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슈렉> 시리즈와 노무현

▲ 영화 <슈렉3> 포스터 (출처 http://www.shrek3.co.kr/)

과장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영화 <슈렉> 시리즈는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영화다. 1편부터 3편에 이르기까지 슈렉의 ‘등장’과 ‘변신’과 ‘왕위 계승건’은 대통령의 ‘탄생’과 ‘탄핵’, 그리고 ‘제 2의 노무현의 등장’을 너무도 잘 보여주는데, 이 영화를 이렇게 정치적으로 해석해 보면, 영화 보는 재미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를 엿볼 수 있다. 앞으로 쓰는 글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모를 일이다. 인생은 어쩌면 영화보더 더 영화 같지 않은가!

첫 번째 <슈렉1>은 20세기말의 시대정신인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성들을 집약해서 보여주고 있다. 잘 정돈된 이야기의 코드들을 해체하고, 차이를 드러내어 그 차이들의 조화를 생성하며, 그것은 변두리의 존재들인 주변부 타자들의 목소리로 우리에게 들려진다. 한마디로 모든 통상적인 예측들을 통렬하게 위반한 영화가 바로 <슈렉1>이다.

대통령 노무현의 탄생이 바로 그렇다. 잘 정돈된 우리 사회의 권력을 해체하고, 차이를 드러내며 통상적인 예측들을 위반하는 속칭 권위가 아닌 권위 해체에 초점을 맞추어서 장르적인 클리셰들을 마구 비켜나가는데 노무현의 언행이 바로 <슈렉1>의 영상 이미지와 겹친다.

두 번째 <슈렉2>는 슈렉 부부가 ‘겁나먼’(far far away) 왕국에 초대되어 경험하는 일들이다. 이것은 멋진 왕자를 기대했던 겁나먼 왕국의 시민들이 괴물 같은 슈렉과 피오나 공주의 모습에 놀라 할말을 잊는 것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상고 출신과 여상 출신의 대통령과 영부인을 맞이했던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그래서 겁나먼 왕국은 교육열 1위인, 학벌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3불정책을 그다지도 폐지하려고 안달 난 기득권층의 ‘애증의 나라’인 겁나는 우리 대한민국이다.

따라서 피오나의 아버지 해롤드 왕과 피오나의 정혼남이었던 ‘프린스 챠밍’과 그의 어머니 ‘요정 대모’, 그리고 ‘장화 신은 고양이’는 슈렉을 탄핵, 아니 제거하려고 한다. 탄핵의 위기를 겪은 노무현(영화에는 장화 신은 고양이가 슈렉의 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득권층에 이용당한 민중은 뭐가 옳은지 아는 것이다)은 한-미 FTA협상으로 백마 탄 왕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슈렉2>에서 슈렉이 얼짱보다 얼꽝으로 남아있으려고 했던 것처럼 노무현은 백마 탄 왕자보다 저잣거리의 우스꽝스런 인물이 되어야 한다.

언론과의 마지막 전쟁(기자실 폐쇄냐, 언론선진화 방안이냐!)이 이를 잘 말해준다. 바라기는 한-미 FTA협상이 결렬되어야 <슈렉2>와 노무현이 제대로 연결되는데 재협상 논의가 등장하는 걸로 보아 아직 진행 중이니 어떻게 될지 살펴볼 일이다. 그러나 미래를 예측 할 수 있는 중요한 이야기는 정작 <슈렉3>에 나온다.

2. <슈렉3>이 주는 노무현의 미래와 올해 대선전략

간단하게 설명해 보자. <슈렉3>이 주는 노무현의 미래와 올해 대선의 전략은 무엇인가?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첫째 슈렉은 왕위 계승자 1순위이지만, 왕이 되려고 하지 않고 아더에게 양보한다. 둘째, 아더는 나약하고, 힘없으나 슈렉을 통해 거듭나게 되어 마침내 왕위에 오른다. 셋째, 그렇다면 포인트는 오늘 이 시대의 아더는 누구인가이다. 대권을 잡는 그 아더 말이다.

이 물음을 정치적으로 정리해보자. 첫째 영화에 의하면 노무현은 자신의 권력을 양보한다는 것이다. 이 양보가 정권교체의 차원이 아니라, 개구리 왕의 혈족인 아더에게 있다는 것인데, 이를 잘 분석해 보면 정권교체는 없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아더는 슈렉과는 외가쪽 친척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린스 챠밍은 지금은 매혹적이어도 왕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지금 지지율이 매력적인 이(charming)는 누구인가?

둘째 그렇다면 아더처럼 나약하고 힘없는 대권주자는 누구일까? 슈렉을 만나듯 노무현을 만나 거듭날 대권주자는 누구일까? 손학규가 한나라당에서 힘이 없었으나, 슈렉을 만나 거듭난 아더처럼 노무현을 만나 변신할까? 범여권이 아니라는 노무현의 말에 아직은 희망이 없어 보인다. 아니면 김두관처럼 아예 존재자체가 없는 리틀 노무현이 노무현을 만나 거듭날 것인가?

영화처럼 개구리 왕의 유언도, 슈렉처럼 권력보다 소시민적 심성을 가진 이를 찾기가 어렵다. 혹시나 아더는 지지율이 가장 약한 민노당이 아닐까? 나아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탈락한 한 후보가 슈렉이 되고, 결선에 오르는 후보가 아더가 되는가? 상상해 보시기 바란다. 물론 <슈렉3>이 주는 힌트를 가지고 말이다.

3. 슈렉의 세아이는 누구인가?

궁금한 점은 왕의 자리를 오르지 않은 슈렉에게 3명의 자녀가 생긴다는 것이다. 슈렉의 세 아이는 누구일까? 류시민, 이해찬, 김혁규? 정동영, 김근태, 천정배? 영화를 보면 답이 나온다. 슈렉이 처음에는 아이들을 끔찍해 했지만, 나중에는 아이들을 사랑하게 되는데, 지금 결별하지만 결코 노무현의 손아귀를 벗어나기 힘든 이들이 누구일까? 그리고 이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아직 미래의 일이라 <슈렉4>이 나와야 예측이 가능하겠다. 아마도 대선과 총선 이후에 <슈렉4>가 나오면 이런 엉뚱한 연결이 맞아 떨어지리라!

아무튼 이러한 관점으로<슈렉3>을 보고 나니 다가올 대선이 재미있어진다. 무더운 더위가 지나고 낙엽이 하나둘 떨어지고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릴 때, 우리는 2002년의 천지개벽처럼 놀라운 승부를 구경할테니까! 마침 영화 포스터도 이렇다.

“난다뛴다하는 놈들의 왕승부”

최병학  hak99@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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