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정치실천연대, 교회개혁실천연대, 새벽이슬,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성서한국, 그리고 통일시대평화누리 등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사회선교포럼'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입장을 밝혔다.

'사회선교포럼'은 성명서에서 이번 수정안이 "수도권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규정하면서, 과도한 수도권 독점과 특혜를 골고루 지역에 나누고자 했던 본래의 지역 균형발전 취지를 벗어난 또다른 특혜와 막개발을 의미하는 졸속계획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성명서는 이어서 수정안이 수도권 서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화해와 평화, 희년 정신을 구형할 수 있는 '토지임대 개발방식' 등을 반영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문의는 성서한국 구교형 사무총장(02-704-0208) 또는 고영근 희년운동 협동사무처장(02-736-4906)에게 하기 바란다. 다음은 성명성 전문이다.

세종시 문제에 대한 <사회선교포럼> 공동성명서

“세종시 수정안은 수도권 기득권을 끝내 놓치 않으려는 몸부림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으로 인해 지금 우리나라는 수많은 갈등과 분열,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대의 현안과 사회적 과제를 건강한 상식과 기독교세계관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려는 <사회선교포럼>은 세종시 문제에 대한 무거운 역사적 책임을 느끼면서, 아래와 같은 우리 입장을 밝힌다.

1.  세종시 건설의 본래 취지는 과도한 수도권 독점과 특혜를 각 지역에 고루 나누자는 ‘이웃사랑 정신’과 ‘공동체 정신’이 담긴 지역균형발전이었습니다.
세종시 문제를 바로 풀려면 현재의 소모적인 정치논쟁에서 벗어나 세종시의 본래 취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세종시의 본질은 전 국토의 11%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 국민의 50%에 육박하는 인구가 모여서 살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누리는 독점이익을 어떻게든 나눠보려는 고육책(苦肉策)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회 전 분야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부동산․교육․일자리 등의 집중 및 편중 현상은 그동안 비수도권 지역민들에게는 심각한 물질적․정신적 박탈감과 함께 보이지 않는 차별과 소외를 낳았다.

그래서 1977년 이후 지난 정부 때까지 보수와 진보 등 각 정부의 성향차이를 넘어 모든 정부가 이 고민을 이어왔다. 그 결과로 탄생한 세종시 구상은 이러한 심각한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솔선수범하여 9부2처2청의 정부부처를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추진되던 국토 균형발전사업이었다. 이는 더 이상의 수도권 집중은 안 된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표현이었다. 그런데 정부의 이번 수정안은 정부부처를 이전한다는 기존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는 대신, 기업과 대학 등에 토지불로소득 및 각종 면세혜택을 가득 담아 억지로 내려 보내겠다는 엉터리처방에 다름 아니다.

이는 먼저 모범을 보여야할 정부가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의지를 스스로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성경에도 “네가 받고 싶은 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해주어야 한다.”는 황금률이 기록되어 있듯이, 부처들이 먼저 이전함으로써 심각한 수도권 집중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야 할 정부가 ‘특혜 줄테니 기업과 대학들만 내려가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2. 세종시 수정안은 또 다른 특혜와 막개발을 뼈대로 만들어진 졸속계획입니다.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을 통해 정부부처의 이전 계획을 백지화하고 대기업과 학교 등을 대신 내려 보내기 위한 유인책으로 농민들에게서 수용한 땅을 헐값 매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50만㎡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하는 대기업에는 미개발 상태의 원형지를 평당 36～40만원에 헐값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원형지 개발 방식은 기업에게 토지소유권과 함께 토지개발권도 넘겨서 기본적인 도시계획과는 무관하게 기업들 마음대로 개발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의 생산 활동을 위한 개발보다는 토지불로소득만을 노리는 막개발을 유도할 것으로, 가난한 농민들의 토지권(土地權)을 빼앗아 대기업 재벌들에게 넘겨주는 것과 다름없다. 이처럼 농민들의 땅을 수용해 대기업 재벌들에게 넘겨주어 엄청난 토지불로소득을 보장해 주면 현재의 심각한 빈부양극화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세종시에 대한 특혜문제가 불거지자 이제는 세종시 외 다른 지역에도 똑같은 토지불로소득을 보장해주겠다는 식으로 잘못을 계속 호도하고 있다. <사회선교포럼>은 농민들의 땅을 수용해 대기업에게 넘기고 망국적인 토지불로소득과 부동산투기를 유발하는 세종시 수정안은 하나님의 ‘희년 정신’에 명백히 반하는 것임을 밝히며 반대한다.

