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이 정말로 주님이 구별해 주신 날이라고?"

오늘이 평화롭게 맞이하는 날이라면 주님이 만드신 날이라 해도 괜찮다.
오늘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날이라면, 20년 동안 허리띠 졸라서 모았던 적금 타는 날이 오늘이라면, 드디어 우리 집을 장만한 날이라면, 큰 딸아이 결혼하는 날이라면, 막내아들 대학교에 합격한 날이라면, 무직이었던 남편 첫 출근하는 날이라면, 진정 이 날은 주님이 구별하신 날이라 해도 괜찮다.

그런데, 주님이 말씀하시는 '이 날' 에는 우리가 살아온 하루하루, 우리가 살아갈 하루하루가 빠짐없이 다 포함되어 있다. 큰 교통사고가 있던 그 날, 사랑하는 어머니를 갑작스러운 사고로 먼저 하늘로 떠나보냈던 그 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그 날, 평생 동안 헌신했던 회사에서 쫓겨 난 그 날, 부도가 나서 가족들과 함께 밤새 울었던 그 날, 살아갈 날이 이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망선고를 들었던 그 날, 이 모두가 주님이 정하시고 구별하신 날이라고 말씀하신다. 뿐만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오늘도 주님이 구별해 주신 날이라고 하신다.

하나님은 변함없이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이 날은 주님이 구별해 주신 날이라. 우리 모두 이 날에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그러니까 하나님이 이 날을 만드시고, 이 힘든 시간을 정하셨으며, 이 뒤틀린 상황 하나하나를 설계하셨다는 뜻이다.

주님께서는 "내일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신다. 또한 "훗날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이 날'에 기뻐하라고 하신다.

죽을 고비마다 기뻐 찬양했던 바울처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감사와 찬양으로 고백했던 다윗처럼, 절망적인 상황가운데서도 기도를 잊지 않았던 요나처럼,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풀무에 던져지고도 믿음으로 믿음을 지켰던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처럼, 외로운 귀양살이를 하면서도 하나님 음성을 들었던 요한처럼, 그리고 모든 비웃음, 모욕, 침 뱉음, 채찍질, 수치 가운데서도, 또한 겟세마네 동산 위에서의 큰 고통 가운데서도, 아버지께 간구했던 예수 그리스도처럼, '이 날'이라는 현장에서 대놓고 즐거워하라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이 믿어지지 않는 이 말씀을 믿자.

'끔찍하고, 소름 끼치는 상황, 즐거운 일이라곤 하나도 없는 아주 지독한 날'을 오히려 주님 말씀처럼,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날로 바꿔보자. 술을 마시거나, 미친 듯이 일에 몰두하거나, 걱정근심으로 하루를 보내는 대신, 근심을 깨끗이 털어버리는 쪽을 선택해 보자. 애써 감사하는 마음은 키우고 불평하는 입은 다물자.

그러면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상황은 놀라울 만큼 달라져 가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견딜만한 힘도 생기고, 그렇게 견딜 만해지면 다음날도 똑같이 싸워볼 엄두가 날 것이다. 물론 그래도 여전히 그날그날 걱정거리들이 생길 거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하루하루를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가 생기게 된다. 어디서 생긴 용기인가? 내일도 오늘과 똑같은 방식으로 싸울 수 있고, 모레도 오늘처럼 대처할 수 있다.

이렇게 시간이 쌓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쌓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쌓여 한 달이 된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몇 년의 세월이 흐른 뒤, 돌아보니 모든 하루하루의 발걸음이 하늘의 은총이었음이 깨달아 지게 되리라. 행복한 인생은 그렇게 만들어지고, 그 하루하루가 쌓여서 행복한 인생이 되리라.

하루하루를 좋은 날로 만드시려는 예수님의 계획은 분명하다. 우리는 오늘 주님과 함께 낙원에 있으며,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신다. 또한 오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라고 말씀하신다. 바로 오늘 그렇게 하면, 우리의 지난날은 모른다하시고, 우리의 남은 날은 영원히 책임지시겠다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아니겠는가?

어제는 엉망진창이었다.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바른 길에서 벗어났고, 엉뚱한 상대를 사랑하고, 그릇된 방식으로 생각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결정을 했다. 듣기보다 말하기를 즐겨했고, 기다리지 못하고 화를 품고 뱉었고, 믿지 못하여 의심했고, 눈앞에 펼쳐지는 불의에 침묵했다. 어제는 정말 엉망진창이었다.

그러나 오늘을 허락하신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오늘을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어제의 실수가 오늘의 마음가짐까지 좌우하도록 방치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망가지지는 않을 것이며, 말씀처럼 오늘을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으리라.

오늘이 기회이다! 하나님이 주신 내 인생의 최고의 기회! 바로 오늘이다!!

김두홍 목사  ssgdrea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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