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4대 종단 종교계의 중재로 KTX 해고승무원 사태 중 난항을 거듭하던 억대의 환수금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KTX 승무원 대책위에 참여한 개신교, 성공회, 불교, 천주교 등 4대 종단이 “부당이득금 환수에 대해 코레일은 장기간 투쟁으로 인한 해고승무원들의 어려운 처지와 비슷한 처지의 채무자들에 대한 사회적 구제조치의 선례를 고려해 지급된 임금 총액 원금의 5%를 환수하는 것으로 한다.”는 내용의 중재안이 대전지법의 권고안으로 결정된 것이다.

대전지법의 권고는 해고승무원 노조측과 철도공사측에 우편으로 전달되며, 이후 2주간 이의신청이 없으면 그대로 조정이 성립된다.

그러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해고승무원측 한 관계자는 이번 대전지법의 권고에 대해 “하지만 우리는 아직 ‘해고승무원’이다. 환수금 문제가 해결된 것이지 해고 문제나 복직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하루 빨리 복직 문제도 해결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측에서는 이것으로 KTX해고승무원 문제 자체를 일단락지으려고 하는 것 같아 조금 힘들다.”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 지난해 12월18일 KTX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제2차 오체 투지 현장. KTX해고승무원들과 종교인들이 함께 서울역을 출발 청와대까지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윤병희

또한 NCCK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2주간 동안 공사측에서는 이사회를 열고 이 권고안에 대해 결정하게 된다. 이는 현재 철도공사 사장이 선임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부장이 결정했기 때문에 이사회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결국 이사회의 확정을 통해 새로운 사장이 부임하더라도 이 결정을 번복하게 될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계속해서 NCCK 한 관계자는 “이사회를 통해 반드시 이 중재안이 통과될 것으로 낙관하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사회적으로 이렇게까지 문제가 진행됐는데 이사회에서 거부하겠냐”며 조심스럽게 이사회 결정을 예견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월1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열린 대전지법(조정전담법관 정우정) 조정재판에서 “종교계가 제시한 중재안에 따라 KTX 해고승무원은 원금의 5%인 총 1억4천256만 원(1인당 432만 원)을 3월 말까지 코레일에 지급하고, 코레일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는 내용의 조정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철도공사는 대전지법의 조정결정권고에 따라 KTX 해고승무원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의 청구를 포기하고 KTX 해고승무원들은 애초 계획했던 국제노동기구를 비롯한 UN 산하 국제기구와 유럽의회 등에 제소 등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

KTX해고승무원의 발단

이번 사태는 지난 2006년 철도유통이 담당하던 승무사업 위탁관리를 반납받은 철도공사가 당시 KTX(관광레저(현 코레일관광개발)에 승무사업을 재위탁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KTX 승무원들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으며 이 과정서 철도노조는 자회사로 이적을 거부한 280여명을 같은 해 5월 정리해고 했다.

이어 2008년 10월 승무원들은 철도공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보전 및 임금지급가처분소송을 제기했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와 2심을 맡았던 서울고법 민사15부는 모두 철도공사가 여승무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임을 인정, 본안판결이 날때까지 임금을 지금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015년 대법에서는 1심과 2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여승무원들의 청구를 기각, 4년간 지급받은 임금을 반환토록해 여승무원 1인당 약 8600여만원의 빚을 안게 됐다. 현재 이 재판에 참여했던 34명(이중 1명은 사망)은 이자까지 모두 1억이 넘는 채무를 지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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