 나라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슬기로운 물에게 길을 물어야 할 때가 이른 듯 싶다.    

홍성남 편집위원  pskl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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