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큰 주제를 “종교의 경제윤리”로 했지만, 내용은 거시경제가 아니라 개별적인 신앙인과 종교기관의 금융자산 운용에 대한 미시적인 이야기다. 그레이 무어(Gray Moore)목사는 빈곤과 공포, 탐욕을 극복할 수 있는 영성적 투자(spiritual investing)로 풍요로운 사람이 되는데 도움을 주려고『신앙인의 투자 101』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그 책 서두에서 세상에 좋은 것을 내놓지 못하고 해를 끼치는데 투자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비판한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소개하고 있다.
“한 사람이 어떤 분야에서는 올바른 일을 하고, 다른 어떤 분야에서는 나쁜 일에 몰두할 수 없다. 삶이란 분리할 수 없는 전체를 이루는 것으로 하나일 뿐이다. ...나는 영적인 법칙이 고유한 영역에서만 적용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이와는 반대로 영적인 법칙은 일상적인 생활 안의 모든 활동을 통해 스스로 표명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경제적, 정치적 그리고 사회적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나는 인간의 마음 또는 인간 사회는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구역이란 별도의 구역으로 나눌 수 없다고 주장한다. 모두 함께 움직이면서 상호 반응하는 것이다.”
예일대학교 신학대학 교수인 데이비드 밀러(David W. Miller)박사는 추천사에서 “다수의 금융전문가는 영적인 것에 무지하고, 다수의 영적 지도자는 금융에 대해 무지하다. 매우 희귀하지만 그레이 무어는 금융전문지식을 성숙한 영적 통찰과 합하였다.”고 했다. 그러므로 충실한 그리스도인 또한 관심을 기울인다면 자신의 신앙과 자산관리방식이 균형을 이루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행동의 사유의 결과라는 철학적 명제와 같이 경제행위에 있어서도 윤리적 의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죄 없다고 말하여 스스로 속일 수는 없지만 “말로나 혀끝으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하라”(1요한 1: 8; 3:18)는 가르침을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공자님께서는 “옛 스승들의 가르침을 새로 찾아낸다 하시고 또한 베끼기만 하였지 스스로 말을 만들지 않았다.”(溫故而知新、可以爲師矣。 述而不作.)하셨다. 이 글을 쓰는 사람도 마하트마 간디의 경고를 기억하면서, 무어 목사의 가르침과 함께 영적투자의 선구자인 존 템플턴 경(Sir John Templeton)과 같은 분들의 말씀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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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경제윤리라는 큰 범주 안에서 자산운용이라는 구체적 경제활동에 대한 종교적 윤리를 논의함에 있어서, 무어(Gray Moore)목사는 3 가지 지침을 제시했다. 그분의 말이다.
첫째, 나는 제3천년기(The Third Milllennium)가 더 가난한 시대가 될 것이라는 두려운 전망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한 예측은 성서의 원리인 “사람(또는 국가)은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바로 그런 사람(것)이 될 것”[as man(or a nation) thinketh, so he(or it) will become]이라 믿기 때문이다. 둘째, 나는 더 풍요롭게 성장하기 위해서 여러분이 오로지 성서의 몇몇 구절을 선별하여 자신의 투자방식이 정당함을 입증한데 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충실한 사역자(사목자)가 되기 위해서 “베옷을 입고 재를 머리에 들쓸”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이 말은 충실한 그리스도인과 충실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 일부러 최빈곤층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는 뜻이지, “가난한 교회”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란 가난한 이들의 힘든 생활을 알면서 고통을 함께하고 나눔의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교회도 극심한 가난 자체는 악이라 가르치고 있으니, 신자들에게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해 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정당한 보수와 빈부격차를 나무라는 말과 모순이 되지 않겠는가?
무어 목사는 하느님께서 “정의로운 사람과 불의한 사람” 둘 다에게 약속하신 풍요로운 미래를 전망하는 데 도움을 주고, 모든 이들이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위해서 사랑과 배려에 투자(invest love and care)하는 더 관심을 가지자고 책을 펴냈다. 그는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풍요는 성직자들이 설교나 강론에서 강조하는 것보다 더욱 더 물질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겠지만, 사랑에 투자하는 데서 재정적인 풍요로움이 나타날 가능성도 믿는다했다. 피터 드러커도『후기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나은 사회, 더 풍요로운 사회를 이룩함에 있어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강조하였다.
이만큼 이야기를 하고 나니, 이 글을 글을 쓰는 사람 스스로의 한계를 스스로 인식하고 배워가면서 이야기해야 할 것임을 알게 된다. 이제 “물과 성령으로 새로 태어난” 그리스도인들의 경제활동 이야기를 계속하기로 한다. 먼저 기업경영에 종교적 영성을 통합시키는 것이 가능한가? 가능하더라도 그런 기업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마가렛 베네필(Margaret Benefiel)이『조직의 영성적 지도력』(Spiritual Leadership in Organizations - Soul at Wok)에서 소개한 미국 그레이스톤 불교재단이 유다-그리스도교 문화와 불교 영성을 기업경영에 통합하여 창업한 <그레이스톤 베이커리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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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상조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 공부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정책학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천주교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중앙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사)기업책임시민센터 이사장(2010-2014.3)을 역임하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이사로 있다. 저서로는 "인간중심발전론적 시각으로 본 대기업정책의 평가"(한국학술정보/2007), "기업의 사회적 책임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사람인가 돈인가" (이담북스/2011), "경제시평 -무너지는 바벨탑 수리하기"(이담북스, 2014)가 있다. 2011.11부터 내일신문 에 경제시평을 기고하고 있다. |
박상조 pxzsim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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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에 남아 있는 일본 제국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