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가' 신부의 눈으로 다시 읽는 시편 36편 

저들이 어떻게 수백 억을 벌어들이는가를 보았을 때
자제력을 잃지 마라.
저들의 증권들은 초원에 높이 쌓여 있는
마른 풀 더미 같다.
신문의 전단을 꽉 메우고
초호화판 호텔에서 편안히 잠들며
고급 식당에서 식사를 즐기는
억만장자들과 영화배우들을 부러워 말라.
그들의 이름은 곧 신문에서 사라질 것이며
학자들도 그들의 이름을 기억치 못하리라.
이들은 초원의 마른풀 같이 쇠잔해지리라.

그들의 발명품들이나 그들의 기술적 진보에 대해 두려워 말라.
그대 앞에 오늘도 크게 군림하는 고위층이란 자들은
얼마 지나면 다시 볼 수 없으리라.
그대는 그를 궁전에서 찾겠지만
발견하지 못하게 되리라
새로운 지도자들은 평화의 애호가들,
평화를 만드는 자가 되리라.

집단 수용소는 더 크게 지어지고
새로운 고문들이 개발되고
새로운 수사 방법들이 고안되리라.
어떻게 하면 우리를 더욱더 짜내고
보다 완전하게 착취할 것인가를 궁리하기 위해
그들은 자지 않고 계획을 세워간다.

그러나 주님께서 그들을 비웃으신다.
주께서는 그들이 곧 세력을 잃고 무너지리라는 것을 아시기 때문이다.
그들이 가진 무기들이 그들을 겨냥하게 될 것이며
그들의 정치 체제들은 지상에서 송두리째 사라지고
그들의 정당도 없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의 기술자들이 만든 계획들은 수포로 돌아가리라.
(에르네스또 까르디날·신부) 

* 니카라과의 에르네스또 까르디날 신부가 시편 36편에 기초해서 지은 이 시는 1964년 콜럼비아의 메델린 대학에서 24편의 다른 시편들과 함께 출간되었다. 이 시들은 곧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었다. 성서나 신앙에 등돌렸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심취했다. 그들은 깊은 감동 가운데 이 시들 속에 담겨진 호소를 들었고 또 희망을 갖게 되었다.

  * 정연복 목사는 이야기로 천착하는 민중신학을 사색해온 젊은 민중신학자 중의 한 분입니다. 이어지는 묵상과 기도는 전체로서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그의 신학적 서술방법으로 이해됩니다. 많은 텍스트와 이에 대한 묵상이 보다 풍부한 이해를 돕고, 새로운 명상과 해석을 가능케 하리리고 믿습니다. - 편집자

정연복 기자  pkom54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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