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에 의존했던 지도자가 결국 그에 의지해 무모한 짓을 행했다. 비상계엄선포, 아련히 남아있던 과거 역사가 떠올라 지금이 어느 때인지 우리는 잠시 시대 감각을 잃었다. 민주 정부 50년 성과를 졸지에 파탄시킨 귀신 들린 자의 판단이 국가와 민족을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들었으니 참으로 통탄스럽다.

시대를 역행하는 주술정치의 낌새를 알아차린 시민과 종교인들이 그의 출현을 얼마나 막고자 했던가? 하지만 대형교회를 중심 한 극우 기독교 세력이 애써 부정하며 윤석열을 대통령 만들었다. 이웃 종교마저 거부하며 그토록 우상 타파를 외치던 보수 교회들이 주술에 취해 상식 잃은 자에게 무릎 꿇었으니 이런 모순도 없다. 민족 자존심을 짓밟는 계엄선포였으나 그 실패를 안타까워하며 자신들 기도 부족을 자책하는 목사와 신도들이 있었다니 기가 막힌다. 교세를 앞세운 몇몇 대형교회가 예배 아닌 주술에 취해 있었던 모양이다. 국가 운명을 염려하던 그 밤에 이들은 구국 기도란 이름으로 계엄 성공을 하늘에 빌고 있었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마지막 10%의 사람들이 이들 극우 기독교인일 것이란 말이 사실이 될듯싶다.

그날 밤 유서를 써놓고 국회로 달려간 기독교인이 있었다. 이젠 죽어도 좋다며 무장한 군인과 마주한 시민도 적지 않았다. 총부리를 들이대는 군인 앞에서 호통치는 여성도 있었다. 백성에 반한 윤석열의 쿠데타가 3시간 만에 종식될 수 있는 중요 이유 중 하나였다. 종북 좌파 척결을 외친 분리주의자 윤석열의 나팔수 노릇 해온 극우 기독교는 시민과 교유들 앞에 설 자격을 잃었다. 거짓 예수를 전했고 복음을 왜곡시킨 탓이다. 하여 ‘주술에 의한 개독교의 길을 명시적으로 선언하라. 당신들의 기독교와 우리의 그것이 다른 까닭이다. 복음을 왜곡한 극우 기독교인들, 시민의 공간인 광화문 광장을 오염시키는 목사들, 하늘의 도끼가 당신들 발끝에 이르렀다. 그래도 기회는 없지 않다. 주술에 조종받는 소경 윤석열이 아니라 기독교를 배반한 자신을 위해 먼저 기도하고 성찰하라. 입을 닫고 두 귀로 먼저 세상의 소리를 크게 들으라.

이번 내란을 방조, 용인한 국민의힘 당을 비롯하여 정치인들에게도 할 말이 적지 않다. 자진하야냐 탄핵이냐를 비롯하여 여야 연정 여부, 개헌 그리고 윤석열 주변의 희대 간신배들 처리 문제를 두고 무수한 말들이 오갈 것이다. 그럴수록 바른 판단을 위해 하늘 주시는 힘을 구할 것이며 시민들과 함께 거리에 서는 일을 마다하지 않겠다. 지금껏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글을 썼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극우 기독교의 죄책을 토로하고 우리 자신의 다짐을 담은 ‘길동무’의 첫 성명서를 세상에 내놓는다.

2024년 12월 5일 예수 삶을 따르는 ‘길동무’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