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련을 비롯한 기독교단체는 30일 오후 5시 30분부터 31일 새벽 4시까지 광화문 감리교회관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협상무효, 고시철회" 기독교 철야 촛불기도회를 드렸다.ⓒ 김보람

“교회가 바닥살이를 역사 주체로 일으키시는 하나님과 그 분에게 부르심 받은 자기 모습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는 먼저 잃어버린 모습을 되찾아 다시 하나님 역사 현장에 쓰임 받는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 문대골 목사(예수살기 상임대표) 밤샘 촛불기도회 설교 일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기사련)를 비롯한 범기독교단체들은 30일 광화문 감리교회관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고시 철회”를 위한 밤샘 촛불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저녁 5시에 시작한 밤샘 촛불기도회는 31일 새벽4시까지 열렸다.

밤샘 촛불기도회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여는 기도회(오후 5시 30분)와 철야 기도회(오후 10시), 마침 기도회(31일 새벽 3시 30분) 순으로 이어졌다. 기도회와 기도회 사이에는 발언과 자유토론도 활발했다.

노정선 교수(연세대학교 인문예술대학)는 “대만과 일본은 20개월 미만 쇠고기를 , 21개월~60개월 광우병 위험 쇠고기는 한민족이 먹게 될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종말 처리장이 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의 ‘연해주 식량기지’ 주장에 대해서도 “북에 식량기지를 마련해 식량난을 해결하고 우리도 먹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하고 싶다”며 “그러나 남북이 최근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한다면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 말했다.

▲ 기사련을 비롯한 기독교단체는 30일 오후 5시, 광화문 감리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산 쇠고기 협상무효, 고시철회" 기독교 철야 촛불기도회를 알렸다. ⓒ 김보람

한상렬 목사(전주 고백교회)도 기도회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정부 이야기를 남 이야기 하듯이 할 수는 없다”며 “이번 사태에 이르기까지 교회가 한 일은 무엇인가 하는 회심이 먼저 있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한 목사는 또한 쇠고기 협상에 항의하며 분신한 이병렬 씨를 거론, “자신이 불꽃이 되어버린 열사처럼 우리도 자신을 던지는 마음으로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5.29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장관고시를 철회와 재협상 ▲촛불시위 관련 연행자전원 즉각 석방과 사법처리 중단 ▲촛불문화제·집회 참석자 폭력 진압과 강제연행 중단 등을 촉구했다.

성명은 “이른바 ‘기독교 장로 대통령’정권이 경제성장·이윤창출보다 생명과 민주주의를 존중하여 하나님 정의를 드러내는 정치를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성명은 “출범 100일도 지나지 않아 ‘무능한 정권’실체를 드러내어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며 “특히 장관고시 강행은 ‘고시효력 정지 가처분신청과 범국민 위헌소송뿐 아니라 정부규탄 등 국민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 덧붙였다.

기자회견은 조정현 기사련 상임대표가 사회를 맡아, 격려사(이명남 한국교회인권센터 이사장)와 발언(방인성 뉴스앤조이 대표, 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성명서 낭독 순으로 진행했다.

▲ 참석자들은 기도회 외에도 자유 발언과 토론을 진행했다.ⓒ 김보람

▲ 기도회에 앞서 발언을 준비하는 노정선 교수 ⓒ 김보람

▲ 밤샘 촛불기도회 참가자들 ⓒ 김보람

<미국산 쇠고기수입 장관고시 강행에 대한 우리의 입장> 정부 당국은 5월 29일 오후 4시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장관고시를 강행했다. 4월 18일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수입 전면허용에 대해 '협상무효 고시철회, 미친소 너나 먹어'를 외치며, 나이 어린 청소년들로부터 일반 시민들이 촛불문화제와 거리행진을 해 온 지 21일이나 되는 상황에서 행한 고시이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진실로 이명박 정부가 미국 축산업자의 이익을 위해 우리 국민의 주권과 건강권을 포기하고, 불평등한 한미동맹 강화와 민중고통을 가증시키는 한미 FTA타결에 목을 매려는 것인가? 이번 5·29 정부 고시는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광우병 특정위험 물질이 수반되는 30개월 이하의 쇠고기를 통제 없이 무제한 수입을 허용함으로써, 수입쇠고기 위생상태에 대한 검증과 검역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그동안 연인원 수 십만 명이 촛불집회를 통해 '재협상과 고시철회'를 요구하면서, 이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시 국민의 심판과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는 집단 예언의 결과란 말인가?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청소년과 평범한 시민들에게 경찰은 폭력 진압과 강제 연행을 통해 200명 이상을 서울 곳곳의 경찰서에 분산 영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난 27일에는 여고생에 대한 강제 연행을 저지하던 한국교회인권센터 사무국장 최재봉 목사와 이명국 목사가 연행당하는 사태를 목도하면서 이런 결과를 전혀 예상치 못한 바는 아니다. 문제는 지난 대선에서 다수의 국민적 지지를 얻고 태어난 이명박 정부가 100일도 못 되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외면당하는 '무능한 정권'으로서 그 실체가 드러나 온 국민에게 절망을 가져다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장관고시 강행은 새 정부를 규탄하게 되고, 향후 촛불대행진을 전국적 단위로 더욱 확산시키고, 고시효력 정지 가처분신청 및 범국민 위헌소송 등의 국민적 저항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명박 정부가 소위 '기독교 장로 대통령의 정권'이란 소리를 듣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권이 경제성장과 이윤창출보다는 인간 생명을 우선적으로 존중하며, 절차적 민주주의를 중시하고 책임 있는 정치구현을 통해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우리 사회 속에 드러내 주기를 바란다. 정부는 촛불을 통해 드러난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생명에의 요구를 받아들여 '고시철회와 재협상'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면서 우리의 요구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5·29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장관고시를 당장 철회하고 재협상을 단행하라. 2. 촛불시위 관련 연행자를 전원 즉각 석방하고 사법처리를 중단하라. 3. 촛불문화제와 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폭력 진압과 강제연행을 중단하라. ※ 참가단체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독여민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장생명선교연대, 새시대목회자모임, 생명평화기독연대, 생명평화전북기독인연대, 아름다운생명사랑, 영등포산업선교회, 예장일하는예수회, 한기연, 한국교회인권센터, EYC, KSCF), 예수살기(서울·경기, 대전, 대구, 경남·부산, 전북, 광주, 여수·순천, 해남, 제주, 강원, 충청, 거창)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감리교농촌선교훈련원, 건강한교회를위한목회자협의회,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개혁지원센터, 뉴스앤조이, 복음과상황,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새벽이슬, 생명평화연대, 열린신학바른목회실천회, 영남신학대하나님의마을사람들, 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 통일시대평화누리,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기독교생명농업포럼, 한미FTA3개교단(감리·기장·예장)농목대책위, 한신대신학대학원학생회, 향린교회(명동, 강남, 들꽃), 새암교회, 솔샘교회, 열린교회, 작은예수공동체),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기독교평화연구소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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