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현지에서 언론인이었던 아나스 씨와 의과대학생인 무나 씨, 반정부 활동을 했던 자이드 압델레만 씨 등 이집트인 3명은 허술하고 장기화된 난민심사 등에 항의하며 지난 달부터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해 왔다.

이들은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이집트 군사정부의 박해를 받을 수 있다며 난민 신청을 했으나 아나스와 자이드는 법무부로부터 ‘불인정 처분’을 받아 이의 제기를 한 상태였고, 무나는 1차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9월6일 단식농성 중이던 이집트인 난민신청자 2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난민과 함께하는 공동행동’(공동행동)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4일 저녁 6시40분경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20일째 단식농성 중이던 아니스 아흐마드 샤하다(28)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데 이어, 저녁 7시40분경에는 6일째 단식 중인 무함마드 무나(30) 씨마저도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공동행동 쪽은 이들이 한때 의식을 잃고 발작 증상을 보이기도 했으나, 현재는 수액을 맞고 일반병실에 옮겨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최소 3~4일간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인 난민신청자 아니스(28)가 공정한 난민심사를 요구하며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단식농성 중 4일 저녁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난민과 함께하는 공동행동 제공

이런 상황이 알려지면서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인권센터(소장 박승렬 목사)는 현재 청와대 앞 효자동 치안센터 앞에서 20일째 단식농성 중인 난민의 아픔에 동참하며, 문재인 정부가 하루빨리 난민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NCCK인권센터는 먼저 “이집트 정부의 탄압을 피해 한국에 왔지만 이에 따른 난민협약과 난민법에 의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내 난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난민들은 또 다른 위협에 처해 천천히 죽어가고 있으며 갓 태어난 이들의 아이는 국적도 취득하지 못한 채 국제미아 상태에 있다.”고 한국사회의 낙후된 난민 정책을 꼬집기도 했다.

또한 NCCK인권센터 “그 사회와 공동체의 성숙함은 바로 고통당하는 이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며, “촛불정부임을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는 이 시대의 약자인 ‘난민’을 위해 속히 난민법을 이행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촉구했다.

NCCK인권센터는 이어 “난민은 우리의 이웃”이라며 글들은 “한국 사회의 일자리를 빼앗으러 온 이들이 아니라 박해를 피해 피난해 온 피난민들”이라고 밝혔다. 또한 “잠재적 테러리스트나 특정 종교 포교를 목적으로 온 이들도 아니”라며 난민에 대한 가짜뉴스에 반박했다. 이들은 그저 “일상의 노동으로 평범한 삶을 이어가던 우리와 같은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NCCK인권센터는 “정부는 현재 지체되고 있는 난민신청 절차를 속히 진행”하고 “불법적 난민 지위 불인정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를 실시하여 법무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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