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20대 젊은이들은 고통의 현실 가운데서도 진실과 진리를 놓지 않았다. ⓒBBC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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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람들이 광야에서 성막을 만들고 성소를 만듭니다. 이집트 노예로 살던 시절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죠. 하나님을 알지도 못했고 하나님을 믿지도 못했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지도 못했던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은 꿈도 꾸지도 못했죠. 율법이니 제사장이니 성막이니 성소니 이런 것 전혀 모르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이 명령하신 그대로 한 치도 어긋나지 않게 이루어냈다고 합니다.

오늘 말씀뿐이 아니에요. 출애굽기 36장부터 여러 가지 만드는 일들이 시작되는데, 모든 일에서 각각의 세부적인 공사를 마칠 때마다 성경은 계속해서 반복해서 말합니다. “이는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그대로 한 것이다.” 성막을 그대로 만들었다. 언약궤를 명령하신 그대로 만들었다. 등잔대를 그대로 만들었다. 번제단을 그대로 만들었다. 제사장 예복을 하나님이 명령하신 그대로 만들었다. 제사장 가슴받이를 그대로 만들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알지도 못했던 것들을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대로 완수해내는 훌륭한 사람들이 됩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막막해 보이기만 했을 것들이, 지금 이 순간 하나님이 명령하셨던 그대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 힘이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요?

우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습니다. 어느 누가 이런 일을 예상했을까요? 어느 누가 이런 일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요? 예측하지 못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 앞에서 멍하니 속수무책 넋 놓고 당하고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뜻대로 진행될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우리 국민들은 더 긴밀하게 평소보다 더 현명하게 더욱 세심하게 움직였습니다. 더욱 용감했습니다. 불법적인 권력을 그 횡포를 막아냈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질서를 다시 세웠습니다. 한순간 화르륵 불타오르고 꺼져버리는 그런 불길이 아니라 끝까지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횃불로 바로 서 있는 것을 우리는 목도했습니다.

이런 힘이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요? 단기간에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닙니다. 억지로 학습시킨 것도 아니에요. 오랜 기간 역사를 통해 모든 민족들이 모든 백성들이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성숙해 있었던 것이죠. 억지로 내리 누른다고 그저 복종하는 그런 사람들이 이미 아니었던 거죠. 그 안에는 그 역사 속에는 하나님의 섭리가 인도해 오셨던 것을 우리는 고백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오늘 그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사람들이 이집트에서 부르짖었을 때 이들은 전혀 하나님을 몰랐어요.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조상들의 신들을 알고는 있었지만,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야훼 하나님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신앙하고 믿고 신뢰하지는 못했어요.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알고 이해하고 깨닫고 간절히 소망하는 그런 사람들 아니었어요. 그저 힘들다고 세상살이를 한탄하기에 바쁜 사람들이었죠.

모세와 아론이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이들에게 앞에 나타났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당신의 신 이름이 뭡니까?’하고 어리석은 질문을 할 정도로 하나님을 모르던 사람들이죠. 홍해가 갈라지는 것을 목도했어도, 아말렉이 하나님 앞에 속수무책 무너지는 것을 보고도, 만나와 외출하기로 기적 같은 식사를 매일매일 하면서도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했죠.

시내산에 올라간 모세를 40일 기다리는 것이 좀 쑤시고 힘들어서 금송아지를 만들고 ‘이게 우리의 신이다’ 하고 절하던 그런 사람들이었어요. 진노하신 하나님께 심판받아 마땅한 백성이었죠. 그런데 참으로 하나님의 역사가 오묘한 것은, 이런 백성들인데 불구하고 그 어리석은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이 차근차근 쌓여져 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하나님의 구원이 이 어리석은 백성들을 근본에서부터 완전히 바꾸어 놓는 그 변혁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목표가 뭡니까? 목적이 뭡니까? 이유가 뭐예요? 바로 이런 사람들 되기 위함 아닙니까? 하나님 믿으면 주신다고들 떠들어대는 그런 복 받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 신앙의 진짜 목표는, 우리는 비록 하나님 앞에 어리석고 부족한 백성들이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붙들고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해 주실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백성들로 변화되어 있기를 바라는 그 소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 먼저 그것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돼요. 그래야 그대로 순종하겠죠. ‘모세를 통해 명하신 그대로 백성들이 다 이루었다’ 하는데 모세를 통하여 하나님 우리에게 명해주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 알기를 힘써야 됩니다. 하나님 배우기를 힘써야 돼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깨닫기를 소망해야 돼요. 이미 알고 있는 것 말고요. 이미 깨우친 진리 말구요. 이미 들었던 말씀 말고요.