더구나 지금은 지구온난화 문제 등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환경․생태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국민들도 이제 더 이상 막개발이 아닌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개발을 원하고 있다.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개발방식은 기독교적으로는 피조세계를 맡아 관리하는 ‘선한 청지기 정신’에도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의 수정안은 토지불로소득으로 인한 막개발을 유도하는 명백히 반(反) 환경․생태적인 것이며 ‘선한 청지기 정신’에도 반하는 것이기에 반대한다.

3. 세종시 수정안은 수도권 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세종시 수정안 같은 잘못된 성장과 개발방식은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효율적이지도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또한 현재와 같이 정부부처 및 사회 모든 인프라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특히 그것은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에게도 그러하다.

인구와 모든 사회 인프라가 집중됨으로써 수도권의 기득권층은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있으나, 수도권 서민들은 과도한 생존경쟁에 시달리게 되고, 출퇴근 시간과 생태환경 악화 등 삶의 질도 개선되기 어렵다. 수도권 주민들은 비수도권에 비해 자기집 사는 가구가 10% 적고, 셋방 사는 가구는 12% 높다. 전국 셋방 가구의 54%가 수도권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 집값은 평균 2억 원이 넘어 비수도권 6천만 원의 3.5배로 수도권 서민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손낙구).

그러므로 이러한 수도권 중심과 대기업 중심의 발전은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효율적이지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도 않은 망국적인 것임을 증명한다. 또한 지금처럼 계속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된다면 앞으로 통일의 날이 갑자기 다가올 때 또 다른 재앙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발표된 정부수정안은 수도권 과밀화 정책을 앞으로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혀지기에 더욱 우려스럽다.

4.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 추진을 중지하고 ‘토지임대 개발방식’ 등을 담은 참된 대안을 국민 앞에 다시 제시해야합니다. 
지금까지 지적한 것처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은 ‘평화와 화해의 정신’, ‘이웃사랑 정신’, ‘공동체 정신’, ‘희년(禧年) 정신’, ‘선한 청지기 정신’, ‘자유와 평등의 정신’에 반하는 잘못된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선교포럼>은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추진을 중지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특히 <사회선교포럼>은 정부가 농민들의 토지를 수용하여 대기업에게 헐값에 팔아넘기는 ‘원형지 개발방식’ 대신에 수용한 토지를 팔지 않고 임대하는 ‘토지임대 개발방식’을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 ‘토지임대 개발방식’은 토지에서 발생하는 토지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차단 및 환수할 수 있으며, 기업들이 토지 매입에 필요한 막대한 초기자금 없이도 매달 토지사용료만 내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해나갈 수 있는 매우 기업 친화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개발방식이다. ‘토지임대 개발방식’은 토지불로소득을 노리는 막개발이 사라져 환경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우리는 세종시 원안이 모든 면에서 완전한 계획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안에 부족한 면은 사회각계가 힘과 지혜를 모아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 추진을 즉각 중지하고, 원안을 뼈대로 토지임대 개발방식 도입과 친환경적이고 균형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하여 다시 입안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위해 추진되던 세종시를 ‘수도 분할’이라고 거짓선전하면서, 진실을 가리고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일부 정치․종교 세력은 자신들의 잘못에서 돌이키고 참된 국토균형발전 대열에 동참하기를 다시한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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