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공동체론 열두 번째 강의는 김병로 교수(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가 강사로 참여해 동아시아 평화공동체의 구축에 관해 북한 이해와 남북사회 통합의 과제에 대해 모색했다. 다음은 김병로 교수의 강의를 정리한 내용이다.

김병로 교수 ⓒ에큐메니안

자전거 타고 국경을 넘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북한의 개방과 남북의 교류 협력을 통해서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자. 여기서는 평화적 관점에서 통일 문제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조선’으로 북한읽기 – 만들어낸 이미지를 넘어

북한을 이해할 때, 특히 젊은 층들은 북한에 대해 하나의 국가라는 의식조차 없이 그저 살아가고 있다. 가끔 우리 한국 사회를 보면서 한국에서 북한을 다루고 연구하는 사람들과, 또 해외에서 북한을 다루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북한’이라는 말은 한국에서만 쓰는 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멀리 있는 나라는 물론 만주와 연길이나 고려인이 사는 연해주 사회에서도 북한을 ‘북한’이라 부르지 않고 ‘조선’이라 부른다. 중국에서도 북한을 조선이라 부른다. 북한 사람들도 자신의 나라를 ‘우리나라’라고 부르며 ‘조선’이라고 부른다. 북한의 공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기도 하다. 

또한 북한에선 한국을 ‘남조선’이라 부른다. 북한에서의 남조선 이미지는 어떠할까. 북한의 언론은 한국을 돈 밖에 모르는 끔찍한 사회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물론 한국사회에도 어둠이 있지만, 북한이 만들어낸 남조선의 이미지는 한국의 실체와는 거리가 멀다. 북한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이 무비판적으로 만들어낸 북한의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북녘에 70년 동안 건설된 문화와 국가의 실체는 어떠한가? 조선이란 명칭으로 바라보자.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자. 절반 정도의 한국인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비판적 관점 또는 민족적 관점에서 절반 정도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북한은 조선민족제일주의, 민족우월주의를 내세운다. 대한민국도 비슷한 경향이 있다. 한류에서 그런 것이 잘 보인다. 이처럼 자기들의 민족적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남북의 국가성은 강화된다. 

한반도에 조선과 한국이란 두 나라가 존재한다. 한국과 조선의 차이는 국가 명칭의 차이면서, 민족성, 역사성, 국가성, 정통성의 차이이다. 우리는 우리 민족을 한민족이라고 할 때, 근원을 한 족에서 찾는다. 한 민족은 마한, 진한, 변한을 건설하였다. 일종의 삼한정통론이다. 진한의 사로에서 신라가 나왔다. 신라는 고려로 이어지며 정통성을 구축한다. 북한은 북쪽의 맥족과 남쪽의 한족으로 나뉘는데, 맥족에서 정통성을 찾는다. 맥족과 예족이 합쳐서 예맥이 되고 이는 부여, 고구려, 발해, 고려로 이어진다. 단군이 최초로 건설한 국가도 조선이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대한제국,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한민국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과 현재의 다양한 명칭을 생각해보면, 통일 과정에서도 분명히 국호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조선인가 한국인가?

전쟁 : 조선(북한)의 사회체제

이제 북한 사회가 중요하게 형성된 두 가지 요인을 살펴보자. 첫 번째는 6.25 전쟁 통해서 북한 사회의 특징적인 사회구조가 재편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1990년대 들어와서 식량난, 홍수 등으로 사회 붕괴와 재편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한국 전쟁부터 살펴보자.

전쟁의 영향은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가 있다. 전쟁 이후 전시를 대비한 지역자립체제가 성립되었고, 전쟁 희생자들이 상류층으로 재편되며 주체사상의 종교화가 이루어졌다. 먼저 북한은 전국을 200개의 세포로 분할해서 운영한 지역자립체제를 성립한다. 정치적으로는 중앙통제이고 경제적으로는 지역분산체제이다. 북한군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보급이 차단되고 일거에 무너진 경험이 있었다. 이처럼 전시 보급로가 차단되더라도 지역에서 자급자족하면서 생존 및 전투 수행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는 국가 발전의 뼈대가 되었으며, 경제적 관점이 아닌 군사적 관점에서 국가를 운영하는 사례이다. 

