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학원 이사회 파행운영이 불러온 한신대 사태로 단식 중이던 진유경 학생이 11월16일 저녁, 구급차에 실려 긴급하게 백병원 응급실로 호송되었다. 혈당수치 검사 결과 44mg/dL로 나왔기 때문이다. 의사는 ‘단식 중단, 즉시 입원’을 처방했으나, 진유경은 의사의 권유를 완강히 거절하고 “이거 수액 한통 다 끝나면 다시 단식 천막으로 돌아가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진유경 학생을 검진한 의사는 “이대로 더 간다면 쇼크가 올 수도 있고 간질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아침마다 꼭 혈당을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진유경의 계속적인 단식 고집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의사는 “이렇게 진짜 아무것도 먹지 않고 단식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밤 9시경 진유경은 수액 IV를 마친 후 응급실을 나와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으로 발길을 돌렸다.

▲ 한신대 보건소 간호사가 혈당을 체크하던 수치가 너무 낮게 나와 긴급하게 병원으로 후송되어 수액을 맞고 있는 진유경 학생. 수액을 다 맞고 혈당 수치가 정상치로 돌아오자 다시 단식농성천막으로 돌아갔다. ⓒ윤병희

이날 낮에 함께 혈당을 측정한 김강토 학생은 수치가 78mg/dL로 나와 계속 천막을 지켰다. 이러한 예비진료는 조현식 한신대 교수학습지원센터 교수지원팀 과장이 한신대 보건소 직원을 대동, 단식 중인 학생들의 천막을 찾아와 건강이 어떤지 살펴보는 가운데 혈당체크를 했던 것이다. 이때 진유경 학생의 혈당 수치가 너무 낮은 것을 발견, 긴급하게 구급차를 요청하고 병원으로 후송하게 된 것이다.

혈당은 일정한 농도로 유지되지만, 식사를 하기 전과 후는 다르다. 식사를 하면 포도당으로 혈중에 들어가므로 식후의 혈당치는 식전보다 높아지게 된다. 보통 공복 시 혈당의 정상치는 70～110mg/dL이고, 식후 혈당은 사람마다 다르나 140mg/dL 이하를 정상치로 본다. 현재 9인의 단식자들에게 식후 혈당 수치는 무의미 진술이다. 

백병원 응급실의 최경운 외과의에게 환자의 상태를 물었다.  

에큐: 지금 환자의 상태는?
최: 제가 듣기로 (환자가) 9일 정도 단식하시다가 저혈당에 빠졌습니다. 저혈당 수치가 30에서 40정도로 계속되면 간질, 쇼크, 여러 가지 안 좋은 것들이 올 수 있습니다. 환자분이 지금 나이도 젊고, 예전에 앓고 있던 특별한 지병이 없어서 어느 정도 버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 상태는 저희가 치료를 해서 혈당은 좋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혈당에 따른 여러 가지 증상들, 어지럽다든지 손발저림이라든지 하는 증상은 거의 안 보이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보통은 하루정도 더 보면서 치료를 하고 그동안 섭취하지 못했던 당분 등을 보충해주면서 여러 가지 숨겨져 있던 증상들이 나타나는지 이런 것들을 보고 괜찮은 모습을 확인한 후에 퇴원하는 것이 보통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이 분은 본인이 워낙 강력하게 일단 응급처치만 하고,  가서 다시 하던 거 계속 하겠다, 5일만 있으면 고지가 눈앞에 있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에큐: 앞으로 5일을 더 단식하면 어떻게 되는가?
최: 만약에 지금처럼 똑같이 아무것도 안 먹고 “쌩”으로 굶고 하면 똑같은 상황에 빠질 수 있고, 더 위험해질 수도 있어요. 제가 ‘그냥 사탕이라든지 먹어가면서 하면 어떻겠느냐?’고 얘기를 해드렸죠. 다시 단식 천막으로 돌아가신 후에 다시 증상이 생기면 언제든 즉시 다시 오라고 얘기할 겁니다. 오늘 퇴원 전에 혈당체크를 다시 할 겁니다. 올라가는 정도를 다시 보고, 저 수액이 다 들어가고 나서 몸에 부족했던 당분이 보충되고 나서 다시 또 (수치가) 떨어질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증상이 또 생길 수가 있기 때문에 그런 염려가 없는 상황에서 퇴원을 시키려고 합니다. 시간을 좀 더 두고 봐야 될 거 같습니다. 연세가 많거나 완전히 “쌩”으로 하시는 분들은 위험합니다. 물은 먹는다고 들었습니다. 걱정이 됩니다. 최소한 물과 소금 당분은 최소한도로 섭취를 해야 되는데, 너무 이렇게 식사를 안 하시고 단식을 하게 되면, 근육량도 줄게 되고, 몸에 나쁜 성분들이 피에 돌게 됩니다.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에큐: 본인들 스스로가 건강체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최: 혈당체크를 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3명이 같이 아흐레 째 단식을 하고 있다고 하시는데, 나머지 두 분은 그렇게까지 심한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혈당체크는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아침에 공복 혈당, 항시 공복이겠지만요. (웃음) 수치가 44(mg/dL)로 나온 것은 위험합니다. 몸에 에너지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동차로 말하면 엔진을 움직이는 연료가 없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보통 의료기관에서는 최소한 아침에 한번, 식전 식후 체크, 그런데, 식후는 의미가 없잖습니까? 아침에는 반드시 체크하시고, 지금처럼 증상이 어지럽다거나 하면 지체없이 체크하시면 됩니다. 항상 공복상태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떨어질 수가 있습니다. 물이랑 소금이랑 설탕을 항시 곁에 비치해 두고, 자기 몸을 어느 정도 챙겨가면서 해야 되잖아요. 그렇게 하도록 지도를 해주시고요,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으로) 오시도록 해주십시오. 

(최경운 외과의는 자신의 사진이 나오길 원치 않아 첨부하지 않았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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