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에서 정의를 행하는 것은 믿음을 세우는 행동이다. ⓒGetty Images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너무나도 더웠던 한 주였습니다. 이렇게 더운 주간에 하필이면 집 에어컨이 고장이 나고 말았습니다. 밤이 지나 새벽이 되어서도 집 온도가 36도 아래로 내려가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에어컨이 고장 난 후 다음날 새벽기도회는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채 나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에어컨이 고장이 나, 집에서 절대로 시원하게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지니 이전에는 조금만 더워도 짜증이 났는데, 더 이상 더위 때문에 짜증이 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시원하게 있고 싶다, 쾌적하게 있고 싶다는 마음을 포기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하나님 앞에 저와 성도님들의 마음도 이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목적과 고집을 꺾는 것입니다. 포기하는 것입니다.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으십니다. 그런데 우리의 목적과 뜻만 이루려 한다면 하나님의 계획과 부딪칠 수밖에 없고, 당연히 우리의 목적과 뜻은 꺾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우리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이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그저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반드시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마음을 포기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어떻게 우리를 인도하실지 우리는 다 알 수 없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어리석은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삶을 의탁하며 평안을 누리는 저와 성도님들이 되실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근래에 성도님들의 삶이 팍팍해서 안타까운 마음에 기도하며, 성도님들이 처하신 환경에서 덜 힘들어 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설교를 준비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말씀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개인적인 삶, 즉 ‘나’에 초점을 맞추어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정작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지 못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고, 평안한 것은 하나님이 원하는 삶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나’를 너머 어떤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성도는 ‘의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삶입니다. 구체적으로 폭력과 차별과 거짓으로부터 이 세상을 구하는 삶입니다.

새벽기도 시간에 묵상하고 있는 예레미야 33:8-22의 본문을 보면 남 유다 왕 시드기야가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백성에게 이런 선포를 합니다. “종들에게 자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언약은, 누구나 자기의 남종과 여종이 히브리 남자와 히브리 여자일 경우에, 그들을 자유인으로 풀어 주어서, 어느 누구도 동족인 유다 사람을 종으로 삼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었다.”(예레미야 33:9)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고관과 모든 백성이 이 계약에 동의하여, 각자 자기의 남종과 여종을 자유인으로 풀어주고, 아무도 다시는 그들을 종으로 삼지 않기로 하고 풀어주었다고 예레미야 33:10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드기야 왕이 “종들에게 자유를!”이라는 선포를 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 자신들의 나라인 남 유다가 멸망하고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게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선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즉, 두려워서 한 선포입니다. 자신들에게 예레미야를 통해 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한 선포입니다. 하나님 앞에 온전해지기 위한 선포가 아니라 해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한 불순한 선포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선포를 하고 계약에 동의한 사람들이 돌변합니다. “그러나 그 뒤에 그들은 마음이 바뀌어, 그들이 이미 자유인으로 풀어 준 남녀 종들을 다시 데려다가, 남종과 여종으로 부렸다.”(예레미야 33:11)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이렇게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내가 너희 조상을 이집트 땅 곧 그들이 종살이하던 집에서 데리고 나올 때에, 그들과 언약을 세우며, 이렇게 명하였다. ‘동족인 히브리 사람이 너에게 팔려 온 지 칠 년째가 되거든, 그를 풀어 주어라. 그가 육 년 동안 너를 섬기면, 그 다음 해에는 네가 그를 자유인으로 풀어 주어서, 너에게서 떠나게 하여라.’ 그러나 너희 조상은 나의 말을 듣지도 않았으며,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야 너희가 비로소 마음을 돌이켜서, 각자 동족에게 자유를 선언하여 줌으로써, 내가 보기에 올바른 일을 하였다. 그것도 나를 섬기는 성전으로 들어와서, 내 앞에서 언약까지 맺으며 한 것이었다. 그러나 너희가 또 돌아서서 내 이름을 더럽혀 놓았다. 너희가 각자의 남종과 여종들을 풀어 주어, 그들이 마음대로 자유인이 되게 하였으나, 너희는 다시 그들을 데려다가, 너희의 남종과 여종으로 부리고 있다. 그러므로 나 주가 말한다. 너희는 모두 너희의 친척, 너희의 동포에게 자유를 선언하라는 나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 그러므로 보아라, 나도 너희에게 자유를 선언하여 너희가 전쟁과 염병과 기근으로 죽게 할 것이니, 세상의 모든 민족이 이것을 보고 무서워 떨 것이다. 나 주가 하는 말이다.”(예레미야 33:13-17)

