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960년대 박정희 군사정권의 경제 개발계획의 결과로 수많은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올라가 전국의 이곳저곳에 빈민촌을 형성하게 되어 사회문제가 되었다. 이에 일부 기독교 목회자들은 빈민촌에 들어 가 주민들의 의식화와 조직화에 진력하는 선교를 시작하였다. 그중 대표적인<수도권특수지역선교위원회>(Seoul Metropolitan Community Organization; SMCO,이하 <수도권> 위원장; 박형규 목사)는 연세대 <도시문제연구소>에서 훈련을 받고 청계천변, 중랑천변 등 수도권 빈민촌 선교를 하는 젊은 목회자들로 구성 되었었다.

<수도권>의 제1세대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활동한 실무자들로서, 총무 권호경(목사, 전 KNCC 총무, 전 CBS 사장, 당시<서울제일교회> 부목사, 기장)를 필두로, 약수동에 고(故) 김동완(목사, 전 KNCC 총무, 당시 <약수 형제교회> 전도사, 감리교), 거여동에 이규상(목사, 당시<사랑방교회> 전도사, 기장), 중랑천변에 김진홍(목사, 전 <두레교회> 목사, 당시<활빈교회> 전도사, 예장), 성남에 이해학(목사, <성남 주민교회> 원로 목사, 당시 같은 교회 전도사, 기장), 신설동에 고(故) 허병섭(목사, 전 <녹색대학> 운영위원장, 당시 <동월교회> 목사, 기장), 신림동 7동(낙골)에 김혜경(여, 전 <민노당> 대표, 가톨릭), 시흥동에 고(故) 제정구(전 국회의원, 당시 <복음자리> 대표, 카톨릭), 봉천동에 신동욱(목사, 당시 <봉천동 교회> 전도사, 복음교회) 등이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 활동한 제2세대 실무자들로서, 총무에 손학규(전 국회의원, 당시 <서울제일교회>집사, 기장), 거여동에서 임흥기(목사, 전 KNCC 부총무, 당시 <사랑방교회> 전도사, 기장), 약수동에 고(故) 최종진(장로, 당시 <약수형제교회>집사, 감리교), 사당동에 정명기ㆍ강명순 부부(현 <안산감리교회> 목사, 당시<사당 감리교회>. 전도사, 감리교), 중랑천변 판자촌에 김경남(목사, 전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당시 <서울제일교회> 전도사, 기장), 신설동에 이철용(장로, 전 국회의원, “먹물들아 들어라!”, “꼬방동네 사람들”, 당시 신설동 청년대표) 등, 공항동에 김홍조(신부, 당시 성공회 부교), 사당동에 김정호(신부, 현 <마석외국인노동자공동체>대표, 성공회) 등이었다.

<수도권>의 빈민선교 활동이 박정희 군사독재의 개발정책의 맹점을 드러내어 그들의 심사를 불편하게 했음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독재정권은 <남산 부활절사건>(1973년 4월 23일, 내란예비음모) <긴급조치 위반 사건>(1974년 1월 9일, 긴급조치 1호 위반) 등으로 위원장 박형규, 총무 권호경 (이상, <부활절사건>), 이해학, 김진홍, 권호경, 김동완, 이규상(이상,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구속하여 <수도권>의 해체를 기도했으나 바라던 바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다음해인 1975년에 <선교자금횡령사건>(4월 3일)을 조작하여 박형규, 고(故) 김관석(목사, 전 <KNCC>총무, 전 <CBS> 사장, 기장), 조승혁(목사, 전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당시<한국교회에큐메니칼행동협의체> 총무, 감리교), 권호경 등 성직자들을 파렴치범으로 몰아 구속하여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시도를 했다.

당시 <수도권>은 <한국민주화기독교민주동지회>(<민주동지회>; 회장, 김관석)의 국제지원단인 <라운드 테이블>(Round Table)의 회원단체 중 하나인 독일의 <BFW>(Bread For the World; 세계를 위한 빵)의 지원을 받아 실무자들의 활동비로 사용하여 왔다. 그런데 독재정권은 <수도권> 실무자의 한 사람인 K 전도사를 사주(使嗾)하여, 그의 지역주민들로 하여금, <민주동지회> 회장 김관석 목사의 사무실인 <KNCC> 총무실을 찾아가 오물을 끼얹고 난동을 부리게 한 다음 이들을 ‘선교자금횡령죄’로 고발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BFW> 총무인 볼프강 스미트 목사( Rev. Dr. Wolfgang Schmit)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두하여 <BFW>가 지원한 <수도권>의 선교비는 주민들의 인권신장을 위한 활동비로 올바르게 사용되었다고 증언하였다.

