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행동위원회는 17일 1차 회의를 열고 정의무역주간 동안 펼칠 캠페인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백창욱/에큐메니안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신자유주의 세계경제화를 반대합니다”
“한미 FTA는 미국 두루미에겐 호리병속의 스프이고, 한국 두루미에겐 접시위의 스프입니다”

정의로운 무역 행동주간을 맞아 대구행동위원회가 국회의원들에게 보낼 엽서문구다.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에큐메니칼옹호연맹(EAA)이 2년마다 전 세계적으로 펼치는 ‘정의로운 무역을 위한 행동주간’(이하 정의무역주간)이 대구에서 열린다.

아름다운생명물결과 영남신학대신대원, 대구목정평, 대구NCC인권위원회가 주축이 돼서 ‘대구행동위원회’ 이름으로 준비하고 있는 이번 캠페인은 10월14일~21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에 정의무역주간이 열리는 이유는 10월 중순에 세계적으로 정의로운 무역과 관련한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16일에는 세계식량의 날, 17일에는 국제빈곤퇴치의 날 및 빈곤반대궐기의 날 행사가 예정돼 있다. 또, 19일~21일에는 ‘신자유주의의 행동대’로 악명 높은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이 합동연차회의로 모인다.

WCC는 정의무역주간 동안에 가맹교단과 기구들이 각자가 처한 지역에서 ‘정의로운 무역을 위한 행동’ 항목을 설정하고 한 주간 세계적으로 함께 행동하는 행사를 전개하여 주기를 당부했다.

한미 FTA 국회 비준 앞 둔 때 정의로운 무역 고민할 수 있는 기회

▲대구행동위원회는 20일 2차 회의를 열고 정의무역주간 동안 펼칠 캠페인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백창욱/에큐메니안

이 캠페인은 한국교회 입장에서 볼 때 의미가 큰 행사라 할 수 있다. 한미 FTA 체결 이후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 협정이 과연 정의로운 무역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

성서는 늘 사회경제적으로 가난한 자의 입장에서 정의를 생각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한미 FTA 협정이 성서가 명령하는 대로 가난한 자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나아가 오늘날 경제는 생태계 희생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현실인데 과연 이 협정은 생태계와 자본이 약한 나라의 경제주권 등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가를 생각해 보도록 우리를 도전한다.

한국사회나 한국교회의 맹점 중의 하나는 우리가 세계 관심사에 무관심하고 우리 관심사는 우리끼리만 가진다는 점이다. 이제는 세계적 관심과 우리의 관심을 함께 연결하고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히 세계적 차원과 지역적 차원을 공유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세계화에 대한 저항운동에는 세계와 지역의 연대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정의무역주간 캠페인은 세계와 지역이 현안을 함께 공유하고 연대하는 좋은 마당이 될 것이다.

대구행동위, 정의로운 무역 위한 예배 및 국회의원에 FTA 비준 거부 촉구 엽서 발송 결의

‘대구행동위원회’는 9월 17일, 20일에 정의무역주간 캠페인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모여서 워크숍과 1, 2차 회의를 했으며, 캠페인을 위한 세부사항들을 결정했다.

대구행동위는 △신앙 고백적 차원에서 정의로운 무역을 위한 예배 △개인적 차원에서 미국산 쇠고기 구매거부운동 동참 △집단적 차원에서 10월 정기국회 회기에 맞춰 한미 FTA 비준을 거부하도록 촉구하는 엽서 발송으로 인한 국회의원 압박 등 정의로운 무역을 위한 세 가지 행동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10월16일(화)에 동로교회(박기백 목사)에서 정의로운 무역을 위한 여는 예배를 열기로 하였고, 18일(목), 19일(금), 20일(토) 오후에 인파가 많은 시내에서 문화 예술공연을 하며 ‘정의무역’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거리캠페인 때는 시민들에게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엽서작성을 권유하고, 한미FTA의 부당성을 알리는 홍보활동도 겸하기로 뜻을 모았다.

2005년 정의로운 무역행동주간은 4월10~16일 주간에 지켰는데 약 80개국, 1000만 여 명이 교회와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행사에 참여한 바 있다.

대구기독교운동 그룹은 그동안 신자유주의 경제세계화에 대해 줄곧 경고의 음성을 낸 바 있다. 07년 4월에 신자유주의 경제세계화 시대를 사는 신앙고백으로 세계개혁교회 연맹이 만든 ‘경제정의를 위한 주기도’를 번역, 배포했고, 8월에는 WCC 경제정의담당총무 로가테 므샤나 박사를 초빙하여 “신자유주의 경제세계화에 대한 세계교회의 신학적 대응”이란 신학세미나를 갖고 한미 FTA를 교회적 관점에서 조명한 바 있다. 이번 정의무역주간은 그동안 진행한 일련의 활동을 총망라하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백창욱  baek0808@hot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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