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 ⓒ연합뉴스

지난 13일 일본 스가 요시히데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일본 내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바다 방류를 강행한 것이다. 실제 방류는 새로운 설비 건설 등에 시간이 걸려 2년 뒤 이뤄질 전망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정화에도 오염물질 제거 불능

이번 결정은 후쿠시마 제1원전 물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 약 125만톤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장기간(약 30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을 지연시키지 않기 위해 처리 방침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제1원전에 있는 약 1천개 탱크에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었으나 내년 가을에 이르러서는 탱크가 부족해 더 이상 보관이 어렵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주장이다.

오염수 바다 방류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성이다. 도쿄전력이 ‘다핵종 제거 설비’(ALPS·알프스)로 이미 한번 정화를 했음에도 현재 탱크 속 오염수의 70%에는 세슘과 스트론튬, 요오드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돼 있다. 이 사실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7년여가 흐른 뒤 밝혀졌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최근 오염수 일부를 ‘알프스’로 2차 처리해보니 주요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차 정화 결과는 전체 오염수 중 극히 일부이고, 방사성 물질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알프스’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도 문제의 소지가 크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 시설이 있는 다른 나라에서도 삼중수소를 포함한 물을 바다에 방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건강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수산물을 통해 인체로 들어와 유기결합삼중수소로 전환되면 내부 피폭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중수소가 인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한 만큼, 일본처럼 사고 원전에서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로 방류하는 것에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결정”

일본 정부의 이러한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각국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들의 비난 수위는 상당히 높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이하 핵그련)는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는 인류에 대한 죄악”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핵그련은 이어 일본 정부의 희석해 방류하면 문제가 없다는 발표에 대해 “희석한다고 해서 방사성 물질의 총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이는 “독성물질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말이며, 일본 정부가 책임져야 할 독성 오염수를 전 세계에 떠넘기는 범죄행위”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또한 핵그련은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가장 편리하고, 값싼 방법을 택한 것”이라며 “자신들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핵사고의 흔적을 지우는 방식으로 이 일을 해결코자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류를 통해 직접 영향을 받게 될 주변국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며, 이는 “무책임할 뿐 아니라 몰염치한 결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핵그련은 마지막으로 “일본 정부의 결정을 규탄”하며,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끝까지 일본을 비롯한 세계의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핵그련이 발표한 규탄 성명서 전문이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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