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습니다.” 학실히 달라지긴 했다. 안좋게. ⓒ 이철우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습니다.” 서대문 경찰청에 붙어 있는 문구다. 나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하겠다는 다짐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그 방향이 엉뚱하게 가고 있다. 28일 새벽 경찰은 ‘광우병 우려 미 쇠고기 수입중단’을 촉구하며 서울시청 광장 등에 모인 이들을 포위하고 시민 117명을 연행했다.

지난 25~27일 연행한 98명보다 이날 하루 연행자가 더 많다. 불법집회 개최와 도로 무단점거 등 현행범이란다. 경찰은 25~26일 연행한 69명을 훈방·불구속입건 한 뒤 석방했지만, 27(29명)~28일(117명)체포한 이들은 집회주도·가담 정도를 조사한 뒤 형사 처벌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어청수 경찰청장의 “집회 전문 배후세력이 거리행진을 이끌고 있다. 수백 명이라도 체포 하겠다”(26일)는 말에 따른 조치다.

한편 27일 촛불문화제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여고생을 잡아둔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의 규탄기자회견과 석방촉구가 이어졌다.

결국 경찰은 이날 1시 ‘강압수사는 없었다’며 마지못해 학생을 풀어주었다. 그러나 이날 경찰이 이들에게 보인 모습은 “권력의 개가 됐냐?”, “이명박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 백승엽 서대문경찰서장이 연행자 석방 촉구 기자회견에 뛰어들어 강제해산하겠다며 호령하는 모습. ⓒ 이철우

서대문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을 하는 이들을 경찰로 에워쌌으며, 여러 차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뛰어들어 ‘불법집회’라며 ‘중단하지 않으면 강제로 해산하겠다’고 위협했다.

경찰은 노무현 정부시절에도 미국문제(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 한미FTA 등)에서 ‘몽둥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노동자 농민을 때려죽이기까지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방패와 곤봉에 찍히고 맞고 피를 흘리게 될지 생각만으로 끔찍하다.
이러한 경찰을 믿고 살아야 하는 시민들은 불행하다. “유전무전 무전유죄”가 이 땅의 법이고 현실임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는 어느 모로 보나 노무현보다 더 하다. “무능한 놈 피하다 모진 놈 만난 꼴”이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 스스로 법을 무시하며 누구에게 법을 지키라 할 것인가.

이명박 정부는 ‘법’과 ‘원칙’을 제대로 지켜라. 자유민주주의 기본가치인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우라. 그것이 국민과 소통하는 방법이고 나아가 남북경색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실낱같은 길이다.

▲ 이날 기자회견은 경찰의 보호속에 평화롭게 진행되었다.ⓒ 이철우

▲ 촛불문화제 대응에 신속했으며, 기자회견이 불법집회임을 친절하게 알져주었으며, 공정하게 여고생도 잡아 두었다. ⓒ 이철우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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