다음으로 전쟁 희생자들의 상류층 편입이다. 전쟁으로 남북한은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물적인 피해보다 인적 피해가 컸다. 한국의 인적 피해는 많은 자료와 연구가 있으나 북한의 희생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도 추정하자면 120만에서 150만 명이 사망했다. 한국은 82만에서 85만 명이 사망했다. 한국이 북한보다 두 배 이상 인구가 많았으니, 북한의 피해 규모가 훨씬 컸다. 북한은 전쟁 이후 성분 정책을 실시했다. 군인으로서 싸우다 죽은 사람을 전사자로, 민간인으로 죽은 사람은 피살자로 명명한 뒤에, 전사자, 피살자 가족 우대 정책을 썼다. 일종의 북한식 보훈 정책이다. 현재 북한 상류층은 300만 명 정도인데, 핵심 성분은 전사자, 피살자 가족, 후손이다. 상류층에서도 특히 고위 엘리트는 한국 전쟁 고아 출신이 많다. 그들은 혁명 유자녀 학원, 혁명학원에서 교육받았다. 혁명학원 출신들은 북한 사회의 고위 엘리트층이다. 이처럼 북한의 상류층은 전쟁과 관련된 사람들이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은 전쟁 피해를 입고 국가 보훈처에서 연금 타는 사람들은 주로 저소득층이다. 대조적이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 때문에 남북통일과 통합 과정에서 전쟁의 화해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다. 

성공회대는 종교적 기반의 학교다.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화해, 화합, 인간적인 접근이 필요한데, 종교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실 주체사상은 기독교와 가장 흡사하다. 대학마다 김일성주의 연구실이 있는데, 한국 대학에서 채플을 하는 예배당과 비슷하다. 최근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의 북한 주민들은 주체사상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북한사회는 전시대비 지역자립체제를 기반으로, 전쟁 희생자 중심의 성분계층 구조를 다졌고, 사상으로는 종교로서의 주체사상이 군림한다고 할 수 있겠다.

시장개혁의 좌절, 다시 격화된 핵무기개발

1995년에는 홍수 피해, 자연 재해와 식량문제로 80만 명 정도가 사망하였다. 당시 국제사회에서 많은 지원이 있었고, 김대중/노무현 정권도 북한과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했다. 북한은 2002년 7월에는 대대적인 시장개혁을 추진했다. 9월에는 신의주 행정특구를 설치하였다. 일본과의 수교 협력을 통해 특구의 자금을 끌어오겠다는 구상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견제로 경제개혁은 제대로 추진 못 했다. 중국은 신의주행정특구장관 양빈을 부패 혐의로 체포하였다. 부패 혐의 이면에는 북한의 경제개혁에 대한 중국의 견제 의혹이 있다. 한편 미국의 켈리는 10월 3일 북핵 문제를 제기했다. 이로부터 미국과의 전면대결이 시작되었고, 미국에 대한 반발로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핵실험을 단행했다. 2000년대부터 다시 격화된 북핵은 통일 논의의 난관이다. 

앞으로 북한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붕괴할 것인가? 통일할 것인가? 최근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1%는 북한 스스로 5년 이내 붕괴할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북한 내부적으로는 스스로 체제 붕괴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조사 결과만으로 북한 사회가 건강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빈익빈 부익부는 심해지고 있고, 많은 사회 문제들이 있다. 북한 붕괴와 유지의 시금석은 북중 관계다. 중국이 변수다. 중국은 한반도를 미중대결의 장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2009년 7월 이후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중국은 미중대결의 측면에서 북한의 급작스런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낮춘다. 불안정성은 증대하지만, 북한의 붕괴는 쉽지 않다. 

