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 선수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중국 국적 전일림 선수가 한국 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ㅣ 김철관

“반드시 세계챔피언이 돼 고국(중국)에 돌아가고 싶어요.”

지난 5년 동안 중국 아마추어 국가 대표를 지낸 전일림(22, 화랑체육관) 선수가 한국 여성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한 말이다.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어울림누리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김진 선수의 WBC 주니어플라이급 여자세계챔피언 타이틀매치 결정전 앞서 열린 한국 여자 라이트급(50.8kg) 챔피언 결정전 8라운드 경기에서 전 선수가 김보영(록키체육관) 선수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누르고 한국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날 경기로 그는 7전 4승 3패를 기록했다. 중국 아마추어 대표 시절, 중국 내에서는 금메달을 따기도 했지만 운이 없이 국제대회에서는 메달 획득해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의 전적 중 3패는 모두 한국과 북한 선수에게 패했다.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데뷔해 프로정신을 잘 몰랐다. 지난 2006년 6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 선수에게 졌고, 나머지 두 번은 한국선수에게 졌다. 편파판정이라고 할 수 없지만 아쉬운 판정이었다.”

그는 시합전 상대방 선수 시합 비디오를 보고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보영 선수의 시합을 면밀히 검토했다. 이길 수 있겠다고 자신했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을 집중 공격했다.”

▲ 기념촬영 l 김철관

전 선수는 "지난 2007년 11월 시합을 갖고 중간에 경기가 없어 오늘 경기에서 안 풀리면 어떠나 하고 고민도 했다“면서 ”다행히 경기가 술술 잘 풀렸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때리는 것이었다"면서 "오늘 경기를 통해 새삼 느꼈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연습해야 되겠다'는 마음이 섰다"고 말했다. 북경이 고향인 그는 2001년 아마추어 선수로 권투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 국제경기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로 전향한 이상, 열심히 연습해 반드시 세계챔피언이 되겠다는 각오도 피력했다.

“처음 부모님께서 한국에서 프로권투선수가 됐다고 하니까 걱정을 했다. 고생을 하니까 집에 오라고 했다. 이제는 내 마음을 이해한다. 고향에 가고 싶어도 전제조건이 있다. 한국에서 꼭 세계챔피언이 돼 고향으로 가겠다.”

그는 한국음식을 좋아 한다. 그 중 냄새가 지독한 청국장을 제일 좋아 한다. 한국 사람이 좋아한 김치나 김치찌개는 메워 입에 가까이 하기도 싫다고 말했다.

같은 화랑체육관에서 동고동락하고 있는 김진 선수가 WBC 주니어플라이급 여자세계챔피언 타이틀매치에서 실패한 것이 무척 아쉽다고 전했다.

“김진 선수가 파이팅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라운드에서 상대선수에게 복부를 가격당한 것이 힘든 경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김진 선수도 상대선수 비디오를 보고 연습을 열심히 했는다. 하지만 비디오 모습과 달리 인파이터로 밀고 들어온 것을 대비 못했다. 너무 안타깝다.”

▲ 전일림 선수 경기모습(좌) l 김철관

그는 “현재 운동을 하고 있는 화랑체육관에서 장병오 프로모터가 많은 기술을 가르쳐 줘 아마추어 시절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면서 “반드시 세계챔피언에 도전해 벨트를 가져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한국챔피언을 계기로 그는 중국 국적으로 한국여자라이트급 챔피언이 된 특이한 기록을 갖게 됐다.

첫 입국해 부산에서 1년여 간 권투연습을 했다. 지난해 말 서울 화랑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세계챔피언을 향한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말도 유창한 그는 상하이 임부어시 여자체육대학 출신이다.

한편, 이날 열린 권투 경기에서는 유제두, 권순천, 염동균 전 세계챔피언 등도 참석했다. 유제두 전 세계미들급챔피언은 한국과 태국의 국제전 10라운드로 펼쳐진 박환영(태양체육관) 선수의 경기를 응원했고, 코너 주변에서 시종일관 경기 주문을 했다. 염동균 전세계페더급챔피언은 MBC케이블TV 녹화방송 중계 해설자로 나서 주목을 끌었다.

김철관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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