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독립을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목소리를 높였던 1919년 3월1일의 사건을 3.1운동으로 불러왔다.

그러나 그 3월1일 100년을 앞두고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에서 발표자들은 하나같이 “3.1운동이 아니라 3.1혁명으로 보자”는 주장이 전개되었다.

단순한 구호성 발언이 아니라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기반에 선 주장들이 앞으로의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25일 오전 중구 롯데호텔에서 시작된 이 국제 컨퍼런스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평통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그리고 여의도 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것이다.

왜 3.1혁명으로 불러야 하는가

안재웅 박사(한국YMCA 전국연맹 유지재단 이사장)의 사회로 시작된 첫 번째 주제강연부터 3.1운동의 혁명성을 뒷받침할만한 주장이 제기되었다. 첫번째 주제강연을 맡은 윤경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한성대 명예교수, 이하 윤 이사장)은 ‘3.1운동 이후 100년, 한국기독교의 역사성과 현재성’이란 제목의 발제에서 3.1운동이 혁명성이 강한 ‘혁명’임을 강조했다.

▲ “3.1운동 10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 첫날 안재웅 박사의 사회로 첫 번째 발표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윤경로 이사장(사진 가운데)과 유르겐 몰트만 독일 하이델베르크 명예교수(사진 오른쪽). ⓒ이신효

그는 혁명을 “체제가 전환되는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사는 우리가 ‘민국’이라는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황제가 주권과 군권 모두를 가지고 있던 시대에서 주권재민의 시대로 바뀌는” 시발점으로서의 3.1운동의 혁명성을 지적한 것이다.

계속해서 윤 이사장은 3.1운동을 3.1혁명으로 볼 수 있는 근거로 1911년 중국의 신해혁명을 언급했다. 그는 “수천년 동안 이어왔던 봉건체제를 마감하고 중화민국을 탄생시킨 ‘사건’을 신해’혁명’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예로 든 것이다.

윤 이사장은 동일한 논리로 “대한제국의 시대에서 대한민국의 시대를 연 것이라고 한다면, 3.1운동도 충분히 혁명으로 불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윤 이사장은 반론의 여지를 두며, “역사는 해석학”이라고 언급했다. 윤 이사장은 동학혁명을 예로 들며, “60년대 까지만 해도 동학 난이라 불렸지만, 지금에 와서 동학혁명이라 불린다.”고 지적했다. “60년대의 해석이 지배자의 논리로 해석된 것이라면, 지금의 해석은 민중의 눈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라며, “동학혁명은 당시 정세인 반외세와 반봉건을 정확하게 분석한 혁명”이라는 것이다.

이어 윤 이사장은 “혁명이 성공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시대를 변화시킬 방법이나 이념을 제시했다면 충분히 혁명으로 불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윤 이사장은 3.1운동의 혁명성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논의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역사의 해석에 대한 문제로 남겨 두지 않고 정치적으로 변한다면, ‘제2의 건국절 논쟁’으로 소모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3.1혁명, 한국 인권-민주주의 모태

윤 이사장에 이어 독일 하이델베르크 위르겐 몰트만 명예교수는 “국제적 관점에서 본 3.1운동”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 3.1운동 100주년 국제 컨퍼런스에 많은 참석자들로 행사장은 가득 채워졌다. ⓒ이신효

몰트만 교수는 “3.1운동은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문화적 일본화정책을 따르게 하는 등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1운동은 의미없는 것이 아니다. 제국주의 침략세력에 대한 민중들의 저항이었고, 베이징의 ‘5.4’운동을 일으키는 자극제가 되었다”며 그 의의를 강조했다.

또한 그는 3.1운동 시기의 20세기 세계정세를 분석하면서 “두 세계대전을 통해 인류가 깨달은 것은 바로 ‘인권-민주주의에 미래가 있다.”며, “교회는 특정 민족의 교회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교회 즉, 에큐메니컬을 추구하면서, 우주의 화해자로서 창조세계와의 평화를 이루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3.1 운동 10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는 오는 27일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바라며, 임진각과 도라 전망대 등을 돌아보는 평화기행을 끝으로 2박 3일 간의 일정을 마칠 계획이다.

이신효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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