그리스도인들이 어리석어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줄기차게 붙들고 있을 때 어리석어집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만 붙들고 ‘이것만이 진리야’라고 우길 때, 그때 어리석은 신앙인이 됩니다. 하나님의 진리는 한번 깨우치면 끝나는 그런 지식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신앙을 반성하고 끊임없이 신앙을 성장시켜 가야 하는 그런 깨우침입니다. 어제 우리에게 진리였던 것이 오늘 불의가 되어 우리의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주님 앞에 ‘주님 이게 옳습니까? 우리의 행위가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사상이 우리의 판단이 하나님 앞에 아름답습니까?’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한 번 알게 된 것 가지고서 ‘나 한 번 깨달았어!’ 외치고, 그것 가지고 눈 감고 귀를 틀어막고서 ‘몰라, 몰라, 내가 아는 것이 진리야!’ 그렇게 우겨서는 안 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참으로 못난 그리스도인이 되어버릴 뿐입니다.

지난 10월 27일 광화문 광장에 백만 명을 모으겠다고 그렇게 난리를 치던 그 교회들이, 탄핵의 광장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 다 어디 갔습니까? 하나님을 붙들고 하나님의 진리와 정의를 외치던 그 사람들, 거룩한 물결 어쩌고 하던 그 사람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 비상계엄이라고 하는 엄중한 사태 앞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평화나무라고 하는 언론이 소위 지도자 되시는 목사님들과 교회에 질의서를 보냈다고 합니다. ‘12월 3일 계엄 사태에 대해서 신앙의 진리에 입각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직까지도 단 한 명, 단 한 교회도 대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명백한 불의와 폭력 앞에서는 입을 닫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봤습니다. 계엄철폐, 탄핵소추 그 자체가 희망은 아닙니다. 진짜 희망은 우리 국민들이, 그 마음의 중심이 고된 삶으로 말라 비틀어져서 아무 힘도 없는 것만 같았던 우리 모두가, 진리와 정의에 대한 갈망과 확신으로 가득차 있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매일매일의 삶이 힘들어서 희망이 없다 앞날이 없다고 매일 한탄만 하는 것 같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까 아니었습니다.

청년들의 가슴에 기성세대의 가슴에 모두의 영 깊은 곳에 진리의 영이 깃들어 있는 것을 우리는 발견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의 섭리가 함께 하셨던 것이라고 우리는 고백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여러 가지 어려움과 힘든 일이 물론 역시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미래가 참으로 밝을 것이라고 우리는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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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의 앞으로의 여정이 어떠할까요? 지금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명하신 모든 것을 말씀하신 그대로 해낸 백성들, 이 대단하고 훌륭한 백성들의 앞으로의 발걸음이 어떨까요? 지금 이 상황만 놓고 보자면, 하나님의 말씀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해낸 사람들이니 앞으로의 삶도 아름답고 훌륭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그런데 어쩌죠? 우리가 알고 있는 광야생활이 어떠합니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처럼 하나님을 원망하고 하나님 앞에 끝없이 부족하고 하나님 앞에 끝없이 잘못만 저지르는 그런 삶을 살아가잖아요. 40년의 어리석은 세월이 고난의 세월이 그들 앞에 다시 놓여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는 어느 순간에도 완성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까 신앙인이 언제 어리석어지는지 말씀드렸죠? ‘지금 우리가 이만큼이나 이루었다’라고 이스라엘 백성이 스스로를 기특하게 여기는 그 순간! ‘하나님의 말씀대로 다 이루었어’라고 자기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순간! 한없이 몰락한다는 것입니다.

