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 청소 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벌였다. 학교는 이들에게 30% 가량 삭감된 고용계약서를 요구했다. ⓒ에큐메니안

60여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연세대 국제캠퍼스 청소, 경비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승계를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나지현 위원장은 “일터였던 송도가 아닌 신촌으로 출근한지 두 달, ‘긍휼히 여기어 달라’, ‘가난한 자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성경 말씀을 쓰고 있다”며 “바로 그 가난한 자는 연세대에서 공사장 먼지바람을 맞으며 농성하고 있다”고 기독교 대학임을 비꼬았다.

그러면서 “대학은 최소한의 양심으로 고용 승계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연대가 용역입찰을 50명(기존72명)을 선택함으로 기대는 박살났다”며, 여기에 “95만원이라는 최저임금에도 한참 못 미치는 급여와 해고 중에 선택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모든 책임은 원청인 연세대에 있다고 지적하며, “가난한 자를 외면하는 나쁜 사용자의 모습이 아닌 근로조건 저하 없는 고용승계를 받아들이는 연세대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지난 1월부터 두달 동안 신촌으로 농성을 위한 출근을 이어오고 있다. 23명의 한달 임금은 겨우 3천여 만원에 불과하다. ⓒ에큐메니안

이어 연세대 총학생회장 송준석 “학교 본부 측은 학교의 존폐를 위해서 학내 구성원들이 희생을 말하며, 연세대 구성원들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학생들과 청소, 경비 노동자들은 단순히 학교에서 돈을 받거나 교육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아닌 연세대의 미래를 만들어갈 주체”라고 언급했다.

민주노총 김종인 부위원장도 “해고는 살인이라고 했다. 그런데 가장 모범적인 사용자여야 할 대학에서 집단 살인을 벌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여대, 건국대, 숭실대 등 전국 대학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당했으며, 이는 박근혜 정권의 대학 구조조정으로 인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터에서 쫓겨난 이종미 씨는 “우리의 바람은 국제캠퍼스 기숙사로 가는 것인데,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며 “3월이 다가왔지만 아직도 웅크리고 숨어 계신 총장님, 의로움과 진심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와서 문제를 해결해 달라, 그것이 기독교 대학이 해야할 기본 상식”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해 12월 학교 측이) 확인서를 통해 약속한 고용승계 보장 약속을 지켜라”,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모든 대학들은 인원을 줄이고, 근로조건을 하락시키는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고, 정부의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전국여성노동조합,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연세대 총학생회 등 10개 단체와 함께 주최해 진행됐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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