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의 이슬람 전통 의상 도브를 입은 검은 피부의 여덟 살 바기 소년은 비디오카메라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빠 사랑해요”"Ana bahibak baba" (I love you Dad )
그의 아버지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일부다.

수줍음을 타는 한 소년이 알자지라 방송의 영어 방송 스트디오 잔디밭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모하메드 알 하지는 지난 6년여 동안 그의 아버지를 볼 수 없었다. 그의 아버지는 편편이 들려오는 외부의 소식과 바깥 세계의 지지로 필사의 단식투쟁을 하고 있었다. 그는 관타나모수용소에 수감된 사미 알 하지 다. 알자지라 방송의 사진 기자다.

2007년 1월부터 단식 농성중인 사미 알 하지는 코로 강제 급식을 주입받고 있으며 심리적 고문을 받고 있다고 그의 영국인 변호사  스미스( Clive Stafford Smith )가 전했다.

미국은 그의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들을 취하고 있으며 알 하지는 신장 암의 징후가 있지만 그가 단식중이기 때문에 그에 게 적절한 진료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사흘간 한숨도 잘 수 없었다. 이러다가 결국에는 죽어가겠구나”라는 사미의 말을 전하며 스미스 변호사는 그것은 실로 충격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사미 알 하지의 건강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상태에 처해 있다. 2007년 1월부터 그는 단식 농성중이다.16개월째인 셈이다. 그는 6년여 불법 감금상태에서 끈질기게 심문을 당해야 했다.

사미는 2001년 12월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파키스탄의 정보요원에 의해 체포되었는데 그 당시 그는 알자지라 방송의 카메라맨이었다. 합법적 비자도 소지하고 있는 언론인이 백주에 붙잡힌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그들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기소한 적도 없다. 미국은 관타나모 수용소에 억류된 수감자들 전원이 적군 전투요원이며 안보를 위협하는 위험한 인물들이라는 주장만을 되풀이 할 뿐이다.

쿠바에 있는 미군기지인 관타나모 기지에는 현재 270 여명이 억류되어 있고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500여명이 수감된바 있다.

어쨌거나 그들은 합법적으로 수감되지도 않았지만 합법적 절차에 따라 석방되지도 않았다.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불법이지만 총체적으로 불법이 자행된 것이다. 게다가 그 불법행위에 대해 국제사회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비교적 관대했다는 얘기다.

비밀 수용소에 대하여 

놀랍게도 30명의 수감자들을 면담할 수 있었던 스미스 변호사는 뉴스 의제로서 관타나모 수용소 문제만을 크게 부각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에 의하면 더 큰 이슈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 도처에 있는 미국의 비밀 수용소에는 27000여명이 수용돼 있지만 악명 높은 관타나모 수용소 때문에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프가니스탄의 바그람 미국 공군기지에는 ‘유령 포로’들이 기소도 되지 않은 채 테러와의 전쟁의 어두운 뒷켠에서 갇혀 지내고 있다.

이게 진짜 이슈다. 이런 이슈야 말로 언론에 의해 공론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일들은 널리 알려져야 한다. 이런 일들이야말로 우리가 공유하고 풀어 가야 할 이슈가 아니겠는가.

물론 관타나모뿐만 아니다. 다른 비밀 수용소도 다르지 않다고 본다.  스미스 변호사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재단' Reprieve '는 이들 수감자들의 주소나 이름들을 밝히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은 지난한 과제이다.

조금 알려진 수감자들은 그나마 법률적 지원을 조금이나마 받고 있지만 수감자들의 대다수는 법적인 지원과는 거리가 먼 상태에 있다.

유럽이 비록 고문에 반대하고 있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부시 정부에 의해 저질러진 야만적 행태는 폭로돼야 하고 세계 곳곳에 있는 관타나모와 같은 비밀 수용소는 공개돼야 한다는 것을 스미스 변호사는 힘주어 말했다.

