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39명이 길거리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934일 만에 회사측과의 단체교섭을 통해 10월16일부터 정규직으로 복귀하게 되었다.

이를 기념해 9월28일(목) 저녁7시30분부터 종로1가에 위치한 동양시멘트(삼표그룹) 본사 앞에서 “동양(삼표)시멘트 투쟁승리 보고대회”를 가졌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동양시멘트 해고노동자들과 NCCK 정의·평화위원회(이하, NCCK 정평위) 등 이들과 연대했던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해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 동양시멘트 해고노동자 투쟁승리보고대회에서 백기완 선생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보고 대회 첫 순서로 나선 백기완 선생은 “저는 여러분들이 승리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더 기쁩니다. 승리한 여러분께, 흔히들 호라고 하지만, 우리말은 덧이름이라고 하는데, 여러분께 덧이름을 하나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짓밟혀도 일어서는 민중을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서덜’이라고 합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에게 서덜이라는 덧이름을 선물해 주고 싶습니다.”라고 하며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진 순서는 동양시멘트 해고노동자들과 연대한 각 단체 대표자들이 나와 차례로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영등포산업선교회 진방주 목사는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동양시멘트 투쟁 이어받아 비정규직 철폐하자.”며 구호로 마무리했다.

또한 동양시멘트 대책위원회로 활동했던 남재영 목사(NCCK 정평위 위원장)는 “여러분들과 단식 투쟁을 하고 고향에 내려갔더니 친구가 저한테 그러더군요. “그렇게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그래도 “해 봐야지.” 하고 대답만 했습니다.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무너지지 않고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철벽인 것 같았는데, 여러분들이 그 철벽을 열었습니다.”라고 하며 축하의 인사를 했다. 그리고 “비정규직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아직도 투쟁하는 형제와 동지들을 잊지 말아주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며 발언을 마무리 했다.

▲NCCK 정평위 위원장인 남재영 목사는 동양시멘트 투쟁승리보고대회에서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연대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동양시멘트 사태는 2015년 2월 사내하청 노동자 사용이 위장도급이라는 고용노동부 판정이 나오자마자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집단 해고한 것이 발단이었다. 20여년간 지역 주민을 위장도급 업체에 고용시켜 사용한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집단 해고로 대응한 것이다.

NCCK 정평위는 이들이 농성을 시작하던 초기,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사순절 금식기도회”를 통해 연대했으며, 이후 현장기도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동양시멘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을 알리고 연대하는 일에 힘써 왔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18일, 정의평화위원회 남재영 목사 등 종교인들과 동양시멘트 대책위, 그리고 해고 노동자들이 본사 앞에서 단체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최병길 사장을 면담하여 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약속받은바 있다. 이 후 몇 차례의 교섭을 통해 의견을 좁혀가던 중, 지난 9월 20일, 사내하청 노동자 39명을 정규직으로 복직시키기로 합의하고 조인식을 진행하는 데에 이르게 되었다.

합의사항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 39명을 조건없이 정규직으로 복직시킬 것, 처음 비정규직으로 입사한지 2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정규직으로 인정하여 그동안 미지급 되었던 임금과 퇴직금을 일괄지급할 것, 투쟁 과정에서 발생했던 손해배상 등 민, 형사상 소송도 모두 철회할 것 등 노동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승리보고대회 이후 NCCK 정평위는 동양시멘트 지부의 승리가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미칠 큰 기쁨의 소식이 되기를 희망하며,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또한 NCCK 정평위는 앞으로도 아사히글라스 등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와 연대하며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언급했다.

▲동양시멘트 투쟁승리보고대회에 함께 연대했던 단체 관계자들이 축사를 이어가고 있다.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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