김병로 교수 ⓒ에큐메니안

분단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이해

그렇다면 통일은 어떠한가? 역시 쉽지 않다. 북한 사람들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한 바가 있다. 한국을 선호하는 쪽이 16%인 반면, 중국을 선호하는 쪽이 79%다. 급변 사태 시에는 북한은 중국에 도움 요청하고 유대 관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독일 통일의 경우처럼 동독 사람들이 서독 사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이제 평화의 시각에서 통일을 바라보자. 세계적인 평화학자 요한 갈퉁은 ‘평화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말한다. 평화유지(peace-keeping), 평화조성(peace-making), 평화구축(peace-building)이다. 지켜야 하고, 만들어야 하고, 세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싸움이 나면 말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말리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한다. 전쟁을 중지시키려면 말이 아닌 무력이 필요하다. 평화 조성은 외교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평화 협정을 예로 들 수 있다. 평화 구축은 구조적 갈등을 장기적인 평화로 전환하는 노력을 말한다. 경제협력, 교육협력, 보건의료협력, 기후변화환경, 관광 등등이 있다. 다방면에서 서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활동이다. 

한반도는 어떤 상태에 있는가? 현재 남북 간에 치안 정도는 유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물리적 폭력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북한 핵실험, 한미연합군사훈련, 2015년 8월 비무장지대 지뢰폭발사건,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천안함, 연평도, 대북 확성기, 전단 살포 등등 긴장과 갈등은 반복된다. 200만 군대가 휴전선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육상에서는 DMZ, 해상에서는 NLL을 마주한다. 여전히 전쟁의 상처가 깊다. 북한과 한국은 국가성, 민족정체성 수립에 과거의 남북 대결의 기억을 동원하여 활용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화조성, 평화구축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국호를 살펴보자. 남북한 통일 방안 가운데 국호는 어떻게 하는가? 우리는 통일 한국이란 말을 쉽게 한다. 이는 우리식의 관점이다. 북한은 ‘고려’를 제안하였지만, 한국은 제안하지 않고 있다. 애매하다. 방식은 북한은 고려연방제를 제안하였고, 한국은 연합제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제안한다. 국호와 방식에 있어서 당장 합의점을 찾기는 어렵다. ‘평화조성’ 방안으로는 6자 회담, 군축과 북한의 핵개발을 연계한 평화체제 논의가 있다. ‘평화구축’ 방안으로는 도로, 철도, 경제, 경제개발 노하우를 전수하는 지식공유사업, 개성공단 사업이 있다. 세계의 200여개가 넘는 분쟁 지역에선 분쟁을 종식시키는 노력들이 있다. 생태평화공원, 평화박물관 건립도 그 예다. 그런데 분쟁 지역에 공장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개성공단이 처음이다. 이러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김병로 교수 ⓒ에큐메니안

평화교육, 통일교육이 필요하다 

한편 평화를 만들어가는 협상의 차원이 있고, 협상을 못 하게 하는 차원이 있다. 협상을 왜 못 하게 하는가? 내면의 차원을 봐야 한다. ‘회복적 정의’란 말이 있다. 상대의 피해를 인정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누가 전쟁을 일으켰느냐는 원인보다, 결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금의 북한 상류층은 이제 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가 아니다. 2세대, 3세대이다. 이들에게는 화해의 가능성이 있다. 교류, 협력과 함께 평화교육과 통일교육이 중요하다. 

한편 한반도 통일은 세계사적인 의미가 있다. 한국은 짧은 시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다.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세계인들의 평화에 대한 열망에 비해 남북한 평화 체제는 거리가 멀다.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이데올로기 전쟁의 역사를 화해와 평화의 역사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것 자체로 인류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다. 평화가 한국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 통일은 국가적 의미이자 세계적 의미이다. 

강의 수강생들의 Q&A

김주민 : 한국의 젊은 세대는 북한이 우리와 같은 한민족이란 의식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젊은 세대는 어디에서 통일의 당위를 찾을 수 있을까?

김병로 교수 : 나는 한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먼저 나는 대한민국이 군 복무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10년, 20년이고 군대에서 근무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기회를 주고 월급도 많이 주었으면 한다. 그런데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 않는가. 군대가 아닌 곳에서 꿈을 펼치고자 하는 청년들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 두 번째로 북한을 통해서 자유롭게 대륙을 드나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의 생각은 지정학적 사고의 영향을 받는다. 70년 전에는 가능했다. 나는 공간의 열림을 소망한다. 세 번째로 탈북자들의 이산가족 문제다. 탈북을 해서 한국에 오면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새로운 이산가족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정치적, 이념적인 문제 이전에 인간적인, 인도적인 문제가 우선이다. 나는 정치적 통일보다는 탈분단을, 그 다음으로는 공존, 그리고 평화를 통해 통일로 가는 것을 꿈꾼다.