고대 근동의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법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로 더 정의로운 나라, 폭력과 차별이 없는 나라를 만들라고 세상 어떤 나라도 가지지 못한 율법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정의를 이루지 못했고, 여전히 다른 나라들의 법과 관습을 좇으며 불의한 삶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이런 삶의 끝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삶, 정의를 이루는 삶은 불편하고, 손해를 감당해야 하는 삶이었습니다. 자기가 누리던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말씀과 다른 불의한 삶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삶, 정의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옛 불의한 나의 모습을 끊어내야 합니다. 사회의 불의한 모습을 끊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불행을 당하고 맙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악한 귀신이 어떤 사람에게서 나왔을 때에, 그는 쉴 곳을 찾느라고 물 없는 곳을 헤맸으나 찾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는 말하기를 ‘내가 나온 집으로 되돌아 가겠다’ 하고, 돌아와서 보니, 그 집은 비어 있고, 말끔히 치워져서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는 가서, 자기보다 더 악한 딴 귀신 일곱을 데리고 와서, 그 집에 들어가 거기에 자리를 잡고 살았다. 그래서 그 사람의 나중 형편이 처음보다 더 비참하게 되었다. 이 악한 세대도 그렇게 될 것이다.”(마태복음 12:43-45)

한번 정의로운 삶을 향해 나섰으면 끝까지 정의로운 삶을 지향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중도에 포기하면 예수님의 말씀처럼 더 악한 세대가 될 뿐입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고 하심을 받으려고 하다가, 우리가 죄인으로 드러난다면, 그리스도는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시는 분이라는 말입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내가 헐어 버린 것을 다시 세우면, 나는 나 스스로를 범법자로 만드는 것입니다.”(갈라디아서 2:17-18)

우리도 언제든 하나님 앞에서 무언가를 선언했다가, 뒤돌아서자마자 선언을 뒤집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헐어버린 것을 다시 세우는 잘못을 범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고 오히려 아주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이제 오늘 본문을 보겠습니다. 로마서 5:1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므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 사도 바울의 말씀을 오해하면 안 되겠습니다. 우리 자신의 삶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전적인 은혜로 의로운 사람이 되었다는 말씀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 앞서 사도 바울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로마서 1:17입니다. “왜냐하면, 믿음으로부터 나서 믿음에 이르게 하는 하나님의 의로우심이, 복음 안에서 드러내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믿음으로부터 난 의로운 자라야 살 것이다.’라고 기록한 것과 같습니다.”(1)

단순히 ‘믿습니다.’라는 고백 한 마디로 성도가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믿습니다.’의 고백이 성도가 의롭게 될 수 있는 시작점임을 사도 바울의 고백에서 알 수 있습니다. 복음은 성도가 의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렇기에 오늘 본문의 1절인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므로’라는 구절의 의미는 성도가 믿음을 통해 의로워지는 방향성을 깨닫고, 그 방향성을 향해 애써 나아감으로 의롭게 된 우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의로워지기 위해 애쓰고 또 그렇게 의로운 자가 되려는 성도는 하나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린다는 말씀입니다.

의롭게 살지 않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릴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불의는 하나님과의 평화를 깨었고 결국 심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기에 오늘날 그 누구도 ‘나는 예수님을 믿어 의롭게 되었으니, 나는 괜찮아.’라고 고백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의 존재는 오늘날 성도가 하나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릴 수 있기 위해 성도가 의로운 자가 될 수 있도록 본이 되어 주신 분, 성령님을 보내시어 의로운 자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하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을 믿습니다!’로 절대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6 우리가 아직 약할 때에, 그리스도께서는 제 때에, 경건하지 않은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7 의인을 위해서라도 죽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더욱이 선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감히 죽을 사람은 드뭅니다. 8 그러나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이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실증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그리스도의 피로 의롭게 되었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얻으리라는 것은 더욱 확실합니다.”

성도는 그리스도의 피로 더욱 더 의로워지는 길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의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때, 사도 바울이 직접 경험하기도 하고 또 말 한, 환난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이 환난은 성도를 더욱 의로운 자로 거듭나도록 합니다.

사도 바울도 늘 자신이 목표를 이룬 것이 아니며, 푯대를 향해 나아간다고(빌립보서 3:12) 고백하지 않았습니까? 오늘날 성도의 삶이 사도 바울이 말 한 것과 같이 늘 의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고백은 ‘믿습니다!’ 이 한 마디 고백으로 끝이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의, 이 생명을 살리는 복음을 살아냄으로 우리가 산다는 말씀입니다.

삶에서 정의를 세워 가십시오. 그리하여 하나님과 평화를 이루십시오. 하나님과 평화를 이룬 삶이 복 된 삶이며, 은혜의 삶입니다. 이 복과 은혜를 누리는 저와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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