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이 6월27일 오후 5시5분. 높이 20여미터, 600톤에 달하는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다. 폭파비용은 미국이 부담했으며, 한국과 일본은 참관하지 못했다. ㅣ CNN

미국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른바 ‘북 인권문제’를 문서에 처음 명시한 데 이어 북 테러지원국해제 조치가 예정된 8월11일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북 인권문제’거론 자체가 이미 이를 예고한 것이다.

갈레고스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7일, “45일은 최소한의 시간이지 무언가 실제로 반드시 일어나야하는 시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 비핵화 진전에 따른 ‘상응 조치’로 이어질 ‘한반도 비핵화’, ‘주한미군 철수’ 등 부담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한반도비핵화 논의’를 더 이상 진전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이다.

부시 행정부의 의도는 그 외에도 얼마 남지 않은 미 대선승리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설파괴(영변 냉각탑)와 부분 동결까지 한 만큼, 그것을 최대 성과로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또한 ‘대북적대정책’이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네오콘’들의 지지를 이끌기 위함이다. 결국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미국의도’대로 더 이상 6자회담 진전은 없을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는 공식통보 뒤 45일 내(6월26일 북 핵신고서 제출, 8월11일 해제)에 의회 반대가 없으면 발효될 수 있지만 ‘북이 핵신고 검증체제’에 동의하지 않으면 해제조치를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 밝혀왔다.

부시 미 대통령은 특히 영변 핵시설 외에도 농축 우라늄 등 핵 프로그램에도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를 위해 지난 7월10일 베이징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 북에 4쪽 분량의 핵 검증계획서 초안을 전달했고, 성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은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리근 북 외무성 미국국장을 만나 검증문제를 논의했다.

북은 이에 대해 주한미군 검증 문제를 제기하며 미국이 제시한 검증체제 초안에 부정한 태도를 보였다. 이로써 북미는 영변핵시설 불시 방문조사와 샘플채취 등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은 ‘테러지원국 해제 불이행’에는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전무한 ‘대북정책’과 ‘남북대화채널 단절’로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미국의도’대로 끌려가는 형국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미국과 관계를 회복하고 남북관계를 6자회담 진전과 연계 하겠다”고 주장해 왔으니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어찌됐던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과 관계를 회복하고 남북관계를 6자회담 진전과 연계 하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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