전봉석 :  핵문제와 관련해서 6자회담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미중 패권의 시대에... 

김병로 교수 : 강대국들이 한반도를 보는 시각은 현상유지다. 그들은 한국과 조선을 남방 3각 동맹, 북방 3각 동맹에 편입시키려는 시도를 한다. 이는 분단의 원심력이다. 우리는 남북의 구심력을 키워가야 한다. 콜 총리가 통일 문제에 앞서게 된 계기가 있다. 독일 문제는 동맹과 논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남북 간의 협력 체제를 강화하면서 주변국들과는 협상과 대응 체제로 나가야 한다. 정권 차원에서는 국제적으로 핵문제를 다루는 영역과 남북관계를 다루는 영역을 이원화시키고 상호 연계해야 한다. 이른바 투 트랙, 두 바퀴 전략이다. 

핵을 다루는 합리적인 방법 역시 핵 문제를 다루는 영역과, 남북간에 교류와 논의를 할 수 있는 새로운 회담 채널을 만들어 이원화시키는 것이다. 핵문제는 별도로 계속 논의하고, 다른 협력의 차원도 계속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단계에도 미치지 못 한다. 지금 상황에서 미리 속단해서 협력의 가능성을 막는 것은 섣부르다. 투 트랙은 정치인들이, 권력이 결정하면 된다. 투 트랙을 하고 장기적으로 통일의 방식은 연방제와 연합제가 있는데, 연방제는 외교와 국방을 중앙에서 하는 것이고, 연합제는 개별 국가가 외교와 국방까지 한다.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연합제는 유사하다. 연합제는 독립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중앙정부 역할이 있다. 지금은 제도를 고르기보다 초기 단계가 필요하다. 

질문자(무명) : 통일이 아닌 각자 다른 주권국가로서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경쟁상태가 끝난 뒤에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도 되지 않은지 궁금하다.

김병로 교수 : 공감한다. 나는 통일을 정치적 통일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탈분단으로부터 평화공존과 정치적 통일까지 쭉 이어 가는 포괄적 통일의 담론을 내세우는 것이다. 사람들마다 통일 생각이 다르다. 문자에 얽매이지 말고 취지와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 당연히 보편적 평화로서의 통일은 평화공존이다. 평화공존 하다보면 정치적 통일도 하자는 말이 나온다. 그럼 민주적으로 논의하고 투표해서 결정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첫 단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첫 단계 이전에 정치적 통일이니, 평화공존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변적이다. 북한은 이러한 교류 협력에 소극적이다. 이 부분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것이 진전될수록 북한 내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것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오히려 남한의 반대 정책은 북한 입장에서 남한을 비판하면서 북한 체제 단결을 공고히 하게하는 측면이 있다. 

질문자(무명) : 한반도 내부에서 남북한 갈등으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재생산하는 경향이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정책도 언론에서는 퍼주기란 비판을 하기도 한다. 이런 것은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김병로 교수 : 퍼주기, 안 퍼주기는 중요한 게 아니다. 명확한 비전과 목표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의 목표에 평화 공존과 같은 청사진이 있으면 북한이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한국 사람들이 중국, 러시아를 왕래할 때, 북한 땅에 내리지 않고, 대륙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런 것을 하다 보면 북한 땅을 통해서 갈 수 있지 않겠는가 상상하게 된다. 북한 땅에서 교류와 협력을 할 수 있다. 목표를 이룰 수 있다면 설령 ‘퍼주기’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은 북한 GDP의 40배다. 두려움과 공포를 벗어나서 좀 더 중견국의 입장에서 북한 문제를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을 직접 가보면 다르다. 경험이 필요하다. 개성과 신의주를 걸어서 지나보면 실감할 수 있다. 

이찬수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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