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산을 바라보다 보면 하얀 눈이 쌓인 듯 나무에 하얀 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산딸나무’입니다. 그런데 사실 꽃처럼 하얗게 보이는 것은 헛꽃이고, 헛꽃 안에 꽃봉오리처럼 생긴 것이 참꽃입니다. 그 작은 참꽃 안에 거의 백송이 가깝게 피어나는 참꽃이라니, 작기도 무척이나 작은 꽃인 셈이지요.

그러나 멀리서 보아도 ‘저기 꽃이 있구나!’ 알 수 있는 것은 헛꽃 덕분입니다. 헛꽃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수국이나 산수국도 대표적인 헛꽃과 참꽃을 가진 식물인데 가히 헛꽃의 아름다움이 참꽃 못지않습니다.

헛꽃은 겉모습과 같은 것이라면 참꽃은 속내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속내에 품은 것, 이 두 가지가 잘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위선자 혹은 바보라고 이야기하지요. 위선자들은 겉으로 드러나는데만 관심이 있지만, 바보들은 속내에 들어 있는 것을 잘 드러내지 못합니다. 지혜가 넘치는 사람이라면 그 속내까지 다 들여다볼 수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세상살이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들다 중요한 것이니까요. 겉과 속의 조화는 참꽃과 헛꽃의 조화처럼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헛꽃보다 참꽃은 무척이나 작습니다.

만일 헛꽃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었다면 헛꽃을 만들 필요도 없었을 것입니다. 헛꽃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꽃이 아닙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참꽃이 수정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 자신을 위해서 존재하게 됩니다. 이것이 더불어 삶의 모습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헛꽃이 가득합니다. 참꽃이 없는 헛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종종 참꽃이라 할 수 있는 예수는 없고, 헛꽃만 가득한 교회를 보게 됩니다. 사람들이 혹해서 몰려오지만, 그곳엔 참꽃이 없기에 허망하고, 헛꽃만 추구하는 이들은 참꽃의 존재를 가진 듯 혹은 참꽃의 존재를 알지 못하게 하여 자신들의 헛꽃을 피워가는데만 열중합니다. 위선자들이 판을 치는 세상인 셈입니다. 물론 교회의 물적인 토대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헛꽃과 참꽃의 조화처럼 어우러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둘의 조화가 없는 어느 한 쪽으로의 극단적인 치우침은 결국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위기의 징후들이 많이 보입니다.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정치 모든 면에서 위기의 징후들이 보이고, 특히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왔던 그간의 성과들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헛꽃, 겉으로 보이는 것만 추구한 결과입니다.

경제개발로 대변되는 정책기조, 그것은 어쩌면 헛꽃입니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상실하면, 결국 맘몬의 노예가 됩니다.
헛꽃과 참꽃, 모두 소중합니다. 그러나 헛꽃만 피워내는 나무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어떤 꽃에 더 치중하고 있는지요?

헛꽃과 참꽃의 조화, 더불어 삶의 삶을 살아가긴 쉽지 않지만, 늘 그렇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길 힘쓰는 사람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구도자일 것입니다.

김민수 위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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