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총학생회가 9월5일 오전 한신대학교 만우관 앞에서 4자 협의회를 통한 10월 내 연규홍 총장에 대한 신임평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는 지난 3일 만우관 옥상에서 김건수 복지국장의 고공농성 단식을 알리는 회견이었다.

요구는 단 하나, 연규홍 총장에 대한 신임평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은혜진 총학생회장은 “복지국장님께서 고공에 올라가 단식을 하면서까지 요청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이번 2학기 10월 내로 총장 신임평가를 진행하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건수 학생이 고공·단식 농성 중인 만우관 앞에서 한신대학교 총학생회 주최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에큐메니안

또한 김건수 학생의 고공·단식농성의 원인을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진 지난 4자 협의회의 회의록 채택 무산에 관해서 “부총학생회의 단식을 풀게 했던 당시 회의를 무시하고 회의록 채택을 못하게 했다.”며 “9월 내로 3주체가 힘을 함쳐 신임평가를 진행하려고 했던 준비과정을 학교가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날선 비판을 이었다.

계속해서 은혜진 총학생회장은 연 총장의 임기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처·실장단의 교체와 두 차례에 걸친 직원들의 인사 이동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총장의 불신임이 더욱 더 명확해져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을 한신대학교 중앙노래패 ‘일과 놀이’ 소속이라고 밝힌 이다경 학생은 지난 채수일 총장 시절과 강성영 교수 사태 시절의 학생들의 투쟁을 언급하며, 또 다시 연규홍 총장까지 왔다며, 김건수 복지국장과 함께 우리 학생 모두가 힘들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열심히 목소리 내서 강성영 인준 부결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다경 학생은 “수 천만원의 빚을 내서 (총장 자리에) 있는데, 당근 500만원에 교수 자리를 약속하는” 총장을 날서게 비판했다. “‘예전에는 비리 총장 많았는데 선배들이 투쟁해서 결국에 한신민주화 쟁취했다더라’는 말이 오갈 수 있도록 반드시 10월 신임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며, 학생들을 독려했다.

동등한 주체도 아니고 한때의 객기로 치부하는 어른들에게 화난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이신효 신학대학 학생회장은 “2016년 농성장을 차리고 투쟁하는 학우들 앞으로 실소를 지으며 지나가는 학교 어른들을 보면서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한 이신효 학생회장은 “지난 4년동안 내 친구 건수는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싸웠다.”며, “그는 왜 저 옥상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을까? 또 우리는 우리 친구 건수가 저 위에서 밥을 굶고 있는데 우리는 왜 그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고 그 결정을 따라줘야만 했을까?”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발언을 이어갔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생들은 “우리의 친구, 건수가 왜 저곳에 올라가 있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에큐메니안

계속해서 이신효 학생회장은 “4년 동안 우리의 투쟁에 응답하지 않는 학교가 학생을 자신들과 동등한 주체로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신효 학생회장은 적어도 늦봄과 장공의 후예라고 하는 이 한신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이렇게 무시하는 현상에 대해 “작태”라는 격한 단어를 사용하며 “우리의 투쟁을 객기라고 치부하는, 아니 겉으로는 도와주는 척하지만, 그 속에는 나이라는, 남성이라는 ‘나도 그땐 그랬지’라는 말로 우리의 정의로운 외침을 무시한다.”며 학교 사태를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의 권위주의를 이와 같이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성명서를 낭독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연규홍 총장 신임평가 수용 뜻 밝혀

한편 기자회견이 있기 이틀 전, 이사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총장과 이사들에게 학생들의 의견을 전하기 위해 장공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연 총장은 학생들의 요구에 침묵하며, 학교를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계속되는 요청으로 연 총장은 학생들과의 간담회를 가진 것이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 신임평가를 진행하겠다는 협약서 내용을 이행할 것, ▲ 4자 협의회의 소집을 방해하지 말고 총장으로써 적극 독려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요구에 연 총장은 확실한 답변을 피하다가, 결국 학생들의 요청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것으로 학생들은 전했다.

▲ 9월3일 한신대학교 장공관에서 열린 이사회를 마치고 학교를 빠져나가려는 연규홍 총장의 차를 막아선 학생들. ⓒ한신대 총학생회 제공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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