국제적 망신을 당한 독재 정권은 <수도권>의 해체하기 위해 마침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꺼내들었다. 1976년 6월 5일, 박형규, 조승혁, 권호경, 고(故)김동완, 고(故) 허병섭, 이규상, 모갑경, 이철용, 김경남, 김정호, 김홍조 등 <수도권> 전(全) 실무자들을 치안본부 남산 대공분실 등으로 연행해 장기간 구금하고, 이들의 반공법 위반 혐의를 수사한 것이었다. 이것이 소위 <수도권 반공법 위반 사건>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독재정권은 마르크스가 “종교는 아편이고 기독교는 민중의 적”이라고 했다 하여, 기독교의 선교활동을 감히 반공법으로 저지하지는 못하였으나, 드디어 <수도권>에 반공법이라는 칼을 꺼내 든 것이다. 그러나 국내외 기독교계의 들끓는 비판으로 어쩔 수 없이 전원 무혐의 석방을 하게 되어 이 시도도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

1990년대에 이르러 도시계획으로 서울시내 빈민촌들이 철거되어 아파트 단지로 변신하게 될 때까지 빈민선교는 계속되다가 2000년대에 이르러 주민 민주교육, 공동체 운동으로 변화된다. 이 시기를 <수도권>의 제3세대라고 했는데, 실무자들로는 상계동의 오용식(목사, 현 <무주자활센터> 관장), 성남에 이춘섭(현<부안종합 복지관> 관장, 당시<성남주민교회> 전도사, 기장), 시흥에 김영준(현 <복음자리> 대표, 가톨릭), 박재천(현<제정구 기념사업회> 이사장, 가톨릭), 주민교육 전문단체인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 (Korea Community Organization Information Network; CONET)의 김성훈(목사, <삼양동교회> 목사, 기장), 최종덕(<CONET> CO 교육 담당, 전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KSCF> 회장, 예장) 등이었다.

<수도권>은 <도시산업선교회>(<산선>)와 더불어 1960년대 후반 이래 독재정권의 경제개발정책의 희생자들인, 노동자, 도시빈민들의 의식화와 조직화를 통한 민주·인권 운동의 두 축(軸)을 이루었다. 그런데 <산선> 제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군사독재 하에서 <수도권>의 선교활동은 해외의 개신교 단체들의 지원과 응원이 없이는 불가능하였다. 이분들의 은혜는 민주·민중·평등 사회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억되어야 할 것이라고 우리는 생각했다. 그리고 기회가 있다면 우리 주변의 어려운 나라들의 민중들을 지원하여 그 은혜에 보답하려고 마음을 먹었었다.

*버마 주민교육

하나님께서는 이분들의 은혜에 보은의 기회를 우리에게 주셨다.
필자가 <한국기독교 사회문제 연구원> (<기사연>)의 원장으로 일한 지 2년째가 되는 2007년의 어느 날, <전버마학생민주동맹> (All Burmese Students Democrtic Federation, ABSDF)로부터 버마 주민교육에 대한 요청을 받았다.

1988년 버마(1989년 이래 국호를 ‘미얀마’라고 한 군사독재정부를 저항하여, 버마 국내외 민주화 세력은 여전히 ‘버마’라는 국호를 고집하고 있다)의 민주화운동이 군사독재의 총칼에 짓밟힌 후, 학생운동 세력의 일부가 버마와 태국의 국경지대의 밀림으로 들어가 <ABSDF>라는 조직을 결성하고 무장투쟁을 계속하여 왔다. 그런데 30년 가까운 무장투쟁으로는 군부독재를 저지할 수 없음을 인식하게 되자 비폭력적 운동으로 민주화를 달성한 한국처럼 CO(Community Organization;주민 의식화· 조직화)를 통한 민주화 운동으로 투쟁노선을 전환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6~70년대 이후의 한국 기독교 빈민선교가 활용한 주민조직을 배우기 위해 <기사연>에 CO 훈련을 요청하기에 이른 것이었다.

▲ CO교육 장면, zoLIN, 이영재, 김성훈(왼쪽에서부터 맨 앞 줄, 2007년 5월 7일)

<기사연>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당시 이사장; 함세웅 신부)의 지원을 받아, <CONET> (대표; 김성훈, 훈련담당, 최종덕)와 공동으로 이들의 교육을 실시하게 된 것이었다.
CO교육은 태국의 중부도시 매숏 (버마와의 국경인 밀림지대의 도시)에서, 제 1차 2007년 5월 3일~11일, 제2차 2007년 11월 3일~8일, 제3차 2008년 5월 27일~6월 1일, 제4차는 2009년 3월 11일~14일 등 네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제1, 제2 차에 기본 교육을 실시한 후, 제3차, 제4차 교육은 1차 교육받은 바를 실천한 피교육자들의 심화(深化)교육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기본교육을 받은 피교육자들의 처음 활동(Action-1)에 대한 보고를 공동으로 검토(Reflection) 한 후, 다음 행동(Action-2)으로 옮겨가게 하는 것이었다.

▲ 메솟 팬숀 전경

<필자 소개> 김경남 목사 1949년 (66세) 전남 완도 생 광주제일고등학교, 서울법대, 한국신학대학 졸 <한국교회사회선교협의회> 총무, <한국민주화기독교민주동지회> 동경자료센터 관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사무국장, 무주<푸른꿈고등학교> 교장, <한국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업본부장,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김경남 목사  gisoo9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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