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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간만에 여유있는 시간을 가지며 수리 센터 앞에서 환한 웃음을 웃고 있는 김주원 주임은 농부드로부터 '맥가이버'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l 송상호 | ||
17년 동안 그를 옆에서 지켜본 금광면 농민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은 ‘맥가이버’다. 웬만한 농기구는 그의 손에 가면 ‘척척’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로 25년 째 농기계와 함께 자신의 길을 걸어왔으니 눈감고도 다 보이는 게 농기계들의 속살이렷다. 이런 사람에게 붙여주라고 세상에는 ‘베테랑’이라는 말이 존재했던가. 그럼에도 아직 그의 손에선 농기계 관련 책이 놓이지 않는다. 신형 농기계가 계속 출시되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바쁠 때는 제가 더 바빠요. 농번기(4~5월, 9~10월) 때는 며칠을 밤잠 못 자고 수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농민들이 농기계를 수리해서 당장 사용해야 하니까 말이죠. 그렇다고 저에게 월급이 더 많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저를 필요로 하는 농민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걸요.”
기술자 중에 기술이 좋으면 맘씨가 별로고, 맘씨가 좋으면 기술이 별로인 아쉬움을 누구나 한 번 쯤 겪었다면 김주원 주임(안성 금광농협 개산지점 농기계 수리 센터)이 얼마나 반가운 사람인지 알 것이다. 맘씨 좋고 기술도 좋고, 거기다가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하루 종일 수리 센터에서 혼자 일을 하기에 조금 늦게 출근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아무도 없지만, 그는 항상 다른 농협 직원보다 조금은 이른 시간인 아침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출근 한다. 그것은 그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과 약속을 실천하는 그의 생활 습관이다.
원하는 부품이 구해지지 않아 속상하기도 하고 남들이 다 꽃구경, 단풍구경(봄과 가을이 제일 바쁜 계절이기에) 떠날 때 꼼짝없이 몇날 며칠을 밤잠 못 자고 일을 할 때면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아, 자네 때문에 올해 농기계 한 번 고장 나지 않고 농사 잘 지었구먼”하는 어르신들의 말 한마디에 힘을 낸다는 그다. 때로는 자신이 고쳐준 농기계로 농사지어 수확한 오이, 고추, 배 등의 농작물을 한 손에 들고 나타나는 농민들을 보면서 그 누구도 겪을 수 없는 자신만의 보람으로 인해 다시 한 번 더 “이 길을 내가 잘 선택했다”는 자존감이 밀려온다는 그다.
이렇게 유달리 농민들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의 노부모가 강원도 홍천에서 지금도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찾아온 농민 어르신들이 부모 같을 수밖에. 그래서 그는 지금의 농민들을 보면 누구보다 마음이 아프다. 농협에 근무하는 그로서는 1년 동안 농사짓는데 들어가는 총 비용이 얼마나 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농기계 수리부터 1년 농사의 준비와 수확까지 농민들은 거의 지역 농협을 통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이것이 바로 찾아온 농민들에게 수리비용을 과다하게 받지 못할뿐더러 웬만한 소소한 것들은 그저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주된 이유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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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의 진정성은 그 사람의 말에 있지 않고 그의 살아온 내력과 실천에 달려있다고 본다면 그가 속한 농기계 센터의 문구는 믿음이 확 간다. 요즘 처럼 '말의 진정성'이 이슈가 되는 시대에 누구처럼 그렇지 않다는 것에 눈길이 간다. ㅣ 송상호 | ||
“농촌의 희망을, 농민에게 실익을”
위의 문구는 자신의 길이 천직이라고 말하는 그의 등 뒤로 보이는, 수리 센터 위쪽 벽에 붙어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의 말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것은 역시 그 사람의 말에 있지 않고 살아온 내력과 실천에 있을 터. 어느 농협에나 붙어 있을 법한 그 문구가 그저 전시용 문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요즘 이런 저런 일로 가뜩이나 힘든 농민들에게 금광면 농협의 ‘김 맥가이버’같은 사람이 있어 농민들의 주름살이 조금은 펴질 게다.
개산농협 농기계수리 센터 031-677-2297
송상호 기자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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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에 남아 있는 일본 제국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