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10월부터 2년여 동안 시작된 학생과 개신교 종교재단의 싸움.

법원은 학생이 갖는 신앙의 자유가 학교를 설립한 종교 재단의 신앙 실행 자유보다 우선한다고 판결, 학생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0단독 배기열 부장판사는 5일 학교 측의 특정 종교 강요로 신앙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강의석씨(21 서울대 법대)가 서울 대광고 재단과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광학원은 1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종교단체가 선교를 이유로 학교를 설립했더라도, 종교 선택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지 특정 종교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학생의 신앙의 자유는 학교를 설립한 종교단체의 선교나 신앙실행의 자유보다 더 본질적이며 인격적인 가치를 지난 상위 기본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강씨가 서울특별시 교육청의 감독 과실에 대해 낸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서울시 교육청 소속 담당공무원에게 집무집행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한 행위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국가배상책임은 인정키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은 "이번 판결이 일부 진전된 것"이라며 환영하면서도 서울시 교육청이 과실이 없다고 판시한 것엔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종자연은 "재판부가 종교사학에서 선교 목적보다 공교육시스템이 우선된다고 판시했다면 공교육을 책임져야 할 서울시 교육청이 아직도 종교 강요를 당하는 학생들과 부모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벗어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음에도 과실이 없다는 것은 재판부의 부족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이번 판결을 시작으로 '종교를 강요하는 종교사학'은 반성의 기회로 삼고,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종교교육과 종교의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지난 2004년 서울 대광고등학교 학생회장이던 3학년 때 학교 측에 "종교를 강요치 말고 예배 선택권을 보장해 달라"고 주장하다 퇴학처분을 받았다.
 
이에 45일간 단식과 함께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으며, 서울 북부지법에 '퇴학처분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승소, 임시학생으로 학교를 다녔다.

박지훈 기자  punkyhid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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