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se 1 -Tablo] 주님, 당신과 멀어지고 있어요. 거짓 성직자가 내 귀를 찢고 있어요. 울부짖는 사자가 미소 짓고 있어요. 성서에 무관심의 곰팡이가 피고 있어요. 믿고 있어요, 무심코 믿고 있어요. 당신의 이름에 바벨탑보다 높은 성을 짓고 있어요. 죽이고 있어요, 전쟁터를 밟은 붉은 군화들을 성수로 씻고 있어요. 다 잊고 있어요, 면세를 면죄로 지키고 있어요. 정부에 십일조를 바치고 있어요. 국기는 휘날리고 십자가는 휘고 있어요. 악의 중력에 쓰러지고 있어요. 죄 짓고 있어요, 배고파 선악과를 씹고 있어요. 벌거벗은 숲에 불을 붙이고 있어요. 이렇게 울부짖고 있어요. 전능하신 주님, 대체 어디 있어요?

[Verse 2 - Mithra] 왜 서게 만든 거죠, 무릎 꿇게 만들 거라면? 걷게 만들어도 땅에 묻어 가둘 거라면, 두 손은 죄를 통해 당신과의 대화를 여는 창이죠? 다시 말해 단지 회개를 위해 찬 수갑인거죠? 기도란 뭘까요? 언제나 무답이어도 이렇게 오늘따라 당신이 미울 수가 없어. 어떻게 마지막 잎새를 꺾어 전능하고 전능하셔 나를 모른 척 하는 당신의 숨결에 걸었어, 이 모든 것. 길 잃은 한 마리 양이기를 바랬어, 마지막까지도 당신 이름 말했어, 믿음이 열쇠인 거라고? 구름 뒤에 숨어 열 내지, 뭐라고 말해도 오늘은 먹구름에 가려 숨이 끊어지기 전 파란 하늘마저. 전능하시다는 그 말도 다 거짓말인건가요? 울부짖는 자의 구원도 다 거짓말인건가요?

on this religious warground, the devil's heirlooms use the holy blood to fill the dusty tombs of God's people, cloudin' the vision like nuclear mushrooms to see who gets to put which book in our hotel rooms. is it the military or the oedipus complex which kills the holy father for industrial contracts? just facts in this hell that we livin' in... dear God help us, we are all your children.

<이 성전(聖戰)의 전쟁터에서, 악마의 자손들은 성스러운 피를 악용해 신의 백성의 고대 무덤들을 채우고 있으며, 우리의 호텔방에 누가 어느 책을 배치 할 권리가 있나를 결정하기 위해 핵의 버섯구름처럼 모두의 시야를 흐리게 한다. 산업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전능하신 아버지를 죽이는 것은 정부라는 군산복합체인가 인간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인가? 이게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옥의 현실... 전능하신 주님 도와주세요, 우리 모두가 당신의 자손들입니다.>

[Bridget] 다 이미 늦은 거라고 말해도 내겐 소용없어요. 더 높은 뜻이 있다고 말해도 내겐 필요 없어요.

누구가 신성모독을 범하는가?

에픽 하이(Epik High)의 “희생양”이라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사고의 정지를 느껴서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들을수록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현실을 상징적으로 잘 묘사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희생양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상에 존재하는 사람들, 신에게 조차 버림받았단 생각이 들만큼 최소한의 인권과 생존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신에게 항소하는 내용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런 가사를 ‘신성모독’이라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신성모독이 뭐죠? 많은 종족들이 여러 형태의 신성모독 행위를 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로 생각해왔습니다. 모세의 율법은 이를 범한 자는 돌로 쳐 죽이는 형벌을 가하도록 규정했으며,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527~565 재위)는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칙령을 내렸습니다. 미국의 여러 주에도 신성모독에 대한 법률이 있고, 스코틀랜드에서는 18세기까지 이를 범한 사람을 사형에 처할 수 있었으며, 영국의 경우 이 죄는 실정법으로나 관습법으로나 범죄행위로 간주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나 문화에서 실정법이 아니더라도 관습법상 죄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밑바닥에는 신, 하느님, 종교, 교회에 대한 공격은 국가(권력)에 대한 공격이라는 사상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신성모독이라는 죄명은 신에 대한 불경건(不敬虔), 즉 하느님을 욕되게 하는 언행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적용할 때에 신보다는 신의 이름으로 권력을 쥔 사람들이 신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스데반(행 6:11)과 예수님을 하느님 모독죄로 정죄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죄를 사해 주었다는 이유로(마 9:3; 막 2:7; 눅 5:21), 또 스스로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주장했다고 해서(마 26:63-65; 막 14:61-64; 요 10:33,36) 하느님 모독죄로 정죄하였다. 결국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했고, 스데반은 돌에 맞아 죽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신성목독이라는 누명을 씌워서 죽인 예수님과 스데반은 그들의 허물을 드러냈으며, 그들의 잘못을 지적했습니다. 여기에서 신성모독은 자기들의 기득권을 위협하고 도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그들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파괴하고, 평화를 깨뜨리고, 죽임을 선동했기 때문에 그들이야말로 신성모독을 저지른 것입니다. 신성모독이라는 누명을 씌우는 사람들은 신의 이름을 남용하고 신의 이름을 망녕되게 하기 때문에 그들 자체가 중대한 신성모독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사지마비 환자의 친구들과 예수님의 믿음

