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는 졸속협상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27일 오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밀실·졸속협상 한미자유무역협정 협상중단’을 촉구했다.
범국본은 이날 약가상환제도 도입 중단(2005.10), 배출가스 강화기준 수입차 적용유예발표(2005.11), 광우병 의혹 미국산쇠고기 수입재개발표(2006.1.13), 스크린쿼터축소발표(2006.1.26)를 비롯한 ‘4대 현안’들에 대해 “정부가 한미자유무역협정 협상 시작을 위해 사전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짓과 기만으로 점철된 협상과정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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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국본 회원들이 26일 오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자유무역협정 협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이철우 기자 | ||
이들은 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수치조작 의혹을 거론하며 “정부는 한미자유무역협정 효과에 대한 무역수지 수치조작 문제를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미자유무역협정의 필요성과 경제효과(1월)’ 보고서와 ‘한미자유무역협정의 의의와 기대효과(3월)’ 보고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효과를 1.99%에서 7.75%로 높이고, 대미무역흑자 감소 전망치는 73억 달러에서 47억 달러로 축소된 전혀 다른 수치를 보고하고 있다.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이에 대해 “쌀 포함 여부에 따른 수치변동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국내총생산, 고용, 후생수준을 비롯한 각종 종속변수가 모두 변하지 않았는데 무역수지만 바뀐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범국본은 이어 지난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자유무역협정 2차 준비협의 후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가 협상결과를 발표하고, 그동안 주고받은 문서에 대해서는 “바로 공개될 경우 협상이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3년간 비공개할 것임을 밝힌데 대해서도 “결국 국민의 눈과 귀를 막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범국본은 “밀실에서 진행한 협상문은 한낱 종잇조각일 뿐이며, 국민을 배제한 채 진행하는 협상은 정당성이 없다는 사실을 노무현 정부는 바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혈세 낭비해가며 거짓선동 일삼아
이들은 또 심재철 의원(한나라당)이 26일 공개한 국정홍보처 자료를 인용해 “졸속·밀실협상이 국민의 반대에 부딪치자 ‘국민 공감대 확산’이라는 명분으로 대국민 광고캠페인 경비로 42억 원을 예비비로 신청했다”며 “국민혈세를 낭비해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 선동을 확산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수치조작 의혹과 관련, “국책연구기관의 우수한 연구자들이 정부의 방침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데 이용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수치 조작을 지시한 책임자 문책과 정부의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나 성신여대 총학생회장도 “모든 것을 무역대상으로 보고 기본권리조차 파괴하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은 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이미 10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으로 교육받기 어려운 상황인데 교육개방이 되면 돈벌이가 잘되는 학문, 기업 입맛에 맞는 학문만 남아 교육권과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석운 범국본 공동집행위원장은 “국민과 투명하게 의사소통을 하겠다는 참여정부가 국민을 배신하고 거짓과 기만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범국본은 앞으로 참여정부의 거짓과 기만을 계속 폭로하고 한미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한 범국민 항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범국본은 이날 회견문에서 ▲국민을 우롱한 4대 선결조건 전격합의를 인정하고, 한미자유무역협정 즉각 중단할 것 ▲민중의 눈과 귀를 막는 밀실협상 즉각 중단할 것 ▲민중을 우롱하는 수치조작 즉각 해명할 것 ▲민중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한미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 들을 요구하고 “노무현 정부가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전 국민의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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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참말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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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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