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개막을 한달 여 앞두고 성화봉송이 전국을 누비며 올림픽 띄우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횃불의 이면에 드리운 그늘이 크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있다. 16일 오전11시 광화문광장에서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녹색연합, 문화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평창동계올림픽반대모니터링단,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 등 여려 인권ㆍ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 적폐’를 알렸다. 이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환경파괴, 예산낭비, 장애인시설 미비를 비롯하여 성소수자 참여 배제까지 다양했다.

조목조목 따져보니 문제 투성이

먼저 재정적자는 처음 책정 예산 8조에서 14조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강원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윤도현 사무처장은 “201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한 올림픽 개최예산은 8조8천억, 2015년에는 13조, 2016년 말에는 14조2천억원까지 늘어났다.”고 성토했다. 이는 국민 1인당 35만원의 비용을 부담하는 규모이며, 이같은 결과는 시민사회가 그동안 기존 시설을 재활용하는 분산개최를 제안했으나 정부의 ‘분산개최 불가’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 평창동계올림픽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따져보기 위해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모였다. ⓒ윤병희

환경파괴 문제의 한 사례로서 녹색연합 정규석 정책팀장은 가리왕산 자연숲 훼손에 대해 언급하면서 “5백년 된 자연숲인 가리왕산을 헐고 스키장을 만들었다. 단 3일의 경기를 위해 훼손시킨 것도 문제지만, 복원방침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과 책임을 도외시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활동가는 “장애인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은 ‘그들의 잔치’에 불과하다.”며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림픽의 정신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며 “이번 올림픽에는 평등권 인권이 없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문 활동가는 “사람들은 ‘열정’이라는 말과  ‘평창 평양 평화’라는 슬로건으로 바람을 넣고 있는데 나는 ‘평등’을 얘기하고 싶다. 평등이 먼저이고 평등이 있어야 평화가 가능하고 평화를 통해 평창에서 평양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해 듣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소수자들의 입장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문애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사진 왼쪽)와 양은오(홀릭)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대표 ⓒ윤병희

한편 평창올림픽에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양은오 대표는 올림픽에서 성소수자 선수를 위한 ‘프라이드하우스’를 언급하며 “캐나다 등 개최국에서는 ‘프라이드하우스’ 제공을 통해 성소수자 편의를 제공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벌어진 국가 차원의 성소수자 차별을 언급했다.

또한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러시아 당국의 반대로 프라이드하우스가 끝내 무산되어 성소수자는 경기참여를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IOC 차원에서도 선수촌 운영 등에 성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하고 있으나 개최국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으면 보장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평창올림픽 기간에 ‘프라이드하우스 평창’과 ‘차별신고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누구를 위한 잔치이고 올림픽인가

▲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윤도현 사무처장이 평창동계올림픽의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윤병희

사회를 맡은 문화연대 박선영 총무는 “조직위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인권올림픽, 환경올림픽, 문화올림픽,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표방했지만, 전혀 인권적이지 않고 환경파괴를 일삼고 있으며 문화를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올림픽이 성공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우리는 ‘올림픽 적폐’라고 말하고 싶다.”며 올림픽 준비측을 비판했다. 시민들의 참여없는 외부인의 동원은 적폐의 발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이 소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고자 기자회견을 마련했다.”며 취지를 밝혔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사실상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저조하다. 조직위가 밝힌 바 티켓 판매량은 67%에 머물고 있다.”고 밝히며 “티켓 가격이 가장 저렴한 것이 15만원이다. 국민 모두가 세금을 내고 금수저만 관람한다. 공평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평창동계올림픽이 그동안 경색되어 있던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마중물이 된 것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런 긍정적인 평가는 정부든 언론이든 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있는, 드러나지 않은, 드러내지 못하는 그런 것들을 우리는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윤도현 사무처장의 말이다. “환경올림픽, 환경 다 파괴됐죠, 경제올림픽, 다 투기꾼들만 난립했죠, 집값 다 올려놓고 지역경제활성화라고 해놓고 있는 사람만 더 잘 살게 된 거고, 이제 하나 남은게 평화문제 남북관계인데 이것도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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