예수님이 가버나움 마을 밖에서 문둥병자를 고친 후에 다시 마을로 들어가지 못하고 빈들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병자는 예수님의 만짐으로써 나음을 입었지만, 그로 인해서 예수님은 스스로 부정해졌습니다(레 13:45-46). 악령을 쫓고 병자를 치유하는 예수님의 일은 그들의 질고를 자신의 몸에 쌓는 일이었습니다. 병자를 고침으로써 예수님은 부정해지고, 악령을 내쫓음으로써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마을로 들어가지 못하고 빈들에 있었으나, 사람들은 사방에서 몰려들었습니다.

한동안 밖에 있던 예수님이 다시 가버나움으로 들어갔습니다. 예수님을 찾아온 수많은 무리의 힘이었습니다. 유대교 율법에 의해서 부정하게 된 예수님을 찾아와서 함께 한 무리는 예수님을 다시 가버나움으로 들어가게 했습니다. 한 집에서 여전히 “그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몰려와서 그 집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 전개될 다섯 가지 갈릴리 논쟁 중에서 첫번째 논쟁을 일으킬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도 역시 중풍으로 몸이 마비되어 움직이지도 못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병은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많은 아픔을 줍니다. 더욱이 잘못된 제도와 불의한 구조 속에서는 부정한 사람이며 죄인이라는 누명으로 억울함이 더해집니다. 마비되어 옴짝달싹 하지도 못하는 몸은 ‘율법과 죄’의 위협 때문에 움직일 수 없는 형편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억울함을 항변할 수도 없는 상황을 말합니다.

무리들 때문에 집 안에 있는 예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몸의 회복을 향한 애타는 열망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를 들것에 눕혀서 데리고 온 네 사람은 지붕으로 올라가서 지붕을 뜯고 그를 예수님 앞으로 달아 내렸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을 알아보고, 죄 용서의 선언을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그들의 믿음"은 어떤 것입니까? 예수님으로 하여금 당당하게 죄 용서의 선언을 하게 한 것이 무엇입니까? 병자와 접촉함으로써 스스로 부정되는 것을 감내하는 믿음, 부정의 누명을 쓸지라도 소외되고 약한 사람과 함께 하는 믿음, 어떻게 하든 예수님을 만나면 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자유와 생명을 향해 나아가는 믿음입니다. 나만을 위한 믿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하려는 믿음입니다. 그들의 믿음에 힘 입어서 예수님은 죄 용서의 선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선언은 잘못된 전통과 제도와 기득권에 대한 도전

이제 논쟁의 시작됩니다. 예수님은 병을 직접 치유하는 대신 죄 용서를 선언했습니다. “아이야, 네 죄가 용서되었다!” 병으로 몸이 괴로운 것도 서러운데 죄인이라는 오명까지 들어서 억울한 시대의 아픔을 한 방에 날려 보내는 말입니다. 이 말을 들은 서기관들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죠. 하느님의 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법학자이며, 당대의 스승인 그들은 예수님의 말에 법적, 신학적 문제를 제기합니다.

당시의 일반적인 상식으로 보나 그들의 학문적 판단으로 보나 죄 용서와 사면의 권한은 하느님에게 있고, 그 수단과 통로는 희생제사와 제사장인데, 이를 범한 예수님은 신성모독에 해당됩니다. 게다가 예수님은 지배자들로부터 공인받지 못한 사람이고, 제도권 밖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신성모독이라는 죄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감행합니다. 당시의 일반적인 상식, 모든 사람이 그러려니 하는 생각들, 아닌 것 같으나 대놓고 말하거나 문제 삼지 못하는 사상적 흐름을 끊으려 하였습니다. 막상 당사자가 되면 고통 받고 억울하지만 내가 아닌 것을 감사하고 다행스럽게 여기는 당시의 상식을 깨뜨리려 하였습니다. 그 일을 하다가 신성모독으로 자기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더라도 피해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논쟁의 내용은 죄의 용서와 병의 치유의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병의 치유와 죄 사함은 율법에 기초해서 성전에서 드리는 속죄 제사를 통해서만 가능했습니다. ‘하느님 한 분밖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는가?’ 서기관은 사람들의 행위에 대해 합법성(율법)과 불법성(죄)을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암묵적인 권위를 가졌습니다. 그러한 권위가 왜곡되어 잘못 적용될 때에는 타인을 향한 폭력이 됩니다. 하느님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권위와 다른 사람을 맘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권력을 지키려 했을 때에 그 권위는 왜곡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사죄와 치유의 선언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자리를 대신했던 그들의 권위를 사람의 아들에게 옮겨 놓았습니다. ‘하느님과 인간’이라는 틀 속에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가 용인되었지만,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과 사람’이라는 평등한 인간관계를 선언하였습니다.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선언을 전통과 제도와 기득권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의 일이 유대인들의 거룩한 전통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고, 사회적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된 정결법과 제사제도에 대한 위협이고, 그러한 판단의 잣대를 쥐고 있던 자기들에 대한 공격으로 생각했습니다.

