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실 목사(전주 고백교회) l 김보람

“저들은 한상렬 목사를 가두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 상황을 역전시킬 것입니다. 그의 갇힘은 한 목사 개인에게는 성찰과 기도의 시간이 될 것이고 우리에게는 우리 양심을 가두려는 정권에 대항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강실 목사(전주 고백교회)는 5일, 기장 비상 시국기도회에 앞서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며 각 지체에 해당한다”며 “한 목사 구속사건 등 현 정국은 기독인에게 약한 지체 회복을 위해 자기희생을 결단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가 주장하는 ‘한 몸’ 원리는 고린도전서 12장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12:27)”에서 비롯한다.

이 목사는 “고린도전서 ‘한 몸’ 비유는 각 지체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공동체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몸 어느 한 부분이 아플 때 다른 부분은 평소 사용하는 에너지 일정 정도를 아픈 부분 회복에 쏟아야 합니다. 이것이 한 몸 원리가 말하는 공동체성, 약자 중심성이죠.”

이 목사는 “몸의 각 지체가 자기 독자성과 자율성만 내세운다면 결국 생명을 잃게 될 것”이라며 “성서에 기록된 하나님은 약자와 빈자를 편애하신다. 따라서 기독교는 한 몸 이루는 사회공동체의 아픈 부분, 약자와 빈자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돌봄으로 전체 조화를 이루기 원하는 하나님 뜻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오늘날 한국교회에 만연한 기복신앙을 지적하고 “물질과 성공이 신앙 척도가 될 때 이는 기독교 신앙이 아니라 바알 신앙”이라며 “교회는 개인 축복과 구원을 넘어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한 목사는 감옥을 ‘국립기도원’ 삼아 열심히 기도하며 자기 성찰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밖에 있는 우리에게도 이 시간이 자기성찰과 변화를 결단하는 중요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한 목사 구속사건을 계기 삼는다고 해서 그를 저대로 감옥에 두자는 것은 아니”라며 “한 목사 석방을 위해서도 기도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상렬 목사님 석방을 위한 탄원서     ▲ '공안탄압 중단 촉구 및 한상렬 목사 석방을 위한 기장인 비상 시국기도회'에서 참석한 이강실 목사. ㅣ 김보람 저희는 부부목사로서 전주 고백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가 세워진 지 22년, 이 시대 분단의 아픔을 껴안고 통일을 위해 일하고 기도하는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미약하지만 그 길에 꾸준히 함께 하고 있는 교회입니다. 저희가 통일 운동을 하게 된 것은 바로 막힌 담을 허시고 하나되게 하시며 한몸평화를 이루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뜻을 다르고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특히 한상렬 목사는 1980년 5·18 민중항쟁으로 인해 옥고를 치루면서 역사의 세례를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왜 같은 동족이 동족을 살해하는 비극적인 현실이 발생하게 되었는가를 질문하다가 바로 분단의 아픔을 처절하게 절감하면서 그 때부터 통일운동이야말로 하나님의 소명임을 깨달았습니다. 한 목사는 고백교회의 당회장으로서 목회활동과 통일활동을 병행하면서 30년여 동안 한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고난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면서 고난을 특권으로 감수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투쟁의 배후세력으로 지명되어 구속한 것에 대해서는 한편으로 부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민망하기도 합니다. 진보연대 상임대표 한상렬 목사를 배후세력으로 지목한다는 것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스스로를 촛불의 주체로 생각하고 있는 촛불시민들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촛불 시민 가운데는 한상렬 목사는 물론 진보연대라는 단체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촛불집회에서 대표를 맡지 않은 것은 물론 (대책위에는 대표라는 체제가 없었습니다) 촛불문화제조차 제대로 참여하지 못한 사람에게 배후세력이라는 이런 영광을 안겨주는 것 자체가 촛불시민들에게 민망하기 짝이 없는 노릇입니다.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진보연대와 한상렬 목사를 촛불배후세력으로 과도하게 부각시켜 자발적이고 비조직적인 촛불의 정신을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한 목사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고난을 받는 것을 두려워한 적도 피하려한 적도 없으며 이미 항상 고난을 각오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조·중·동 언론과 한나라당과 현 정부가 진보연대를 배후세력으로 지목하며 촛불의 정신을 ‘친북’, ‘반미’, ‘좌파’ 등으로 색칠하여 자신들의 공안탄압을 정당화시키고 진보연대를 말살하려는 무원칙적이고 무모한 마녀사냥이기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봅니다. 한 목사는 교회의 목사로서 아무리 바쁜 일정이 있어도 주일만큼은 꼭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당회장입니다. 한 목사가 시무하는 고백교회 교인들은 이처럼 부당한 일로 한 목사가 또 다시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오랜 세월 몸의 회복을 위해 고생한 본인이나 아내인 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개인 건강권 침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부당한 일로 저희 부부가 또 다시 떨어져 사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정의와 평화를 위해 고난을 당하다가 수배 생활과 감옥 생활을 한 사람들의 가족들이 겪어야 할 여러 가지 고통에 대해서 이제 인권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만큼 우리나라의 인권수준이 향상되었다고 봅니다. 판사님, 현 정권의 주구노릇을 하는 경·검찰과는 달리 사법권의 독립성과 양심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셔서 실의와 절망에 빠진 저의 국민들에게 한 가닥의 희망을 보여주실 것을 믿습니다. 한 목사를 통일평화운동의 현장으로 고백교회의 목회현장으로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주십시오.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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