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의 동행하심이 그 어떤 외적인 조건들보다 중요하다. ⓒGetty Images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매주일 ‘평안하셨습니까?’라고 묻는 이유는, ‘평안’이야말로 성도가 이 땅에서 누릴 수 있는, 누려야 하는 가장 큰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인 성공, 안정, 건강 등 그렇게 끝도 없이 노력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이미 우리 안에 주어진 ‘평안’입니다.

‘너는 마음의 평화가 아닌 다른 것을 원하지만 그것이 과연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다.’(기적수업)는 문장이 있습니다. 저의 카톡 배경에 걸어두고 늘 읽는 문장입니다. 사람들이 열심을 내어 무언가를 이루고, 추구하려고 하지만 이룸과 추구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저 막연하게 이룸과 추구 끝에 좋은 것이 있을 것이라 여기며 살아갈 뿐입니다.

하지만 이룸과 추구 끝에 좋은 것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이룸과 추구를 향해 나아가게 될 뿐입니다. 심지어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서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얼마나 다행입니까? 우리는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들입니까?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 헛된 힘을 쓰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깊이 생각해본다면, 결국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평안’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얻고자 하는 평안이 이미 우리 안에 주어졌습니다. 내가 누구와 함께 있는지, 내 인생을 누가 이끌어 가고 있는지를 늘 떠올리시기 바랍니다. 평안을 잃어버렸을 때 다시, 내 안에 있는 평안을 선택하셔서 평안을 누리는 저와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한 주간 성도님들과 만나게 되거나 전화 통화를 하게 되면 자연스레 삶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성도님들의 삶의 이야기는 제 마음을 기쁘게도 하지만 때로는 갑갑하게 할 때도 있습니다. 좋고, 즐겁고, 행복했던 일이 나쁘게 변하기도 하고, 나쁘게 여겼던 일이 도리어 좋게 변하기도 합니다. 사소하게 여겼던 일이 큰일로 번지기도 하지만, 큰일로 여겼던 일이 아주 사소하게 변하기도 합니다.

알 수 없는 삶의 일들, 왜 이런 일을 겪어야만 하는지 알 수 없어서 저와 성도님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자 노력합니다. 오늘도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해진 신명기 말씀과 사도행전에 기록된 사도 바울의 로마로 향하는 여정을 살펴보면서 내 삶을 다시 바라보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말씀의 제목입니다. “그것을 차지하리라!” 진취적이고, 희망적인 선언입니다. 우리는 삶이 이 선언처럼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살아갑니다. 각자에게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차지하는 삶, 내가 희망하는 그것을 차지하는 삶은 얼마나 좋겠습니까?

게다가 “그것을 차지하리라!”는 모세가 개인적으로 희망하며 한 선언이 아니라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말씀하신 선언입니다. 이제 광야를 지나 정말 자신들과 자신들의 후손들이 영원히 머무르게 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앞에 두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이 선언을 듣고 어떤 기분이 들었겠습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그것을 차지하리라!”라는 말씀을 듣고도 행복하거나, 기뻤으리라고 바로 이야기하지 않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1절에 나오는 조건과 2절에 나오는 과거에 자신들에게 행했던 하나님의 행동 때문입니다.

먼저 1절을 보시면, “"당신들은 오늘 내가 당신들에게 명하는 모든 명령을 잘 지키십시오. 그러면 당신들이 살아서 번성할 것이며, 주님께서 당신들 조상에게 약속하신 땅에 들어가서 그 땅을 차지할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그랬지만,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착각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잘 지킬 때’ 그것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신앙생활을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부여하신 하나님의 율법은 설교 말씀을 통해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당시 주변 국가들의 법과는 달랐습니다. 그들이 살아온 생활방식과 달랐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불편했겠습니까? 그럼에도 이 법과 말씀을 따라야 했습니다.

오늘날에도 성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불편하게 여겨야 하는 게 맞습니다. 이상하게 여겨야 하는 게 맞습니다. 왜냐하면, 말씀은 세상의 방식과는 다른 길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경험과 기준과 생각과는 다른 길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성경을 읽으면서도 불편해하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나의 목적을 하나님을 통해, 말씀을 통해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를 미리 정해놓고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잊어버리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최종 목적지 즉 ‘그것’도 하나님이 정해주신다는 사실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약속하신 최종 목적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저 “살려주세요!”라고 호소했을 뿐입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그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오늘 우리의 삶이 더 고통스러운 이유는, 하나님이 차지하게 하실 ‘그것’이 있는데, 늘 우리가 차지하고 싶은 ‘그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방향의 가야 할 길이 있는데, 우리가 가고 싶은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통스럽습니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삶을 하나님께 맡길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억지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는 대로 삶을 놔두어야 합니다. 흘러가는 대로 놔두는 삶이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특히나 내가 원했던 삶이 아니라면 더 그럴 수 있습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당장 내가 경험하는 일을 해결하려고 하되, 내 뜻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그 방향에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이 있음을 믿고 따르라는 말씀입니다.

