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6장에는 여리고 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님께서는 엿새 동안 매일 한 번씩 성 주위를 돌고, 일곱째 날에는 일곱 바퀴를 돌라고 하십니다. 여호수아 6장 10절에는 ‘너희 입에서 아무 말도 내지 말라 그리하다가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여 외치라 하는 날에 외칠지어다’라는 여호수아의 명령이 나옵니다. 일곱째 날 여리고 성을 일곱 바퀴 돌고서, 이스라엘 백성은 외칩니다. 그리고 여리고 성이 무너집니다.

여호수아서를 묵상하는 가운데 요즘 봇물처럼 터지는 ‘시국선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여리고 성을 엿새 돌고, 이제 막 일째 날 여리고 성을 돌며 외치는 듯합니다.

지난해 6월, 광화문에는 일명 ‘명박 산성’이 세워졌습니다.

컨테이너 상자로 국민의 함성을 막아보려는 시도였지만, 그렇게 산성을 세워놓고 일 년여를 지낸 결과로 봇물 같은 시국선언의 현 정국을 맞이한 것입니다. 그때 소통했더라면,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았다면 지금과 같은 시국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소통하지 않아 오늘이 결과가 초래된 것입니다.

나팔, 그것은 작은 소리를 멀리까지 전하는 역할을 합니다.
나팔 소리, 그것은 여러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른 새벽 울려 퍼지는 나팔소리는 기상을 알리는 소리요, 전시에 울려 퍼지는 나팔소리는 적들과 싸우는 병사들의 사기를 돋워주는 소리기도 합니다.

강 건너에서 강 건너 사람에게 말할 때에는 손으로 나팔 모양을 만듭니다. 나팔, 그것은 작은 소리를 크게 멀리까지 퍼지게 하는 역할입니다.

이른 아침 잠시 피었다가 지는 꽃, 아침 햇살이 뜨면 이내 꽃잎을 닫아야만 하는 꽃이 있습니다. 잠시의 순간을 위해서 피어나는 꽃, ‘아침의 영광’이라는 멋 들어진 이름을 가진 나팔꽃을 보면 이 땅에서의 아우성을 하늘에 알려주는 꽃이 아닐까 생각을 할 때가 잦습니다.

여기저기서 소통하자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소통하기보다는 친북좌파, 노빠 운운하며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국민의 소리를 무시하고 성공한 정권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작은 소리를 무시한 정권은 이내 더 큰 불신을 만들어내고, 더 큰소리, 더 큰 함성을 불러와 결국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맘몬으로 지칭되는 수많은 망령들, 허깨비들을 향해 외쳐야 할 때입니다. 외쳐야 할 때에 외치지 않으면 죄입니다. 이런 시대 침묵은 금이 아니라 죄입니다. 오늘른 하나님께서 ‘외치라!’하신 날의 연속입니다.

 

김민수 위원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