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30일, CBS재단이사회(이사장 김근상 전 주교)는 CBS 신임 사장에 한용길 현 사장을 선출했다. 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의에 앞서 사장추천위원회가 5명의 후보 가운데 세 후보자(김승동, 권혁률, 한용길)를 추천했으며 이어진 이사회에서 수차례 표결을 거쳐 최종 한명을 선출하게 된 것이다. 김근상 이사장은 노조의 반발로 의결권을 기권하고 17명의 이사들이 표결에 참여했다.

김근상 이사장 끝내 표결 표기

CBS노조 대의원들은 오전부터 이사회실 앞에 모여 “CBS 리더십 교체 공명정대하게” 등의 문구가 씌인 피켓을 들고 김근상 이사장의 사장선출 의결을 막아야 한다며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또한 노조원들도 이사회실 밖에서 대기하며 이사회가 끝날 때까지 내부의 표결하는 모습을 내내 주시했다. 이들은 한때 김근상 이사장의 표결 참여 조짐이 보이자 “이사장님 기권하십시오.” 하고 목소리를 높이며 반발하자 이사장은 결국 표결을 포기했다.

▲ 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에 김근상 이사장(오른쪽)이 의장을 맡았으나, 표결에는 기권하는 것으로 타협과 양보가 이뤄졌다. ⓒ윤병희

이사들의 1차 투표 결과 세 명의 후보 중 권혁률 후보가 탈락하자 CBS노조원 사이에서 한숨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후 나머지 두 후보를 놓고 과반수에 이를 때까지 수 차례 투표를 거듭한 끝에 한용길 사장의 연임으로 최종 결론지어졌다.

연임에 성공한 한용길 사장은 선임된 직후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CBS가 점점 더 역사 속에서 중요한 때에 우리에게 주어진 선교사명, 공의로운 언론, 교회를 새롭게 하고 교회와 함께하는 CBS로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진성 노조위원장은 이전부터 “김근상 이사장의 의결권 행사를 막는 것이 불법이라 하더라도  표결을 저지할 것이다.”고 밝혀 온 바 있다. 이날 사장선출이 진행되는 두어 시간 동안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며, 그간 이사장의 말바꾸기 행보 결과 의결권을 스스로 기권하도록 쐐기를 박은 모양새다.

한편 노조측은 한용길 사장 재임시 행보에 비판적이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진성 노조위원장은 “김근상 이사장이 의결권을 기권한 것은 마땅한 일을 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한 사장의 연임에 대해서는 “(한용길 사장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여전히 이사회 구성에는 불씨 남아

CBS재단이사회 조재호 부이사장은 사장 선출을 마친 후 기자에게 “이사장은 당연한 권리가 있는데...”라며 이사장의 표결 저지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사장의 기권에 대해 “회사의 평화로움과 이사회의 질서가 깨지지 않게 하려고 결단을 잘 내리신 것이다. 힘들고 고통스럽게 이사들의 중지를 수용해서 (의결권 행사를) 안 하시는 게 좋겠다는 결단을 내리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 연임에 대해서 “사장 연임은 이사회의 결정이다. 이사들의 깊은 생각과 결단이 조금씩 다르다 하더라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 지도자들로 구성된 이사진들의 비전문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CBS 사내에 자자하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원들은 사장 선임 기준으로 전문성, 철학,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원하지만, 현재의 의결구조로는 요원한 일로 비춰진다. CBS의 노조조합원 비율은 전체 사원 470여 명 중 300여 명이 조합원으로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CBS노조는 후속 과제로 정관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5월10일 CBS는 이사장 선출이 예정되어 있더 또 한차례 리더십의 교체가 주목된다.

▲ CBS노조들이 김근상 이사장의 투표 포기를 촉구하고 있다. ⓒ윤병희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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