그럼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고, 그 길로 따라간다면 삶이 순탄하겠습니까? 2절 말씀을 보겠습니다. “당신들이 광야를 지나온 사십 년 동안,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을 어떻게 인도하셨는지를 기억하십시오. 그렇게 오랫동안 당신들을 광야에 머물게 하신 것은, 당신들을 단련시키고 시험하셔서, 당신들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당신들의 마음 속을 알아보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구절을 읽으면 쎄게 한 대 얻어맞는 느낌 안 드십니까? 애굽에서 오랜 시간을 고생했는데, 살려달라고 그렇게 애원했는데, 빨리 사람답게 살고 싶은데 모세는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그렇게 오랫동안 당신들을 광야에 머물게 하신 것은, 당신들을 단련시키고 시험하셔서, 당신들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당신들의 마음 속을 알아보려는 것이었습니다.”

충격적인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애굽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을 생각하면 바로 약속한 땅으로 가도 쉽지 않은데, 바로 가지도 않고 40년을 광야에서 고난의 시간을 보낸 이유가 단련하시고, 시험하셔서,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를 통해 믿음을 확인하려고 하셨기 때문이라니 너무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렇게 하신 대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3절 이하의 말씀입니다. “3 주님께서 당신들을 낮추시고 굶기시다가, 당신들도 알지 못하고 당신들의 조상도 알지 못하는 만나를 먹이셨는데, 이것은, 사람이 먹는 것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당신들에게 알려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4 지난 사십 년 동안, 당신들의 몸에 걸친 옷이 해어진 일이 없고, 발이 부르튼 일도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낮추셨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굶기셨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조상들도 먹어본 적 없는 만나를 먹이셨다고 말합니다. 이런 삶의 과정으로 인도하신 이유는 ‘사람이 먹는 것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당신들에게 알려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모세는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당신들이 그 고생을 하며 살아왔지만 40년 동안, 당신들의 몸에 걸친 옷이 해어진 일이 없고, 발이 부르튼 일도 없이 하나님이 지켜주셨습니다.’ 삶이 이스라엘 백성들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지만 그래서 불안과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하나님은 당신들을 시험하면서도 동시에 보호하셨다는 말씀입니다.

모세의 선포가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안심이 되는 이유는, 하나님은 자녀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십니다. 내가 원하던 그림이 아닐 수는 있지만, 하나님만의 방식으로 자녀를 보호하시고 인도하십니다.

우리가 몇 주간 새벽기도 시간에 함께 읽은 사도행전에 나오는 바울의 로마로 향하는 여정을 살펴보면 신명기의 말씀이 더 잘 이해가 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자신을 이방인을 위한 사도라고 칭했습니다. 자신을 이렇게 칭한 이유는 스스로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서가 아닙니다. 사도행전 9:15에서 하나님은 아나니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15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그는 내 이름을 이방 사람들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 가지고 갈, 내가 택한 내 그릇이다.’”라고 말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이방 사람을 위한 사도가 되었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로마로의 여정도 그렇습니다. 사도행전 23:11 “그 날 밤에 주님께서 바울 곁에 서서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언한 것과 같이, 로마에서도 증언하여야 한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후 바울의 일정을 보면 비현실적인 고난의 일정이 연속해서 일어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고소당하고, 감옥에서 2년을 갇혀 지내고,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고, 배가 난파당하고, 뱀에게 물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국 바울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로마에 도착했고, “바울은 자기가 얻은 셋집에서 꼭 두 해 동안 지내면서, 자기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맞아들였다. 그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하게 하나님 나라를 전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일들을 가르쳤다.”(사도행전 28:30-31)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성도의 삶도 40년간을 광야에서 지내면 훈련을 받고 약속의 땅으로 들어간 것처럼, 바울이 약속의 말씀을 듣고도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것처럼, 고난과 역경의 순간들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결국 약속의 땅으로 들어간 것처럼, 바울이 로마에서 자유롭게 복음을 전한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것을 차지하리라.’는 약속의 말씀이 이루어질 줄 믿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감으로 하나님이 정해주신 목적지에 닿을 때,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하겠습니까? 5절 이하의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5 당신들은, 사람이 자기 자녀를 훈련시키듯이, 주 당신들의 하나님도 당신들을 훈련시키신다는 것을 마음 속에 새겨 두십시오. 6 당신들은 주 당신들의 하나님의 명령을 잘 지키고, 그의 길을 따라가며, 그를 경외하십시오. 7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을 데리고 가시는 땅은 좋은 땅입니다. 골짜기와 산에서 지하수가 흐르고 샘물이 나고 시냇물이 흐르는 땅이며, 8 밀과 보리가 자라고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가 나는 땅이며, 올리브 기름과 꿀이 생산되는 땅이며, 9 먹을 것이 모자라지 않고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는 땅이며, 돌에서는 쇠를 얻고 산에서는 구리를 캐낼 수 있는 땅입니다. 10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주신 옥토에서, 당신들은 배불리 먹고 주님을 찬양할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이야기도 이렇게 쓰일 줄 믿습니다. 성경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발견하고 그렇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그 목적지를 향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고난의 과정이 당연하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의 믿음을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 어떤 고난의 시간을 겪고 계십니까? 그것은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경험입니다. 그 경험이 나에게 왜 다가왔는지를 고민하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경험을 뚫고 나아가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성도로 살게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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