신앙은 항상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신앙은 끝없이 보수적이어야 합니다. 신앙의 내용 말고 그 태도가 보수적이어야 합니다. ‘나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나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 나는 아직 하나님 앞에 어린아이일 뿐이다. 주님 앞에 달려가야 할 길이 멀다. 그 길에 쏟아 넣어야 할 내 열정이 아직도 부족하다.’ 이런 고백으로 살아야 합니다. 나는 완전하지 않다는 그 겸손함으로 항상 주님 앞에 무릎 꿇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스스로를 비하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안주하고 머무르지 않도록, 자만하지 않도록 스스로 항상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그 위대한 사도바울도 빌립보서 3장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이미 얻은 것도 아닙니다. 나는 이미 목표점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사로잡으셨으니 나는 오직 그것을 붙들려고 쫓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나는 아직 그것을 붙들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 내가 하는 일은 오직 한 가지뿐입니다. 지금까지 이루어왔던 것, 뒤에 있는 것, 그 모든 것은 다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몸을 내밀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불러주신 그 부름의 상을 받으려고 목표점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신앙의 자세를 가져야 됩니다. 그렇게 주님께 붙들려 주님 곁으로 나아갈 때 어느샌가 우리는 훌륭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어 있을 줄 압니다. 엄중한 역사 앞에 당당히 바로 서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어있는 되어 있을 줄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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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예수님은 어떤 예수님일까요? 물론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로서 완전히 완성된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기 예수를 기다립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가 기다리는 것은 아기 예수입니까? 그리스도 예수입니까? 우리가 궁극적으로 기다리는 것은 아기입니까? 십자가 위에 우리를 구원하신 그리스도이신 신(神) 예수입니까? 그리스도 예수 아닌가요?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을 잘 보내고 청년이 되어 하나님의 그 사명을 완전히 깨닫고,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까지 다 물리치신 다음에, ‘너는 내 아들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하시는 하나님의 선언까지 받고 그리스도가 되신 ‘그리스도 예수’를 기다려야 옳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대림절 기간 동안 우리는 왜 ‘아기 예수’를 기다린다고 말할까요?

주님은 우리에게 완성된 구원을 주시지 않으십니다. 항상 가능성으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 가능성을 우리가 붙들고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일을 우리가 하도록 소망하면서 기다리시죠.

우리에게 오신 아기가 아름답게 커나가고 아름답게 자라나고 아름답게 성장해서 그리스도로서 완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우리가 고대하고 소망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 성장과 성숙이 우리에게도 임하는 것 아닐까요? 아무것도 않고 가만히 있으면서 이미 완성된 구원이 나에게 오기를 기다리는 그런 기다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무한한 가능성으로서 우리에게 임해서 그 은혜가 내 안에서 성장하고 성숙하여 구원으로 완전해지기를 소망하고 결단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지난 시간 우리에게 슬픈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기쁘고 즐거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한강은 평생의 작품 세계에서 인간의 폭력성을 탐구했다고 합니다. ‘세상은 왜 이렇게 폭력적일까? 세상 속에는 왜 이런 폭력이 없어지지 않을까?’ 저는 한강이 그의 소설 속에서 폭력적인 세상을 치유해가고 다스려가는 것은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데, 세상이 아직 이토록 아름다운 것은 이 세상이 아름다운 사람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소망의 계절에 어젯밤 우리가 본 것은 소망의 한 열매입니다. 그 열매가 완성이 아닌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끝이 아닌 줄을 압니다. 이 폭력의 세상에 아름다운 사람들로 우리가 아름답게 서 있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완성점인 줄을 우리는 압니다. 세상에서의 폭력은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는 완성품처럼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기 예수가 자라나 그리스도 되신 것처럼, 우리도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는 어린아이가 되어야 합니다. 힘없는 어린아이가 아니라 하나님의 품 안에 하나님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성령으로 감동되어서 끊임없이 끝없이 아름다운 길로 걸어가는 그런 완전한 가능성으로서의 어린아이들, 이미 아름다운 일을 미래에 이룩할 것을 주님으로부터 확답받은 확정받은 어린아이들, 우리 모두가 그런 어린아이들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주재훈 목사(생명교회)  lewisci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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