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행사장 인근에 설치물이 전시돼 있다. ⓒReuter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지난 11월 11일부터 22일까지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개최되었다. COP29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중요한 의사결정 자리로, 이번 바쿠 총회는 198개국에서 약 66,000명이 참석했다. 바쿠 총회의 가장 성과는 새로운 기후재원 목표인 ‘신규 기후재원 조성 목표’(NCQG)에 대한 합의로 평가된다.

기후재원은 COP28의 핵심 주제 중 하나였다. ‘신규 기후재원 조성 목표’는 고소득 국가가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저소득 및 중저소득 국가에 지원해야 하는 금액에 대한 목표를 뜻한다. 저소득 및 중저소득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20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를 할당하는 것을 목표로 한 2009년의 기후 공약은 2025년까지 연장되었지만 아직 달성되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바쿠 총회에서 그 목표에 합의하고 증액한 것이다. 합의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2035년까지 개발도상국에 대한 연간 기후재원을 3000억 달러로 증액하는 것과 2035년까지 공공 및 민간 자금을 포함해 연간 1.3조 달러 규모의 기후재원 조성 노력 등이다. 이는 기존의 연간 1000억 달러 목표를 크게 상회하는 금액으로,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바쿠 총회의 한계 또한 지적되고 있다. 마라톤 협상 끝에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대응을 위해 연간 3,000억 달러(약 420조 원)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이는 개도국들이 요구하던 5,000억 달러(약 700조 원)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액수이다.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이 금액이 "너무 적고, 너무 늦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개도국들이 요구한 1.3조 달러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모금 방식이 명시되지 않아 그 실효성이 의심 받고 있다.

“환경 문제 해결을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된다”

이러한 바쿠 총회 결과에 대해 WCC(세계교회협의회)가 지난 11월 21일부터 26일까지 키프러스에서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성명서를 채택해 발표했다. 성명은 최근의 기후 회담, 특히 COP29와 지난 COP16에서 원주민과 지역 공동체가 생물 다양성과 기후 보호에 기여한 중요한 공로가 점점 더 인정받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COP16에서는 유전자 데이터 사용으로 이익을 얻는 민간 부문이 그 이익의 일부를 생물 다양성 보호를 위해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었다. 이를 위해 자발적 기금을 설립했다.”는 점이 성명에서 강조되었다. 그러나 “국가, 화석연료, 기타 사업 이해관계의 결탁은 환경 문제 해결에 시장 중심적 접근의 역할을 강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접근은 부채 부담을 증가시키고, 근본적인 경제적 변혁의 필요성과 역사적 오염원의 도덕적 책임에 대한 관심을 돌릴 위험이 있다. 성명은 “기후와 기타 환경 규칙은 생태적 재앙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반드시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형평성이 지속 가능성으로 가는 길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WCC는 정부가 기후, 생물다양성, 토지 사막화 위기를 통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총체적 접근법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WCC는 각국 정부가 “기후, 생물다양성 및 토지 보호와 복원을 위한 필요 기반의 대규모, 보조금 기반, 적시 자원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WCC 실행위는 회원 교회와 에큐메니컬 파트너들에게 정치적, 경제적, 이념적 이해관계로 왜곡된 신학을 비판하고 해체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또한 교회들이 “2025년 브라질 벨렘에서 열릴 COP30에 대해 준비할 것”을 요청하며, 이는 원주민 및 기타 민중운동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기후 협상을 공동선을 위해 재구성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에큐메니컬 원주민 네트워크의 성찰과 자원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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