신성모독은 무엇이고, 누가 그것을 행하고 있는가?

그들은 예수님에게 “신성모독”이라는 혐의를 씌웠습니다. 율법에는 신성모독을 저지른 사람, 야훼의 이름을 훼방하는 사람은 돌로 쳐서 죽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레 24:10-23; 민 15:30-31). 마가복음에서 예수님은 ‘신성모독’의 혐의를 받고, 예루살렘에서 온 서기관들에게 심문당하며, 결국에는 대제사장에게 사형을 언도받습니다(2:1-12; 3:22-30; 14:64). 병자를 치유하고 죄인을 사면하는 일은 단순히 예수님의 능력을 드러내고 사람을 모으는 수단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이 행한 기적과 치유 및 귀신축출은 예수님이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이거나 하느님의 아들임을 말해주는 근거가 아닙니다. 그것은 죽음을 각오하고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만드는 일입니다.

신성모독, 야훼의 이름을 훼방하는 것은 십계명에도 있듯이 야훼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서 그 이름을 잘못 사용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자기의 욕망과 욕심을 위해서 사용하는 일, 그것이 기도든 설교든 찬양이든 어떤 방법이 됐든 야훼의 뜻이 아니라 자기의 뜻을 야훼의 이름으로 관철하려는 것이 신성모독입니다. 자기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자기의 주장을 남에게 강요하기 위해서 하느님의 이름을 들먹이며 팔아먹는 것이 바로 신성모독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그 하느님의 뜻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행동하는 것이 신성모독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일고 있는 불법과 합법의 논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자리에서 정치적 구호가 나오면 불법집회라고 하는 희한한 논리는 자기의 권력을 지키려는 억지입니다.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하면서 경찰과 컨테이너로 장벽을 쌓았습니다. 국민의 소리를 무시해서 죄송하다고 하면서 변한 것은 없고 자기의 주장만 되풀이 합니다. 자기들의 권력유지에 불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고발하겠다고 협박합니다.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상식으로 만들려고 애를 씁니다. 그리고 그것을 반대하면 ‘신성모독’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누가 신성모독을 저지르고 있습니까?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키고 학살하는 사람, 신의 이름으로 죽임의 문화를 조장하는 사람,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여 생명을 멸종의 위협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사람, 신의 이름으로 불의한 권력에 아부하고 찬양하는 사람, 신의 이름으로 부정한 정권을 축복하고 기도하는 사람, 신의 이름으로 돈과 맘몬을 탐하기 위해 거짓을 행하는 사람, 슬픈 표정을 지으며 겉으로만 잘못했다고 말하고는 전혀 삶의 바뀌지 않는 사람, 신의 이름으로 분열을 일삼으며 사람들을 원수처럼 대하는 사람, 잘못된 강자에게 약하고 억울한 약자에게는 강한 사람, 자기에게 주어진 권력으로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길들이려는 사람이 아닐까요?

권력에게 ‘신성모독“의 혐의를 받을지라도

언제나 잊지 않고 경계해야 할 것은 나도 이렇게 진짜로 신성모독을 범하는 사람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방식으로든지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서 훼방할 수 있기에 더욱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신성모독이 집단적으로도 행해질 수 있습니다. 언론, 정부, 교회를 비롯한 각종 단체에서 명확한 신성모독을 유도하고 행할 수 있기에 집단적 이데올로기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사지가 마비된 사람이 나음을 입고, 관습에 따라서 죄인으로 여겨졌던 억울함을 벗게 된 사건은 오염으로 부정하게 되는 것을 감수하면서 지금 아파하고 억울한 사람을 도운 네 사람과 신성모독의 혐의를 피하지 않고 잘못된 관습과 악한 권력에 당당히 맞선 예수님에 의해 일어났습니다. 억압된 생명을 살리고 아픈 사람과 함께 하는 일은 하느님의 뜻입니다.

그 뜻을 행하다가 권력에게 ‘신성모독“의 혐의를 받을지라도 낙심하지 맙시다. 그리고 이 땅에서 누가 하느님의 이름을 훼방하고,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고 있는지 분명하게 봅시다. 누가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지 확실하게 분별합시다.

이병일 위원  dotorikey@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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