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두루미는 호리병 속의 음식을 먹고, 한국두루미는 접시위의 음식을 먹는다.”
▲한미FTA 비준 반대 엽서.
부시 선수 앞에서 노무현 선수가 자신 있다고 호기를 부리고 있다.
“미국 늑대가 FTA
망치를 들고 한국 양의 담을 넘고 있다. 양은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다.”
“부시 선수 앞에서 노무현 선수가 자신 있다고 호기를 부리고
있다.”
“미국 헤비급 선수가 한국 밴텀급 선수에게 공정한 시합을 하자고 손을 내밀고 있다.”
이번 정의무역 행동주간에 대구행동위원회가 국회의원들에게 보낼 ‘한미 FTA 비준반대 엽서’에 실린 문구다.
대구행동위원회는 ‘정의로운 무역이 왜 필요한가? 한미 FTA 문제젼을 담은 홍보물을 대구시민들에게 배포하며 엽서쓰기 캠페인을 벌였다.
보수적 정서가 타 지역에 비해 유난히 견고한 대구지만 시민들은 엽서쓰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는 서민 살림살이를 전 방위적으로 위협할 한미 FTA에 대해 시민들이 큰 경각심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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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월당역 지상캠페인, 지하에서 쫓겨났지만 엽서쓰기는 식을 줄 몰랐다. ⓒ백창욱/에큐메니안 | ||
특히 WCC 중앙위원인 박성원교수가 대표로 있는 ‘아름다운 생명물결’과 대구경북 목정평, 대구 NCC 인권위원회가 캠페인이 성공하도록 중심역할을 감당했다. 또한 목회자와 교인이 함께 캠페인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서 기독교운동의 이상적 모습을 보여 준 마가교회(서일웅목사)의 참여도 큰 몫을 차지했다.
상가협회와 마찰에도 불구 캠페인 끝까지 벌여
캠페인 팀들은 메트로 센터를 관할하는 상가협의회의 비협조와 잦은 간섭에, 두 세 번의 장소이동을 감수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캠페인을 끝까지 벌여나갔다.
그러면서 FTA가 결코 이해관계가 있는 어느 한 두 사람만의 쟁점이 아닌 전 국민적 관심사임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며, 운동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현장성과 자신감의 경험을 참여자들에게 심어줬다.
운동에도 철석같이 통하는 격언이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다. 이 말은 의식은 있지만 분열과 파편화를 거듭하며 흩어져 있는 기독교운동 진영에 무엇보다도 절실한 문구다.
그런데 구슬이 서말이 되려면 구슬을 꿰는 선도자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런 차원에서 현장성을 가지고 뛰는 그룹이 필요한데, 대구기독교 운동그룹은 매우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운동이 거간꾼 역할이 아니고 대중의 의식과 실천을 함양하는 것이라면,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서민대중들과 부딪히면서 현안이 대중과 소통하도록 하는 활동은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WCC 프로그램에 한국의 한 도시만 참여한 현실은 아쉬운 대목
▲경북대학교 캠페인과 음악회는
학생대중과 함께 정의무역을 공유하는 신나는 마당이었다. ⓒ백창욱/에큐메니안
“기독교운동이 사무실에서만 이뤄진다”고 누군가는 말했다. 이는 현장과 행동이 없는 운동의 공허함을 꼬집는 말이리라. 정의무역 행동주간은 비록 캠페인이라는 연성 운동방식을 취했지만, 한편으론 운동 의제가 활동가들의 전유물이 돼서 대중으로부터 소외와 고립을 초래한다는 비판에 비춰볼 때, 시기적절한 운동방식이었다.
또, WCC 프로그램의 주제는 정의무역인데 마침 한국의 최대현안인 한미 FTA 비준 건이 맞물려 있어서, 대구행동위원회가 ‘정의무역’이라는 추상성을 ‘한미 FTA’라는 현실성과 묶어서 대중캠페인을 훨씬 실감나게 전개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WCC 프로그램이면 WCC에 가입한 전 세계 교회와 기구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해야 함에도 불구, 한국만 해도 한 도시에서만 이 프로그램을 시행한 것은 운동영향과 효과가 널리 확대되는 데에는 매우 불리한 요소였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WCC의 행정체계 결함인지, 가맹교단의 무관심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미 FTA의 심각성을 정의무역과 결합해 전교회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운동 확산이 이뤄지지 못한 점은 차후에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대구행동위원회는 오는 25일 영남신학대학교 종교개혁기념제에서 한 번 더 한미 FTA 비준반대 엽서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대구에서 행한 정의무역행동주간을 마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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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비준 반대 엽서. 미국두루미는 호리병 속의 음식을 먹고, 한국두루미는 접시위의 음식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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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욱 baek0808@hot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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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에 남아 있는 일본 제국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