“우리는 그들을 고발 할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당하고 있으며 무슨 일이 어떻게 행하여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저지른 악행, 문명국가 미국이 저지른 야만에 대해 어떻게 침묵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야만을 고발할 것이다.”

스미스 변호사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은  ‘관타나모’수용소를 폐쇄하는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현재 미국의 주요 대선 후보들도 입을 모아 관타나모 수용소의 폐쇄를 말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관타나모가 남긴 어두운 유산은 무겁다.

기억하는가?  부시 체니 파웰  라이스 등의 백악관 회의를 기억하는가 말이다. 그들은 그곳에서 물고문, 그들의 말로‘ water boarding’ 을 합법화하지 않았던가. 정부의 이름으로 고문을 합법화 시킨 이 끔찍한 유산을 어찌 해야 하는가.

인종주의의 증거

앞서 얘기 했듯이 사미 알 하지는 2007년 1월7일 이후 단식투쟁을 해 왔다. 관타나모 미군수용소의 수감자 17명의 변호사인 데이비드 렘즈는 알 하지는  최악의 소름 끼치는 상태이며 그를 다루는 미국의 행태는 인종 차별로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말했다.

알 하지를 접견한 데이비드는 ‘알 하지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것 같다’고 전하면서 유럽인들은 결코 이런 대접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 관타나모에는 275명이 수감되어 있다. 그러나 유럽 수감자들은 모두 그들 나라로 돌아갔다. 억류자의 3분의 1에 달하는 예멘과 같은 그런류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만 남아 있다는 얘기다.

물론 부시정부는 관타나모에서 많은 사람들이 석방되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관타나모’는 국제적 수치의 상징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5월 1일 이뤄진 사미 알 하지의 석방은 물론 그런 미국 정책 방침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관타나모는 미국이 자초한 미국에 대한 국제적 비난의 상징이다. 그것은 미국이 미국에게 행한 재앙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국인들은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공감했으나 수감자들의 처지에 대해서는 동정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부시정부가 수감자들을 악행을 일삼는 최악의 사악한 자들로 묘사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광우병 고문

광화문에서는 연일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게 며칠인가? 미국 소 수입,  미국무기의 다량 구매는 광적 수준의 종미주의(從美主義)가 자초한 결과로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정부가 국민에게 행한 ‘광우병 고문’ 무엇으로 어떻게 설득하겠다는 말인가 ? 30개월이 넘은 소는 그들의 애완동물인 개나 고양이에게도 먹이기를 꺼린다. 미국의 개나 고양이보다 못한 대접으로 국민을 모욕하는 정부가 바로 지금의 정부다. 게다가 광우병 고문에 항의하는 사람들을 향해 그들은 붉은 덧칠마저 하려든다. 이게 선진이란 말인가. 이게 문명인가.

미국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무장된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시장만능주의 조차도 ‘미국 전지전능주의’로 세계화도 ‘미국화 ’일 뿐이다.

미국의 세기는 이미 저물고 있다. 안보 문제만 해도 그렇다. 폐기 처분될 'M D'나   'P S I'에 왜 그리 매달리는가? 미국의 세계 방위 구상에 끼어들어 중국은 어떻게 감당하려는가?

다시 한 번 말해야 겠다.

야만을 깔고 앉아 선진을 노래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에 충성했으니 우리에게는 얼마나 충성할 것인갚해방 후 미국 군정청 장관이 친일파를 등용하면서 했던 얘기다.

“아빠 사랑해요”를 외치는 모하메드의 맑은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 사미 알 하지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 왔다.  노인의 모습으로 돌아온 알 하지기자는 미국이 자행한 일들을 드러내고 있다. 그 세월을 말하고 있다. 그는 아직 39세다.

대운하도 있다. 물의 민영화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자국구민을 미국의 개만도 못하게 취급하고 모욕을 준 ‘광우병 고문’ 어찌해야 하나.

촛불을 든 여중생들의 맑은 눈망울이 가슴에 감겨든다.
벌써 분기(奮起)를 고민 하다니.

김승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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