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인권센터가 16일(목)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박용철 살인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목요기도회를 열었다 ⓒ에큐메니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정진우 소장, 이하 인권센터)가 16일(목)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박용철 살인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목요기도회를 열었다. 

'박용철 살인사건'은 지난 2011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인 박용철씨가 북한산 자락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지난해 12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뤄지기도 했던 이 사건은 박용철 씨의 사체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목을 맨 채 발견 된 박용수 씨가 피의자로 지목 된 채 종결 됐다. 

16일 열린 기도회에는 박용철 씨 유가족과 본 사건을 취재해 왔던 주진우 기자(시사IN), 김용민 변호사가 참석해 사건의 정황과 의혹을 설명하고 시민사회와 종교인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유가족과 주진우 기자의 증언에 앞서 기도회가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이훈삼 목사(인권센터 이사, 주민교회)는 사무엘하의 말씀을 통해 “자신의 죄를 은폐했던 다윗왕에게 찾아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언했던 나단 선지자처럼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은 어둠을 빛으로 바꿔내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은폐된 죄는 드러내야 드러난다”며 “권력자의 오만함으로 저질러지는 많은 사건들을 한국교회가 과감하게 일어나서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는 이 시대에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것을 증거 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성복 목사(인권센터 이사장)의 축도로 예배가 마무리 된 후 유가족인 이금란 권사(故박용철 씨 부인)의 증언이 이어졌다. 기독인인 이금란 권사는 “사람들이 사건의 외형에 많은 주목을 하지만 나는 때가 되면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 일을 드러내실 것을 믿고 있다”고 했다. 또, “언론과 매스컴이 남편을 조폭의 우두머리인양 묘사해서 가족에게 이중적인 상처를 주고 있는데 이 사건의 진상이 밝혀져서 남편의 명예가 회복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 붙이기도 했다. 

박용철씨 유가족(두 아들과 부인)도 기도회에 참석해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재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다 ⓒ에큐메니안

사건을 취재 해 온 주진우 기자가 참석해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에큐메니안

주진우 기자는 “박용철씨가 생전에 박 전 대통령 편에 서서 육영재단 폭력사건 분쟁을 정리하고 고모부인 신동욱 총재(공화당)와 반대편에 서기도 했지만 진실을 이야기하려고 마음 먹은 순간 살해 당한 것”이라며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기자에 따르면 박용철씨 살인사건은 신동욱 총재 납치사건과 연결된다. 신 총재는 2009년 "박지만 회장이 중국 나를 중국으로 납치한 뒤 살해 하려했다", "육영재단 강탈을 박지만 회장이 사주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묵인했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폭로해 명예훼손으로 기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2011년 9월 초, 구속 수감 중이던 신 총재가 ‘박지만, 박근혜 명예훼손 재판’에 박용철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박 씨는 진실을 이야기 할 계획이었다. 주 기자는 “진실 밝혀지면 낭패를 보는 사람은 박근혜, 박지만이었다”며 “박용철 씨는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기 며칠 전 새벽에 주검으로 발견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아무런 증거와 증언도 없이 사건을 종결 지었다. 흔한 휴대폰, CCTV 기록 조사 조차 하지 않았다. 피의자로 지목된 박용수 씨의 유서는 의혹 투성이다. 더욱이 67kg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박용수 씨가 105kg의 박용철 씨를 살해 했다는 것은 설명하기 힘든 지점이다. 둘 사이에 채무관계가 있었다는 경찰의 주장도 거래내역 조회 결과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박용수 씨를 박용철 씨가 보살펴주는 관계였다는 것이 주 기자의 주장이다.  

진실 규명을 위해 어떤 법적 조치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주 기자와 함께 본 사건을 변론해 온 김용민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의지는 제로에 가깝다. 검찰은 박용철 씨의 사망 당일 통화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의 정보공개 요청에도 새로운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김 변호사는 “정보공개 거부를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 했고 다음 달에 재판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진실 규명을 위해 시민사회와 종교계가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설훈 의원 (더불어민주당 국조위) ⓒ에큐메니안

신동욱 공화당 총재도 기도회에 참석해 재수사를 촉구했다 ⓒ에큐메니안

한편, 이날 기도회에 참석한 설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국민조사위원회)은 “공정하고 바른 수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진실이 규명 됐을 때 국민들은 깜짝 놀라고 (가해자에 대한) 엄한 처벌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국회에서도 특검에 수사의뢰를 한 상태”라며 “오늘을 계기로 이 사건이 명백히 밝혀지고 살해자, 살인자들, 지시한자들에게 정의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설훈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국조위 의원들 (김경협, 김병기, 박주민, 설훈, 이재정, 전해철 의원)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살인사건 관련 특검의 수사를 촉구해 왔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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