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신학대학원(이하 한신대 신대원, 연규홍 대학원장) 학생들이 지난 3일(목) 안산에 있는 세월호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과 함께하는 목요기도회에 참석해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연대의 뜻을 전했다. 

 

신대원이 있는 수유역에서 출발해 초지역에 도착한 학생들은 합동 분향소까지 촛불을 들고 평화행진으로 걸어와 합동 분향소에 도착해 분향 한 뒤, 기독교 부스를 찾아 유가족들을 만났다. 

 

 

이날 목요예배는 한신대 신대원생들의 주관으로 드려졌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미수습 가족을 위해 대표로 기도한 백보람 씨(24, 한신대 신학대학원)는 “여기 모인 우리는 할 말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유가족들이 더 이상 어두움 속에 살지 않게 하시고 우리들이 행보에 동참하며 함께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기를” 구했다. 

 

조속한 진상규명과 아직도 인양되지 못한 미수습자를 위해 기도한 김이슬기 씨(24, 한신대 신학대학원)는 “언제까지 우리는 진실을 말해도 비웃음을 당해야 합니까”라며 “온갖 부당함과 그로 인한 고통들을 방치하지 말고 속히 진실을 들어 올려 주시기를” 호소했다. 

 

또한 안전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를 위해 기도한 김수동 씨(47, 한신대 신학대학원)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인간 생명의 소중함 보다는 이익이 우선인 사회가 되었다”며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젖 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는 말씀처럼 참 사랑과 기쁨의 나라가 속히 오길 소망 한다”고 기도했다. 

 

 

대표 기도를 마친 뒤 한신대 신대원 도움닫기 학생회(회장 이창준)가 특송 ‘사랑으로’를 부르며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모인 이들은 함께 출애굽기 23장 1-13절 말씀을 읽고 침묵으로 기도 한 뒤 “갇힌 사람, 억눌린 사람, 가난한 사람, 외로운 사람, 연약한 사람, 절망하는 사람과 동행하시는 하나님”이 영원까지 함께하시기를 축복하는 공동축도로 예배를 마무리 했다. 

 

한편, 예배를 마친 뒤 유가족들은 목요예배에 참석한 신대원생들에게 환영의 뜻과 현재 유가족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전했다. 

 

 

희생자 故유예은 양의 엄마 박은희씨는 “성경모임을 통해 사도행전 말씀을 읽으며 바울이 타고 가는 배가 침몰당할 위기에서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이 온전히 구조되는 이야기를 보았다”며 “2000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살리기 위해 짐을 버리는 것을 보고 더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박 씨는 “4월 16일에 일어난 일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어마어마한 일이었는지 모른다”며 “부모들도 가끔씩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잊을 때가 있지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이 일을 기억하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울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한신대 신대원생들을 만나보고 싶었다는 故 김다영 아빠 김현동씨 는 “한신대는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학교라고 알고 있다”며 “많은 목회자분들을 뵈었지만 늘 연세가 많으신 점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옳은 일을 하시는 분들의 열정이 젊은이들에게 수혈되지 않은 것이 오늘 이 사회를 만드는 데 한 몫 했고 ‘개독교’를 만드는 데 한 몫 했다”며 “세월호는 총체적 문제들이 함축되어 있는 문제인 만큼 젊은 기독교인들이 동참해 기도하고 싸워 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가족들은 현재 유가족들이 학교, 교육청 측과 대립하고 있는 ‘교실 존치논란’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현재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을 학교에서는 신입생 유치를 목적으로 정리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교실을 존치하며 추모와 교육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예은 엄마 박은희씨는 “세월호는 어른들의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건”이라며 “이 일을 통해 어른들의 교육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실 존치는 ‘참사의 흔적’으로 남겨놓아야 한다. 유가족들은 “참사의 흔적을 지워 기억에서 잊어버리게 하는 것이 가해자의 수법”이라고 말했다. 

 

한신대 신대원생들은 준비해 온 음식을 유가족들과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함께 예배에 참석한 오상열 목사(기독교평화센터소장)은 “신대원생들이 꼭 내년 상반기에 한번, 후반기에 한번 꼭 올 것을 약속해 달라”고 전했다. 

 

분향소 앞에 마련된 종교 부스들 중 기독교부스에서는 매주 목요일, 일요일마다 오상열 목사(기독교평화센터소장) 및 자유롭게 참여하는 목회자들의 인도로 예배가 드려지고 있다. 이날 예배에는 한신대 신대원생들 11명과 유가족 5명, 목회자, 신학생 등 약 25명이 참석했다. 

 

▲ 사진 제공 : 한신대 신대원 도움닫기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